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故 이선균 사망, 제2의 피해자 나오지 않길"

우다빈 2024. 1. 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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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등 약 2,000명의 문화예술인들이 故 이선균의 죽음에 대한 규명을 성토하는 목소리를 냈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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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수사 과정 결과 공개하라"
봉준호 감독, 울컥한 모습으로 성명서 낭독
봉준호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등 약 2,000명의 문화예술인들이 故 이선균의 죽음에 대한 규명을 성토하는 목소리를 냈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배우 최덕문이 사회를 맡았으며 봉준호 감독·이원태 감독·장항준 감독·민규동 감독·가수 윤종신·배우 김의성·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 등이 참석했다.

먼저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칭)는 '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문화예술인 연대회의는 29개 문화예술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된 단체다. 지난해 12월 27일 작고한 故 이선균의 죽음을 마주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데 뜻을 모은 것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수사당국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언론의 자정 노력과 함께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 삭제 요구, 문화예술인의 인권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재개정 등을 요구한다고 일찍이 밝힌 바 있다. 참여 단체로는 부산국제영화제·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영화수입배급사협회·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전주국제영화제·제천국제음악영화제·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윤종신 봉준호 김의성이 굳은 표정으로 성명서를 낭독했다. 먼저 윤종신은 "대중 문화 예술인들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이러한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故 이선균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라면서 "한 명의 배우가 안타깝게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19일 최초 보도 이후 정식 입건까지 2개월까지 보호장치 없이 미디어에 노출됐다. 간이 시약 검사부터 음성 판정까지 세 차례 경찰 출석하는 모습이 언론으로 생중계 됐다. 사건 관련 증거 능력 판단이 어려운 녹음 파일이 언론과 대중에게 공개됐다. 결국 그는 19시간의 세 번째 경찰 소환 이후 스스로의 생에 마침표를 찍는 참혹한 선택을 했다. 가혹한 인격 살인에 대한, 유명을 달리한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봉준호 감독은 "수사당국에 요구한다. 고인의 수사 내용이 최초 노출된 순간부터 2개월까지 경찰의 수사 보안에 한 치의 문제가 없었는지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한 적이 없었는지, 한 치의 의구심 없도록 결과를 공개하길 바란다"라면서 "국과수의 정밀 감정 결과 음성이 나왔을 때 어떤 경위와 목적으로 제공되길 바란다. 고인의 출석 정보를 공개로 한 점, 고인이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지 않았던 점이 적법한 행위인지 밝혀주길 요청한다. 제2, 제3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하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종신은 故 "대중예술문화인이라는 이유로 선정적인 보도를 한 것이 아닌가. 대중예술문화인이라고 사적 대화에 대한 고인의 음성을 보도한 KBS"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도 목적에 포함한 기사 내용을 조속히 삭제하길 바란다. 대중문화예술인을 악의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소스로, 황색 언론, 사이버렉카에 대해 우리는 언제까지 침묵해야 하는가"라고 호소했다.

한편 故 이선균은 지난해 10월 마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드라마 '파스타' '나의 아저씨' , 영화 '화차' '기생충' 등 많은 사랑을 받던 이선균의 마약 혐의가 보도되며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후 경찰 수사 도중 숨진 채 발견됐으며 연예계에서 추모의 물결이 일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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