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중심된 문화예술인 "이선균 수사·보도 인격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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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선균 사망 직후 결성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 이번 사건을 "인격 살인"으로 규정하며 경찰이 적법 절차를 지켜 수사했는지 조사해달라고 했다.
연대회의는 고인 수사와 관련된 내부 정보가 최초 유출된 시점부터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까지 경찰 수사 보안에 한 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경찰이 수사 과정이 적법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정부와 국회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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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서 성명 발표
"수사 과정 적법성 철저 조사해 공개하라"
봉준호·윤종신·장항준·김의성 등 참석해
"공익 위한 보도였는지 언론도 반성하라"
KBS 녹음파일 보도 수차례 언급 직격해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배우 이선균 사망 직후 결성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 이번 사건을 "인격 살인"으로 규정하며 경찰이 적법 절차를 지켜 수사했는지 조사해달라고 했다. 언론을 향해서는 고인에 대한 보도가 공익적 목적에 따라 이뤄졌다고 할 수 있는지 돌아보고 여전히 남아 있는 부적절한 기사를 삭제해달라고 했다. 정부와 국회엔 문화예술인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령 개정에 착수해달라고 했다.
문화예술인 연대회의는 1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엔 이선균과 영화 '기생충'을 함께 찍었던 봉준호 감독, 이선균과 절친한 사이였던 장항준 감독, 또 생전 이선균과 두터운 친분을 쌓았던 가수 윤종신, 배우 최덕문·김의성 등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최정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정상진 영화수입배급협회 대표, 정상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대표, 이주연 한국영화마케팅협회 대표,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 송창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사무총장 등 관련 단체 주요 인사들이 자리했다.
배우 김의성, 봉준호 감독, 가수 윤종신, 이원태 감독이 차례로 나눠 읽은 성명서엔 ▲수사 당국 ▲언론 ▲정부와 국회를 향한 요구가 담겼다. 이들은 "10월19일 첫 보도 이후 10월23일 정식 입건 된 뒤 약 2개월 간 이선균은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언론에 노출됐다"며 "간이 시약 검사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정밀 감정 결과, 사건 관련성과 증거 능력 유무 판단이 어려운 녹음 파일 등이 대중에 공개됐다"고 했다. 이어 "지난 2개월 간 그에게 가해진 가혹한 인격 살인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게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연대회의는 고인 수사와 관련된 내부 정보가 최초 유출된 시점부터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까지 경찰 수사 보안에 한 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경찰 공보 책임자의 부적법한 언론 대응, 수사 업무 종사자의 적법하지 않은 답변이 없었는지 조사해서 공개해달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 11월24일 KBS가 보도한 음성 녹음 파일 보도를 직격하며 "이 녹음 파일이 어떤 경위와 목적으로 KBS에 제공된 것인지 면밀히 조사해달라"고도 했다.
언론 자성도 촉구했다. 문화예술인이라는 이유로 개인 사생활을 부각해 선정적인 보도를 한 것은 아닌지, 대중문화예술인이라고 해서 포토 라인에 반드시 세워야 한다고 경찰에 요청한 적 없는지 돌아보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도 연대회의는 KBS를 지목하며 "공영방송으로서 녹음 파일 보도가 국민 알권리를 위한 보도라고 확실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슈화에 급급한 유튜버와 황색 언론의 병폐에 대해 우리는 언제까지 침묵해야 하나. 정녕 자정의 방법은 없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연대회의는 경찰이 수사 과정이 적법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정부와 국회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형사사건 공개 금지 원칙과 인권 보호에 관한 현행 법령에 문제점이 없는지 점검하고 필요한 법령은 재개정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위 요구와 질문에 납득할 만한 답변이 나올 때까지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사 사건 재발 방지와 입법 촉구를 위해 국회의장에게 성명서를 전달하겠다고 했다. 또 경찰청과 KBS에도 성명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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