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현역 은퇴’ 전 SSG 포수의 간절한 바람, “한 달 혹은 하루가 소중한 선수 위해 주사 치료 금지 개선 필요”
[OSEN=손찬익 기자] 고질적인 어깨 통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하게 된 전 SSG 랜더스 포수 이흥련이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글루코코르티코이드(GC) 국소 주사 치료 금지 개선을 바랐다.
야탑고와 홍익대를 졸업한 뒤 2013년 삼성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흥련은 두산과 SSG를 거치며 1군 통산 45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3리(747타수 174안타) 15홈런 101타점 86득점 3도루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고 원정 전력분석원으로 새 출발한다.
이흥련은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야구를 시작한 지 어느덧 25년이 지나가고 있던 지난해 여름 무렵부터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고등학생 때 한 번의 어깨 수술, 대학 때 또 한 번의 어깨 수술로 인해 오른쪽 어깨는 점점 통증이 심해져 왔고 물리치료, 재활, 보강운동으로는 통증이 좋아지지 않는 상황까지 왔다”고 했다.
이어 “설상가상으로 1년에 2~3번 맞던 주사 치료가 2년 전부터 금지약물로 분류돼 시즌 중에 한 번 맞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 가기에는 좋은 경기력을 내기 어려웠고,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력 또한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선수 생활을 마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KADA는 2022년 1월 1일부터 세계도핑방지위원회(WADA)가 GC 주사 치료를 금지함에 따라 한국에서도 ‘경기기간 중’ GC 주사 치료를 받는 것을 금지했다. GC 주사 치료는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빠른 회복을 위해 맞는 주사로 2021년까지는 ‘경기기간 중’에도 사용이 가능했다. 경미한 부상을 당한 선수들은 주사 치료를 통해 오랜 기간 결장을 하지 않고 경기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GC 주사 치료가 금지되자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1주일에 6경기를 치르고 시즌 기간이 9개월 이상으로 긴 KBO리그의 경우 반대가 심했다. 일부 선수들은 주사 치료를 받지 못해 부상 복귀가 늦어지거나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서는 경우도 발생했다.
KADA는 현장의 의견을 일부 받아들여 GC 주사 치료 금지 규정을 완화했다. ‘경기기간 중’ 기간에서 예외가 인정되는 ‘경기기간 외’ 조항을 기존 1개(구단이 포스트시즌에 참가하지 않는 기간)에서 5개(부상자명단에 등록된 기간, 부상자 명단 등록 기간을 초과하는 부상 또는 기타 사유로 인해 경기 출전이 불가능한 기간, 구단이 포스트시즌에 참가하지 않는 기간, 공식적으로 리그가 중단된 기간, 올스타 기간)로 확대하며 시즌 도중에서 주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다만 경기수가 많은 KBO리그의 경우 이러한 규정 완화에도 선수들이 이전처럼 비교적 자유롭게 주사 치료를 받기는 어려운 상황. 주사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상자 명단에 올라야 하고 약물 배출 기간을 고려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상자 명단 등록 기간에 주사 치료를 받았더라도 복귀 후 체내에 약물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될 수 있다.
어깨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주사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게 된 이흥련은 “그동안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일 때마다 맞던 코티코스테로이드 주사치료(염증 완화 목적)가 2년 전부터 WADA에 의해 금지가 됐다. 우리나라는 현재 KADA에 의해 완전한 금지는 아니고 비시즌 기간 허용, 시즌 중에는 치료 목적 사용면책(TUE)을 신청한 다음 승인을 받아야만 그 주사치료를 한번 받을 수 있다. TUE를 신청하고 승인, 불승인 여부를 받기까지 기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승인이 잘 나오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흥련은 또 “하루빨리 부상을 끝내고 경기에 임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보존적 치료(재활)나 병원을 다니라는 답변이 올 때도 많다. 물론 이 주사 치료가 완전한 치료 목적은 아니고 통증을 잡아주는데 탁월해 정말 필요한 선수가 있고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면서 “저같이 먼 미래보다는 당장의 1년, 한 달, 하루가 소중한 선수들에게는 정말 답답한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저뿐만이 아닌 저 주사 치료 한 번이면 더 빨리 복귀할 수 있고 더 빨리 부상에서 회복할 수 있는 선수들도 복잡한 절차 때문에 부상 기간이나 회복 기간이 길어지곤 한다.
세계 최고의 야구리그인 메이저리그도 GC 주사 치료는 허용하고 있다”면서 “이 주사뿐만이 아니라 선수들이 먹는 약, 음식, 영양제, 보약 같은 것에도 KADA는 확실한 기준점이 없고 만약 적발 시 선수 책임이라고 하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 트레이너 코치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한 시즌이 거의 1년 가까이 되고 일주일 중에 6일을 경기한다”고 말한 이흥련은 “그러다 보니 많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항상 시달리고 성한 몸으로 한 시즌을 보내는 선수가 거의 없다”고 지적하며 “저 주사치료를 허용해 달라, 하지 말아 달라 만의 문제가 아닌 하루빨리 어떠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 하루, 한 달, 1년이라도 더 야구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제도 개선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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