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선택’따라 동북아 경제·안보 지형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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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갈등 속에 동북아시아의 외교·안보와 경제 흐름을 좌우할 대만 총통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미·중 대리전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번 선거는 중국의 선거 개입 논란과 각종 가짜뉴스 유포 속에 세계 민주주의 지표를 가늠할 수 있는 선거라는 점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미·중 갈등의 핵심 중 하나인 대만의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어 전 세계의 시선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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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후보 신베이서 최후의 유세
민진당 “민주주의 수호를” 강조
국민당 “양안관계 평화를” 주장
韓, 누가 당선돼도 타격 불가피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미국과 중국 갈등 속에 동북아시아의 외교·안보와 경제 흐름을 좌우할 대만 총통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미·중 대리전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번 선거는 중국의 선거 개입 논란과 각종 가짜뉴스 유포 속에 세계 민주주의 지표를 가늠할 수 있는 선거라는 점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마지막 공개 여론조사에서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 후보를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나 ‘8년 주기 정권교체론’이 막을 내릴지도 관심사다.
선거 유세 마지막 날인 12일 라이 후보와 허우 후보는 모두 타이베이 인근 신베이(新北)시에서 유세를 갖고 마지막 세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라이 후보는 마지막 유세까지 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하고, 허우 후보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를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유세에서도 라이 후보는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신뢰한다고 했던 발언을 언급하며 “마 총통의 대리인인 허우 후보에게 표를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허우 후보는 “더 이상 민진당 집권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며 “민중당 지지자들도 사표를 내지 말고 같은 성향의 국민당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진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2000년부터 이어진 ‘8년 주기 정권교체론’을 깨고 12년 연속 집권하게 된다. 후보들은 총통 선거 외에도 입법원(의회) 승리를 위해 지역 내 출마자들에게도 표를 몰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미·중 갈등의 핵심 중 하나인 대만의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어 전 세계의 시선을 받고 있다. 라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중국과 대만, 중국과 미국의 지정학적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민진당의 친미 노선을 감안할 때 TSMC를 비롯한 대만 반도체 사업의 미국과 협력을 가속하고, 미국 내 대만 반도체 산업의 중요도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국민당이 집권할 경우에는 중국이 대만의 협조 아래 해양 진출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쳐 민진당 재집권 때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영향력이 미국의 대만 지원으로 약화될 수 있고, 국민당 집권 때엔 미국의 동맹국으로 한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 때문인지 중국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국민당 허우 후보의 당선을 위해 선거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일 중국 기업들은 국외 투표 제도가 없어 투표를 위해 대만으로 돌아가야 하는 유권자들을 위해 최대 90%의 항공권 할인에 나섰다. 수줴팅(束珏정)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만이 대륙 기업과 소비자들의 이익을 훼손한다며 사실상 경제 보복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미국 등은 이를 선거 개입 및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선거 뒤 초당적 대표단 파견 계획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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