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동료 잃었다”…문화예술인, 故 이선균 사건 진상규명 촉구(종합)[MK★현장]

손진아 MK스포츠 기자(jinaaa@mkculture.com) 2024. 1. 1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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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배우 김의성, 가수 윤종신 등이 故 이선균의 사망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 발표가 진행됐다.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칭)’는 부산국제영화제, 부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여성영화인모임,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방송예술인단체연합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29개 문화예술관련 단체가 지난해 12월 27일 작고한 고 이선균의 죽음과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 돼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아 결성한 조직이다.

봉준호 감독, 배우 김의성, 가수 윤종신 등이 故 이선균의 사망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날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 윤종신 가수 겸 작곡가, 이원태 감독, 김의성 배우,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 대표, 영화수입배급협회 정상진 대표,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정상민 부대표,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이주연 대표, 여성영화인모임 김선아 대표, 한국영화감독조합 민규동 대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송창곤 사무총장,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배대식 사무총장, 한국연예제작자협회 김명수 본부장,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이남경 사무국장, 한국영화감독조합 장항준 감독, 여성영화인모임 소속 곽신애 대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소속 장원석 대표가 참석했다.
“다시는 이런 일 반복돼서는 안 돼”
故 이선균이 지난해 12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故 이선균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마약류 관리법상 대마·향정 혐의를 받는 그는 세 차례 진행된 소환조사를 마쳤다. 특히 지난해 12월 23일 진행된 3차 조사에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오늘 (공갈 사건) 피해자로서 고소인 조사까지 마쳤다. 앞으로 경찰이 저와 공갈범들 가운데 어느 쪽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입장을 전했다. 다음 날에는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추가로 해달라고 경찰에 먼저 요청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지난해 12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소속 장원석 대표는 “(故 이선균) 장례 기간 내내 방송, 영화, 가요 총망라한 많은 분들의 조문이 있었고 수사 및 언론 보도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한 목소리 냈다”고 밝혔다.

이어 “성명서 형태로 목소리를 모으는데 집중했고, 대중문화예술계 여러 단체의 성명서 명명 작업을 진행했다”라며 “1월 3일 범 대중문화예술계 단톡방 개설한 뒤 성명서 발표 시기 등을 논의하고 성명서 발표 시기를 고인의 발인 2주를 넘기지 말자는 뜻을 모았다”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29개 단체와 배우 송강호 등 2000여 명의 개인이 동참해줬고, 다시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를 성명서로 발표하게 됐다”며 자리를 만들게 된 이유를 전했다.

“고인의 수사, 한치의 문제 없었나”
봉준호 감독, 배우 김의성, 가수 윤종신 등이 故 이선균의 사망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봉준호 감독은 “고인의 수사에 관한 내부 정보가 최초 누출된 시점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2개월여에 걸친 기간 동안 경찰의 수사보안에 한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보책임자의 부적법한 언론 대응은 없었는지, 공보책임자가 아닌 수사업무 종사자가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하거나 기자 등으로부터 수사사건 등의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은 경우 부적법한 답변을 한 사실은 없는지 한치의 의구심도 없이 조사하여 그 결과를 공개하기를 요청한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 결과 음성판정이 난 지난 11월 24일 KBS 단독보도에는 다수의 수사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어떤 경위와 목적으로 제공된 것인지 면밀히 밝혀져야 할 것이며, 3번째 소환조사에서 고인이 19시간의 밤샘 수사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한 후인 12월 26일에 보도된 내용 역시 그러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언론관계자의 취재 협조는 적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3차례에 걸친 소환절차 모두 고인이 출석 정보를 공개로 한 점, 당일 고인의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이 과연 적법한 범위 내의 행위인지 명확하게 밝힐 것을 요청한다”며 “수사당국은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했다는 한 문장으로 이 모든 책임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만이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고 제2, 제3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고 강조했다.

수사 보도, 공익적 목적에서 이루어졌나
문화예술인들이 故 이선균의 사망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윤종신은 “고인에 대한 내사 단계의 수사 보도가 과연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가, 대중문화예술인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사생활을 부각하여 선정적인 보도를 한 것은 아닌가. 대중문화예술인이라는 이유로 고인을 포토라인에 세울 것을 경찰측에 무리하게 요청한 사실은 없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특히 혐의사실과 동떨어진 사적 대화에 관한 고인의 음성을 보도에 포함한 KBS는 공영방송의 명예를 걸고 오로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보도였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KBS를 포함한 모든 언론 및 미디어는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 내용을 조속히 삭제하기 바란다”고 촉구하며 “대중문화예술인이 대중의 인기에 기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용하여 악의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소스를 흘리거나 충분한 취재나 확인 절차 없이 이슈화에만 급급한 일부 유튜버를 포함한 황색언론들, 이른바 ‘사이버 렉카’의 병폐에 대해 우리는 언제까지 침묵해야 하는가. 정녕 자정의 방법은 없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던졌다.

현행 법령에 문제점은 없나
문화예술인들이 ‘이선균 방지법’을 제정하기 위해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알렸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원태 감독은 정부 및 국회를 향해 발언했다. 그는 “설령 수사당국의 수사절차가 적법했다고 하더라도 정부 및 국회는 이번 사망사건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형사사건 공개금지와 수사에 관한 인권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에 문제점은 없는지 점검하고 필요한 법령의 제개정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피의자 인권과 국민의 알 권리 사이에서 원칙과 예외가 뒤바뀌는 일이 없도록, 수사당국이 법의 취지를 자의적으로 해석, 적용하는 일이 없도록 명확한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요구와 질문에 대하여 납득할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예술계 전반이 향후 활동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화예술인들은 부당한 피해를 막기 위해 국회의장, 경찰청, 언론에도 해당 성명서를 전달하고 ‘이선균 방지법’을 제정하기 위해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알렸다.

[태평로1가(중구)=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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