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위기’ 한숨 돌렸지만… 건설사 10곳중 4곳은 이자도 못갚아

김영주 기자 2024. 1. 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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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의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개시로 일촉즉발의 건설업 연쇄 유동성 위기는 일단락됐지만,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미분양 주택 적체 등 만성적인 건설업계 안팎의 네거티브 경영 환경이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건설사들의 폐업과 부도가 줄을 잇는 가운데 대형·중견 건설사 중 제2의 태영건설이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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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뇌관’ 건설업 <上> ‘제2 태영 나오나’ 불안감 확산
자본대비 PF보증 50%↑‘수두룩’
신세계건설 부채비율도 470%
신용등급 전망 하향 잇따라 나와
롯데 “1.6조 우발채무 줄일 것”
동부 “3000억 유동성 선제확보”
건설사들 위기론 적극 진화나서
시계제로 건설업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11일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방면에서 건설현장 크레인들이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태영건설의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개시로 일촉즉발의 건설업 연쇄 유동성 위기는 일단락됐지만,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미분양 주택 적체 등 만성적인 건설업계 안팎의 네거티브 경영 환경이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건설사들의 폐업과 부도가 줄을 잇는 가운데 대형·중견 건설사 중 제2의 태영건설이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도 여전하다. 단시간에 건설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요원한 상황에서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들은 언제든 도산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신용평가사와 증권사 등 금융기관은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지난달 27일 GS건설과 동부건설, 태영건설,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및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건설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 채무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이들 건설사의 부채비율은 태영건설 478.7%, 신세계건설 470.0%, GS건설 250.5%, 동부건설 206.3% 등의 순으로 높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건설(212.7%), 현대건설(121.9%), HDC현대산업개발(77.9%), GS건설(60.7%), KCC건설(56.4%), 신세계건설(50.0%) 등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 규모가 50%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건설사들의 부채 의존도가 급증하면서 건설사 10곳 중 4곳은 벌어서 이자도 못 갚는 ‘잠재적 부실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대한정책연구원이 내놓은 ‘건설외감기업 경영실적 및 한계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건설업체 중 41.6%에 해당하는 929곳이 영업이익보다 이자 비용이 많아, 정상적인 채무 상환이 어려웠다.

제2의 태영건설로 거론되는 건설사들은 위기론 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달 초 롯데건설은 “현금성 자산을 2조 원 이상 보유하고 있고 올해 1조6000억 원의 우발 채무를 줄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동부건설도 “지난해 4분기 해외 현장의 공사 대금과 준공 현장 수금, 대여금 회수 등으로 약 3000억 원의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 재무안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건설은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으로 자본 확충 및 유동성 확보를 통해 재무구조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국은 건설사가 워크아웃 신청 시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낼 수준까지의 충분한 자구책을 유도해 내는 한편, 채권단도 단순히 채권회수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기업 정상화 관점에서 일정 부분 고통을 함께 감내하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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