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다다익선과 삼성의 다다익선…이종열 단장의 ‘불펜론’
“한명이라도 더” 불펜 투수 모으기
변수 늘어도 변화 적었던 LG처럼
삼성, 뒷문 경쟁력으로 새 동력 기대
프로야구 LG가 지난해 통합우승을 이룬 결정적인 힘은 ‘수적 우위’에서 나왔다. 특히 불펜진이 그랬다. 주전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으로 합류가 늦어지는 등 당초 벤치 계산과는 다른 변수가 이어졌지만 불펜진 ‘평균 전력’에는 큰 기복이 없었다. LG는 지난해 1세이브 이상 기록한 선수가 9명이나 됐다. 1홀드 이상을 남긴 선수는 12명이나 됐다.
차명석 LG 단장은 지난 시즌 출발선에서 ‘다다익선’을 얘기했다.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또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전력 이탈 투수가 수시로 이어지는 시즌을 보냈다. LG는 투수 활용폭을 최대치로 넓힌 시즌 이력을 남겼다. 하이라이트는 1회 1사부터 불펜투수 7명이 8,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한국시리즈 2차전이었다.
LG의 지난해 이력에서 올시즌 반등을 노리는 삼성이 찾고 있는 동력이 보인다. 이종열 삼성 단장이 투수진 리모델링에 나서며 줄기차게 강화한 부문이 바로 불펜진이다.
삼성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KT 마무리이던 김재윤과 마무리 출신 임창민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에서는 전문 불펜요원 최성훈과 양현을 확보했다. NC에서 방출된 불펜 자원 이민호를 불러 다시 기회를 줬다.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사이드암 우규민을 내주고 FA 오승환의 잔류 계약이 완료 전이지만 뚜렷한 수적 변화가 생겼다.
삼성은 지난해 10개 구단 중 역전패(38회)가 가장 많았다. 이종열 단장은 지난 11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불펜 관련 세부 기록을 하나하나 지목하며 불펜진 강화를 통한 전반적인 경기 흐름의 변화를 기대했다.
이 단장은 “역전패가 잦으면 선수들이 리드하고 있어도, 불안감을 갖게 된다. 상대 팀도 같은 스코어 차에서도 경기 흐름을 읽는 시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불펜 약세에 따른 심리적·물리적 피로도 증가를 얘기했다. 이 단장은 또 “삼성은 ‘최강불펜’으로 불렸던 시절 가장 좋았다. 붙어 보니 ‘버겁네’ 하는 이미지가 바로 그 지점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은 4년 연속 통합 우승 포함, 5년 연속 정규시즌 정상에 선 2011년부터 5년간 불펜 평균자책 3.65로 리그를 압도했다. 같은 기간 불펜 자책 3점대를 기록한 곳이 LG(3.97)까지 두 팀뿐이던 시절이다. 삼성은 불펜진으로 대부분 승리 스토리를 썼다.
이 단장은 젊은 불펜투수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학습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대목을 두고는 “우리 마운드에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고참들을 보고 좋은 것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데, 사실은 그게 핵심일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생활 습관부터 마운드에서 움직임까지 보고 배울 ‘롤모델’이 늘어났다는 것이 이 단장의 해석이다. 이 단장은 “오승환은 원래 자기 관리로 정평이 나 있지만, 새로 가세한 김재윤과 임창민 모두 자기 관리가 굉장히 철저한 베테랑 선수”라며 “젊은 선수들이 선배들을 보면서 몸관리부터 하나씩 ‘저렇게’ 하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토브리그 마무리를 앞둔 시점이지만, 이 단장은 여전히 바쁘다. 전화가 연결된 지난 11일 이 단장은 일본 오키나와 출장 중이었다. 1군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지로 사용할 온나손 구장뿐 아니라 2군 선수들이 훈련할 이시가와 구장 시설을 확인하고 현지 관계자들의 적극 협조를 구하기 위한 출장이었다. 삼성은 2군 훈련장에서도 또 어떤 불펜 요원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다다익선’의 마운드. 삼성의 2024시즌 슬로건과 다름없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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