포스코 차기회장 선출 국면에 돌발 변수…이사회 ‘호화 해외 출장’ 논란
포스코 차기 회장 추천 후추위 7명 전원 입건
외부 추천 후보자에 유리한 구도 형성될 수도
경찰이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의 ‘호화 해외 출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차기 회장 후보 선출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시 해외 출장에 동행했던 사내이사가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된 데다 사외이사 중심으로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공정성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사회 참석자인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최 회장을 포함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지난해 8월 6일부터 12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당시 해외 일정 비용으로 약 6억8000만원이 들었는데 사규에 따라 포스코홀딩스가 모두 집행해야 하지만 자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칸도 각각 나눠서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사회에 참석한 현직 교수 출신 사외이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사회 기간 도중 최고급 호텔에 묵고 초호화 식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포항 지역 시민단체인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지난달 7일 서울중앙지검에 최 회장 등을 고발했다. 사건은 같은 달 수서경찰서로 이첩됐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시점이 차기 회장 후보 선임 일정과 맞물리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초호화 해외 출장 논란은 이미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최정우 회장은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부정청탁법 위반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다. 최 회장은 유럽 출장을 이유로 국감장에 출석하지 않았다.
당장 이번 경찰 수사로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지난해 해외 출장에 동행했던 사외이사 7명 모두,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기구인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외이사 7명 가운데 4명은 현직 대학교수로,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후추위원으로서의 적격성 등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당시 사내이사 자격으로 해외 출장에 동행한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도 유력한 회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에 포스코 외부 후보자들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현재 외부 후보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추위는 지난 10일 내부 후보 7명과 전직 포스코 출신을 포함한 외부 후보 15명 등 총 22명의 회장 후보군을 확정했다. 이달 말 후보군을 5명 내외로 압축한 이후, 심층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해 오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이번 경찰 수사에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포스코 측은 “해외 이사회는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세부적인 자금 집행 내용까지는 확인이 어렵다”며 “향후 수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초 최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지난달 28일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출 절차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직후, 후추위 측은 최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가 최 회장의 3연임에 비판적인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 점이 작용됐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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