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마카다미아 먹인 소, 맛있겠죠”…저커버그의 괴상한 부업

김지숙 기자 2024. 1. 12. 14: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 거대한 지하벙커를 짓고 있는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이번에는 이 시설 내에서 소를 사육할 계획을 밝혀 조롱 섞인 비판을 받고 있다.

저커버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하와이 카우아이섬 목장에서 소를 키우기 시작했고, 목표는 세계 최고 품질의 소고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애니멀피플]
하와이 사유지서 최상급 소 사육 중이라고 밝혀
육식, 기후위기 원인 꼽혀…“암흑시대에 사나”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 10일(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서 소를 사육할 계획이라고 밝혀 비판을 받고 있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갈무리

“억만장자의 괴상한 부업”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기괴한 일”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 거대한 지하벙커를 짓고 있는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이번에는 이 시설 내에서 소를 사육할 계획을 밝혀 조롱 섞인 비판을 받고 있다.

저커버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하와이 카우아이섬 목장에서 소를 키우기 시작했고, 목표는 세계 최고 품질의 소고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테이크를 앞에 둔 사진과 함께 “소들은 와규와 앵거스 종으로 우리 목장에서 직접 재배한 마카다미아를 먹고 맥주를 마실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가 한 마리당 매년 5000~1만 파운드(약 2260~4500㎏)의 사료를 먹기 때문에 마카다미아 나무를 키우기 위한 땅이 많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가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서 건설 중인 대규모 복합 시설의 전경. 와이어드(Wired.com) 제공

저커버그가 이러한 내용을 올리자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소 사육은 축산업 가운데서도 삼림 벌채, 지구온난화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데다가 그가 최근 이 섬에 대규모의 ‘지구종말 대피 시설’을 짓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이곳에 총 2억7000만 달러(약 3500억원)를 들여 지하벙커뿐 아니라 최소 30개 이상의 침실, 욕실, 사무실이 갖춰진 공간을 건설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은 울창한 밀림과 아름다운 해변이 보존된 곳에 지내면서 ‘기후 불평등’(사회적 약자에게 식량 불안, 소득 손실, 생계 박탈 등 기후위기의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을 가속하는 축산업에 대한 사업 계획을 밝힌 것이다.

환경·동물단체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인 저커버그가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지 않은 게시글을 올린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비영리단체인 푸드앤워터워치(Food & Water Watch)의 정책 책임자 미치 존스 국장은 “키우는데 많은 물이 필요한 마카다미아와 맥주를 먹인 소를 키우는 것은 억만장자의 괴상한 부업에 불과하다. 식량 공급과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농업 개혁이 필요하다”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존스 국장은 “우리는 부유한 유명인뿐 아니라 모두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중소 농장의 생존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 10일(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서 소를 사육할 계획이라고 밝혀 비판을 받고 있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갈무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다 자란 소 한 마리는 하루에 500ℓ의 메탄을 배출하는데 이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7%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소 사육이 삼림파괴, 수질 오염, 지구온난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공장식 축산으로 생산되는 고기의 소비를 줄이고 채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 비건(완전 채식주의자)들은 아보카도, 아몬드, 마카다미아도 나무를 키우는데 너무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소비하지 않는다.

국제동물단체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려는 사람들’(피타·PETA)의 샬린 갈라 부의장은 “저커버그가 자신의 사유지에서 소를 사육하고, 맥주를 먹이면서 그들을 죽이고 있다. 그가 암흑시대로 돌아가는 것 같다”면서 #고비건(GoVegan)이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