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탈북·북송…“강제북송 中정부 변화 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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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한국과 국제사회가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대안을 만드는 연구자가 되려 합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최초의 여성 탈북민 북한 연구자가 된 조현정(48·사진) 박사는 1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탈북한 지 20년이 흘렀지만, 최근까지 탈북민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현재 북한 인권 현실은 과거와 다름없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이 조 박사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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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손가락 잘리는 사고
형편어려워 대학 포기·광산 취업
2003년 우여곡절 끝에 한국행
정착 초기 신문 배달·보험 설계
34세때 방통大진학,석·박사학위
2번째 도전만에 통일硏공채합격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한국과 국제사회가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대안을 만드는 연구자가 되려 합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최초의 여성 탈북민 북한 연구자가 된 조현정(48·사진) 박사는 1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조 박사는 최근 두 번째 도전 만에 통일연구원의 공개채용에 합격, 부연구위원으로 북한 인권 분야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 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특채가 아닌 공채로 임명된 첫 탈북민 사례다. 조 박사는 “북한과 통일 연구를 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통일연구원은 가고 싶은 곳인데, 최초란 수식어와 함께 채용돼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자로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북민치고 사연 없는 이가 없지만, 조 박사가 걸어온 길은 그 어느 소설이나 영화보다도 극적이고 치열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 직장에서 기계톱에 오른쪽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로 장애를 얻었고, 학창 시절엔 ‘모범학생’으로 교사의 꿈을 품었지만 형편이 어려워 고교만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광산에서 일했다. 1999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탈북을 시도했다가 강제북송을 겪은 조 박사는 2003년 우여곡절 끝에 한국으로 입국했지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신문배달부·보험설계사·골프장 캐디 등으로 밤낮 없이 일해야 했다.
조 박사는 “새벽 신문 배달부터 시작해 낮에는 회사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면 아르바이트를 가는 생활을 휴일 없이 365일 했다”며 “그렇게 4∼5년이 흘렀을 때쯤 삶에 대해 돌아보고, 세상을 좀 더 알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한 끝에 공부를 선택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34세의 늦은 나이로 방송통신대에 입학한 조 박사는 이화여대에서 북한학 석사와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최근까지 민간 연구단체 ‘이음연구소’ 대표로서 연구 활동을 이어 왔다.
탈북한 지 20년이 흘렀지만, 최근까지 탈북민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현재 북한 인권 현실은 과거와 다름없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이 조 박사의 평가다. 특히 과거 북송을 겪은 조 박사에게 지난해 중국에서 벌어진 대규모 강제송환 사태는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고 한다. 그는 “중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았던 이들의 강제북송은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아이들에게도 큰 상처로 남고, 북송 후 열악한 수용소 환경에서 살아남는다는 보장조차 없다”며 “중국 정부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연구자로서 연구하고 분석하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어떻게 목소리를 내고 해결책을 만들어낼지 고민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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