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욱 전 과기부 장관 별세…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주도

유병훈 기자 2024. 1. 1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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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6년 1월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상용화해 한국을 디지털 시대로 이끌었던 서정욱(徐廷旭)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11일 오전 5시30분쯤 경기도 용인의 한 병원에서 향년 90세에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유력한 대체기술은 시분할다중접속(TDMA)이었지만, 정부는 1989년 미 퀄컴사가 발표한 CDMA 기술을 채택하기로 했고 1991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미 퀄컴사와 계약을 체결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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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욱(徐廷旭) 전 과학기술부 장관 /연합뉴스

지난 1996년 1월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상용화해 한국을 디지털 시대로 이끌었던 서정욱(徐廷旭)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11일 오전 5시30분쯤 경기도 용인의 한 병원에서 향년 90세에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1934년 11월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휘문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텍사스A&M대에서 유학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창설 멤버로 들어가 진공관식 구형 무전기를 대체할 트랜지스터형 소형 경량 무전기를 개발하는 등 군 통신기기 개발 전문가로 이름을 떨쳤다. 1984년 1월에는 한국통신 TDX 사업단장으로 임명된 뒤 TDX 전자교환기 개발을 이끌었고, 이 공로로 한국통신 부사장과 과학기술처 차관, KIST 원장 등을 역임했다.

만 58세에는 CDMA 상용화에 착수했다. 휴대전화는 1980년대 후반 이용자가 급증했지만,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AMPS)으로는 한계가 뚜렷했다. 당시 유력한 대체기술은 시분할다중접속(TDMA)이었지만, 정부는 1989년 미 퀄컴사가 발표한 CDMA 기술을 채택하기로 했고 1991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미 퀄컴사와 계약을 체결하게 했다.

금성·삼성·현대·맥슨 등 4개 사가 뛰어들었지만 시스템 개발이 난항을 겪자 정부는 1993년 8월 체신부 장관 자문기구인 전파통신기술개발추진협의회와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의 전신) 이동통신기술개발관리사업단을 만들고, 양쪽을 이끌 책임자로 고인을 임명했다.

고인이 역할을 맡은 이후 개발이 급속도로 진행돼 불과 1년 만에 시스템 개발을 끝내고 상용화 시험을 한 데 이어 1995년 11월 시험통화에 성공했고, 1996년 1월1일 세계 최초로 인천과 부천 지역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같은해 4월 12일부터 서울 지역에 CDMA 방식의 이동전화를 공급했다.

당시만 해도 CDMA 서비스를 고려한 나라는 미국과 홍콩 등 일부에 지나지 않았지만, 일본이 자체 기술인 PDC 방식을 포기하고 CDMA로 바꾼 데 이어 중국·페루·캐나다·필리핀·이스라엘 등이 뒤를 따르면서 전 세계로 퍼졌다. 고인은 CDMA 상용화를 이끈 공로로 지난 1996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후 SK텔레콤 사장과 부회장, 초당대 총장, 1999∼2001년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고, 이후에도 명지대·서울대·이화여대·공군사관학교·순천대 등에서 강의했다. 한국무역협회 전자무역추진센터 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미래엘리트를 위한 뗄레마띠끄’(1990), ‘정보화사회의 길목에 서서’(1993), ‘한국의 2001년 설계’(1995), ‘미래를 열어온 사람들-통신과 함께 걸어온 길’(1997) 등 저서를 남겼다. 철탑산업훈장(1978), 국민훈장 동백장(1986), 황조근정훈장(1992), 정보통신대상(1996), 전자대상 한국공학한림원 대상(2002)을 받았다. 2018년에는 방위산업유공자로 인정됐다. 부인 이정숙씨는 “자기 일을 사랑했고, 열정적인 분이었다”고 말했다.

유족은 부인 이씨와 사이에 3녀(서윤석·서현지·서윤희)와 사위 진성철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 발인 13일 오전 10시30분, 장지는 마석 정동제일교회 수양관. ☎ 02-3410-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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