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인기남"…살인 예고글로 '집유' 받아놓고 구속 후기 쓴 20대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춘천 칼부림 예고' 사건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속 당시 상황을 영웅담처럼 표현한 20대가 다시 법정에 서 더 무거운 죗값을 치르게 됐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이영진 부장판사)는 12일 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200시간의 사회봉사와 보호관찰 명령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8월 4일 오후 6시 56분쯤 '춘천에서 칼부림을 저지르겠다'는 제목의 글과 흉기 사진 등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A씨는 당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속 후기 쓰겠습니다"라며 체포 과정부터 구치소 수감 당시 상황을 마치 영웅담처럼 썼다.

A씨는 글을 통해 "구속이 확정되고 이틀 더 있다가 또 살인 예고 글을 쓴 사람이 내 옆에 잡혀 옴"이라며 "그 사람이랑 도원결의 맺고 같이 교도소(구치소)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또 "강력 초범방에 들어가게 된 뒤 뭐로 들어왔냐고 물어봐서 협박으로 들어왔다고 하니까 '아~ 살인 예고글~' 하면서 전체 다 소문나 인기남이 됐다. 반성문 6장 정도 쓰고 집행유예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신의 얼굴 일부가 담긴 사진을 첨부하며 "나 집행유예 Ⅹ세게 나왔다고 그러는데 다른 살인 예고 글 쓴 애들 다 나만큼 형 나왔다"며 "내가 특히 더 잘못해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은 "집행유예로 석방된 직후 '교도소에서 인기남'이라는 글을 올려 공권력을 조롱한 점 등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려 한다"며 항소했다. A씨도 형이 무겁다며 항소장을 냈다.

재판부는 "구속 수감 후 '교도소 안 인기남이 됐다'거나 '도원결의를 맺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등 범행 이후 정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는 건전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정신 못 차리고 자숙하지 않으면 다시 교도소에 갈 수 있다. 기회는 여러 번 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