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 호르무즈발 물류 타격… 글로벌 인플레 공포로

황혜진 기자 2024. 1. 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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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위협한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미·영의 공습이 시작된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을 납치하면서 세계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후티 반군 근거지에 대한 미국과 영국 등의 직접 공습이 시작되면서 홍해 리스크는 더 커질 전망이다.

외신들은 이번 이란의 도발에 대해 이란이 후티 반군을 통해 홍해에 이어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과시해 미국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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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 영, 예멘반군 폭격
세계 주요 교역로 홍해·호르무즈
항행 위기 동시 발생 물류난 가중
이란, 산유국들 해상 진출로 통제
리스크 커져 유가 치솟을 가능성
한국 등 10개국 미 · 영 공습 지지
영국 해군 후티 반군에 미사일 발사… 영국 해군 구축함 HMS 다이아몬드호가 지난 10일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대공 요격 유도미사일인 ‘시 바이퍼’를 발사하고 있다. 미군과 영국군은 12일 홍해 운항 상선에 잇단 공격을 가해온 후티 반군의 근거인 예멘 사나 등에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 영국 국방부 제공 AP 연합뉴스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위협한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미·영의 공습이 시작된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을 납치하면서 세계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교역로인 홍해에 이어 에너지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해협에서도 항행 위기가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중동의 두 개 해협이 세계 주요 원유 운송로라는 점에서 물류난은 물론 유가 리스크가 커질 전망이다.

12일 후티 반군 근거지에 대한 미국과 영국 등의 직접 공습이 시작되면서 홍해 리스크는 더 커질 전망이다. 미국과 영국은 이날 캐나다, 호주, 바레인, 네덜란드 등의 지원을 받아 후티 반군의 예멘 근거지에 대한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 이날 폭격에는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와 전투기, 선박, 잠수함 등이 동원됐으며 폭격 대상은 후티의 물자 지원 중심지, 방공 시스템, 무기 저장소 등으로 알려졌다. 후티 반군 측은 공습에 대해 “미국의 대응은 더 큰 대응을 촉발할 것”이라고 추가 도발을 시사했다. 후티 반군은 가자지구 전쟁에서 하마스를 지원한다며 지난해 11월 19일 이후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27차례나 공격·위협했다. 이에 세계 주요 해운사가 ‘홍해-수에즈운하-지중해’ 항로를 기피하면서 그 여파로 해상 운송이 타격받고 있다.

전날 이란은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컬러스호를 나포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유조선 나포가 “법원 명령에 따른 것”이라며 “해당 유조선이 올해 이란의 석유를 훔쳐 미국에 제공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이란의 도발에 대해 이란이 후티 반군을 통해 홍해에 이어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과시해 미국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걸프 해역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의 해상 진출로다.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난다. 이로 인해 이란이 추가 도발하거나 호르무즈해협 항해 자체를 막을 경우 유가가 치솟을 수 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선박을 나포할 어떤 정당성도 전혀 없다”며 “선박을 당장 석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조선에는 그리스인 1명과 필리핀인 18명이 승선한 상태로 알려졌다.

미군과 영국군의 후티 반군 폭격에 대해 한국과 호주, 바레인 등 10개국은 공동 지지 성명을 냈다. 러시아는 이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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