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의 ‘흑인차별’ 역사… 이, 팔 주민 탄압에 비유 [팩트체크]

황혜진 기자 2024. 1. 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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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제노사이드) 혐의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ICJ) 심리가 11일 시작된 가운데, 제소 당사자가 이슬람 국가가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상 최악의 전력난과 높은 실업률 등으로 내부 반발에 봉착한 남아공 정부가 '강자 이스라엘에 핍박받는 팔레스타인 구도'를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했던 자신들의 역사에 투사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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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이스라엘 ICJ에 제소… 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제노사이드) 혐의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ICJ) 심리가 11일 시작된 가운데, 제소 당사자가 이슬람 국가가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동과 지리적으로 멀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스라엘과 별다른 갈등도 빚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아공의 이런 행보에 대해 역사적·정치적 맥락에서 동기를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아공은 과거 백인 정부가 흑인에게 가했던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큰 상흔이 남은 국가다. 이로 인해 남아공 정부와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을 아파르트헤이트에 비유하며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를 종식하고 대통령에 오른 넬슨 만델라가 1997년 연설에서 “팔레스타인의 자유 없이는 우리의 자유도 불완전하다”고 말한 것에서 남아공의 입장은 잘 드러난다.

남아공이 올해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이스라엘을 제소한 다른 동기가 될 수 있다고 AFP통신은 짚었다. 사상 최악의 전력난과 높은 실업률 등으로 내부 반발에 봉착한 남아공 정부가 ‘강자 이스라엘에 핍박받는 팔레스타인 구도’를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했던 자신들의 역사에 투사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외 국제사회 발언권을 높이기 위한 행보란 해석도 나온다.

남아공은 이날 열린 재판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량 학살 ‘의도’를 가지고 행동했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즉각적인 군사작전 중단을 포함한 임시 명령을 요청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2일 변론을 앞두고 이날 “집단학살에 맞서 싸우는 이스라엘이 (되레) 학살 혐의를 받고 있다”며 자국을 제소한 남아공을 비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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