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LG생활건강 ‘화해’···‘로켓배송’ 직거래 재개, 5년 가까이 이어온 갈등 마침표
갑질 논란으로 결별했던 쿠팡과 LG생활건강이 4년9개월 만에 직거래를 재개하며 다시 손을 맞잡았다.
쿠팡은 엘라스틴, 페리오, 테크 등 생활용품, 코카콜라 음료, CNP 화장품 등 LG생활건강 상품에 대한 ‘로켓배송’을 이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재개한다고 12일 밝혔다.
로켓배송은 쿠팡이 직매입한 상품을 자체 물류망을 통해 빠르게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오휘, 숨37, 더후 등 LG생활건강이 보유한 럭셔리 뷰티 브랜드는 뷰티 전문관 ‘로켓럭셔리’에 입점한다.
쿠팡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선 끝에 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다. 앞서 양사는 2019년 4월 납품 협상 과정에서 대립하며 거래를 중단했다.
같은해 5월 LG생활건강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쿠팡을 신고했다. 쿠팡이 상품 반품 금지,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 금지, 배타적인 거래 강요 금지 등을 명시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을 일삼고,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거래를 끊는 등 공정거래법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공정위는 2021년 8월 납품업체에 대한 쿠팡의 불공정 행위를 인정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3억원을 부과했다. 쿠팡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판결선고일은 오는 18일이다.
업계에선 쿠팡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022년 말 납품가를 둘러싼 갈등으로 CJ제일제당이 쿠팡에 납품을 중단한 이후 이른바 ‘반(反) 쿠팡’ 움직임이 확산한 만큼 LG생활건강과의 화해가 절실했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쿠팡과 햇반, 비비고 등 자사 제품 직거래를 끊은 뒤 신세계, 네이버, 컬리 등과 협업을 확대했다. 특히 CJ의 경우 CJ제일제당 뿐만 아니라 CJ대한통운, CJ올리브영, CJENM 등 주력 계열사들이 각 사업영역에서 쿠팡과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어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발 초저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빠르게 한국 시장을 파고들며 국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기업 상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LG생활건강이 사업권을 가진 코카콜라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전국 단위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와 뷰티·생활용품·음료 분야에서 방대한 LG생활건강의 상품 셀렉션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고객들이 좋은 품질의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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