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탄도미사일 이전 관여한 ‘러 기업’ 제재

블링컨, 국영 224항공단 등 발표
러 발사 미사일은 북한판 KN-23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 떨어진 미사일 잔해. 우크라이나는 이 미사일이 북한에서 제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북한 탄도미사일의 러시아 이전에 관여한 러시아 기업 3곳과 개인 1명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1일 성명을 통해 “북한 탄도미사일의 러시아 이전은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지원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가중하며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하는 행위”라면서 북한 탄도미사일을 러시아로 이전하는 데 관여한 러시아 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제재 대상에는 국영 항공사인 제224 항공단과 이 항공사 수장인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미케이치크, 블라디미로프카 첨단무기 및 연구 단지(VAWARC), 아슈루크 미사일 시험장 등이 포함됐다. 제224 항공단은 러시아 공군에서 분리된 상업용 항공화물 운송 서비스 회사로, 이 항공사 소속 항공기 2대가 지난해 11월 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미사일 관련 화물을 운송하는 데 관여했다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VAWARC에는 지난해 말 북한 탄도미사일의 러시아 이전과 시험에 관여된 시설, 비행장, 미사일 시험장 등이 포함돼 있다. 국무부는 이와 별개로 러시아군 수송항공사령부(VTA)가 소유한 항공기 4대에 대해서도 자산 동결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북·러 간 무기 거래에 관여하는 개인과 단체를 밝혀내고 제재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며 “우리는 추가 조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또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를 차단하는 데 중국이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북한 혹은 러시아와 관계가 있는 모든 나라는 이 같은 도발 행위를 막는 것을 도울 책임이 있다고 말해 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스토니아를 방문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100만 발 넘는 탄약을 공급받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지난 2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