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메리트 특별규정, LG가 제안했다···“앞으로도 우승하면 KS MVP에게는 무조건 ‘롤렉스급’ 포상”[스경x이슈]
2023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오지환(LG)이 구단으로부터 받은 명품 시계 롤렉스는 어마어마한 화제가 됐다. 단 한 번으로 끝날 줄 알았던 LG의 이 거대한 포상은 앞으로도 우승할 때마다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어질 계획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11일 발표한 이사회 결과 중에는 정규시즌 시행하기로 한 경기 규정 외에 리그 운영 관련 규정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 중 ‘메리트’ 부분이 시선을 끌었다.
KBO는 “현 규약에서 정해 놓은 범위에서 벗어나는 메리트 지급을 제한하는 규정도 추가해, 구단이 아닌 감독의 판공비나 개인 사비로 선수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단서가 추가돼 있다. “다만 한국시리즈 MVP에 대한 구단의 별도 시상은 시즌 전 KBO에 운영계획서를 제출 한 후 승인이 있을 경우 가능하도록 개정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 규정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팀 LG 사례에서 비롯된 것이다. 염경엽 LG 감독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자체 MVP를 뽑아 사비로 상금 1000만원을 주겠다고 공표했고, 박동원과 유영찬이 그 보너스를 받았다. 이같은 규정 외 ‘메리트’ 지급을 KBO가 엄격히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시리즈 MVP’ 사례가 따로 단서로 달린 것이 매우 특이하다. LG 구단이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KBO는 지난달 14일 10개 구단 단장회의인 실행위원회를 열고 주요 사안을 논의했다. 당시 차명석 LG 단장이 ‘한국시리즈 MVP 부상’을 구단의 전통으로 이어가고자 한다는 뜻으로 발제한 것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구단 단장은 “이번에 결정된 다른 메리트 부분은 단장회의 당시 논의한 내용에는 없었다. 그런데 롤렉스 시계 얘기는 나왔다. 차명석 단장이 ‘우리 구단은 앞으로 전통적으로 가져가고자 한다, 재고해달라’고 해 논의된 것”이라며 “LG뿐 아니라 다른 구단들도 뭐든 하려면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LG의 ‘MVP 롤렉스’는 야구단에 대한 사랑이 지대했던 고 구본무 LG 선대회장이 우승을 기약하며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겠다고 1998년 해외 출장 중 사두었던 것이다. 그러나 1994년 이후 LG는 우승하지 못하면서 한국시리즈 MVP도 배출하지 못했다. 주인 없이 30년 가까이 기다리던 시계는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23년, 한국시리즈 대활약한 주장 오지환의 차지가 되었다.
당시 8000만원에 구입했다는 해당 시계는 현재는 1억원이 훌쩍 넘는 초고가 제품이다. 오지환은 선대회장의 유품을 지키고 싶다며 시계를 구단에 반납했는데 LG 구광모 회장이 신형 모델의 다른 롤렉스 시계를 오지환에게 선물했다. 이 시계 역시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었던 암흑기를 거치고 오랜 고생 끝에 29년 만에 우승한 LG는 연속 우승할 수 있는 강팀으로 새 시대를 열겠다 다짐하고 있다. 선대회장이 준비해두었던 아와모리 소주와 롤렉스 시계로 LG는 그 뜻을 이어가면서 29년 만의 우승 가치와 의미를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에 앞으로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고, 그 MVP에게는 지난해와 같은 식으로 선물을 해 LG 우승의 상징이자 전통으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차명석 단장은 12일 “우리 구단이 발제한 것이 맞다. (구광모) 구단주님이 선대회장 뜻을 계승하고 싶다고 하셔서 단장회의 때 제의했다. 롤렉스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그 정도 상응하는 부상을 앞으로 한국시리즈 MVP에게 계속 수여하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LG가 우승할 경우, 그 한국시리즈 MVP는 꼭 롤렉스 시계가 아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초고가의 부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메리트’는 구단들 사이에서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다. ‘포상’은 선수들의 발을 더욱 가볍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KBO가 구단 간의 공정 경쟁을 위해 규정 이상의 메리트를 철저히 금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으로 한국시리즈 MVP에는 예외를 두었다. 단 즉흥적인 메리트가 아닌 시즌 전 미리 계획을 잡고 KBO에 제안서를 내도록 했다. 이후 KBO의 승인 절차가 필요하지만, 일단 지난해 오지환이 이미 받았고 LG가 앞으로도 ‘롤렉스급 포상’을 하겠다는 취지를 KBO가 이해한 상태로 일종의 ‘특별 규정’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LG는 우승을 목표로 하는 이상 매년 시즌 전 KBO에 한국시리즈 MVP에게 수여할 부상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 규모가 특급이다. 자연스럽게, 우승권의 다른 구단들 역시 가만 있을 수는 없게 되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KBO에만 제출되는 비공개 사항이 되겠지만, 구단이 선수들에게 우승을 목표로 내거는 일종의 ‘공약’이 생기는 셈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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