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포스코홀딩스 ‘7억원 해외 이사회’ 최정우 회장 등 조만간 소환조사

작년 캐나다 5박7일 이사회 비용
자회사인 포스칸 등이 절반 집행
崔회장 등 16명 배임 혐의 입건
사외이사 청탁금지법 위반 조사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캐나다에서 ‘초호화 이사회’를 열고 7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불법적으로 집행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조만간 최정우(사진) 포스코홀딩스 회장 소환에 나설 전망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사회 참석자인 최 회장과 사외이사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회장을 포함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지난해 8월 6일부터 12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면서 불법 자금을 집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캐나다 이사회에는 총 6억8000만 원이 들었는데, 이 비용을 사규에 따라 포스코홀딩스가 집행하지 않고 자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칸(POSCO-Canada)이 절반가량을 나눠서 집행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6억8000만 원 중 포스코홀딩스가 3억5000만 원, 포스칸이 3억1000만 원, 포스코가 2000만 원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사회에 참석한 현직 교수 출신 사외이사들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조사 중이다. 참석자들은 이사회 기간 동안 1인당 하루 평균 175만 원 수준의 5성급 호텔을 이용하고 미슐랭 식당 등에서 2000만 원대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을 이동할 땐 50분 거리에 1억7000만 원가량이 드는 전세 헬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사외이사들이 차기 포스코홀딩스 회장을 선출하는 추천위원회 소속인 점을 들어 사실상 회장 선출 위원 접대 차원이었다는 말도 나온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7일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로부터 이 같은 의혹이 담긴 고발장을 접수하고, 같은 달 14일 수서서에 사건을 이첩했다. 지난 3일 고발인 조사를 마친 경찰은 관련 자료를 검토하면서 피의자들의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캐나다에서 진행되는 주요 사업 관련 이사회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진행됐던 건으로, 이사회의 해외 출장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룹 차원에서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