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력 활로는 ‘몰상식 정치’ 타파[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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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함으로써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경쟁 구도가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춰 가고 있다.
남은 문제는 양향자·금태섭·이준석 그리고 이낙연의 이른바 제3지대로 분류된 인사들이 하나의 정치 세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인지, 또 그렇게 만들어진 제3의 정치 세력이 기존의 양당 구도를 허물고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인지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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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함으로써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경쟁 구도가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춰 가고 있다. 남은 문제는 양향자·금태섭·이준석 그리고 이낙연의 이른바 제3지대로 분류된 인사들이 하나의 정치 세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인지, 또 그렇게 만들어진 제3의 정치 세력이 기존의 양당 구도를 허물고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인지로 요약된다.
선거를 앞둔 탈당과 신당 창당은 늘 반복됐기에 새로울 게 없다. 하지만 4·10 총선을 앞둔 지금의 이합집산은 양상이 조금 다르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지배 정당으로 군림해 온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넘어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21대 국회에서 3분의 2에 이르는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스스로 무능과 부도덕성을 드러내며 이제는 척결의 대상이 됐다. 문재인 정부 때의 각종 정책 실패는 차치하더라도 21대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위성정당 사태를 초래했다. 사법의 정치화로 국민의 사법 불신은 극에 이르렀고, 각종 형사범죄의 피고로 기소된 당 대표를 보호하려는 수많은 시도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민주당을 이재명 개인을 위한 정당으로 전락시켰다.
대선 신승으로 정권을 잡은 국민의힘도 불신받는 건 마찬가지다. 공정과 상식을 앞세워 정권을 잡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서 벌어진 상황이 결코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소통을 강조하던 대통령이 취임 때부터 계속하던 출근길 문답을 중단한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소통이 없는 것이나, 김기현 전 지도부의 수립 과정도 공정이나 상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김건희 여사 디올 백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도 사과도 없었다.
국민의 불신과 혐오감이 더욱 커진 것은 여야 간 유례없는 막말 이전투구 때문이다. 그런데도 선거 때가 되면 유권자들은 기득권 정당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다. 제3세력을 선택하면 사표(死票)가 될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만일 다른 선택이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제3의 세력이 정치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 그 선거는 기존 정당의 지지 기반을 완전히 바꾸는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가 될 수 있다.
과거 기득권 정치 세력에 대한 불신이 새로운 정치에 불을 댕긴 적이 있었다. 안철수가 내세웠던 ‘새 정치’가 그것이다. 그러나 정치를 몰랐던 안철수는 압도적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불과 2% 지지율의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했고, 이어진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과의 지루한 협상 끝에 대선 후보를 사퇴했다. 이로써 국민의 새 정치에 대한 기대는 허무하게 사라졌다.
신당 창당의 이유가 공천받기 어려워서라면 국민은 결코 그들을 지지하지 않는다. 하나로 뭉치는 데 복잡한 계산을 하는 사람들을 국민은 새 정치 세력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알량한 국회 의석 하나 더 확보하려고 지질하게 구는 세력을 국민은 지지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버려서라도 나라와 사람을 위한 정치, 품격과 도덕의 정치를 실현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보일 때, 비로소 국민은 그들을 선택할 것이다. 지금, 국민의 선택은 제3지대에 속한 사람들의 행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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