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두문불출 효과?…尹 지지율 한 달 전과 비슷[한국갤럽]

조미덥 기자 2024. 1. 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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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평가 이유 ‘거부권 행사’…민생 이어 두 번째
여당 ‘한동훈 체제’에도 “정부 견제” 51%로 우위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아람누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주택’을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두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0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가 한 달 전과 비슷한 것으로 한국갤럽 조사에서 12일 나타났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과 정권견제론과 정권지원론 비율도 한 달 전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 지난 5일 윤 대통령이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부정적 요소가 있었지만 그동안 김 여사가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상당 부분 상쇄된 것으로 분석됐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33%였고,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59%였다. 어느쪽도 아니다는 응답은 3%, 모름·응답거절은 5%였다. 갤럽이 지난달 둘째주 이후 한 달 만에 진행한 조사였다.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는 31%에서 2%포인트 상승했고, 부정 평가는 62%에서 3%포인트 하락했다.

한국갤럽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가 23%로 가장 많았고, 부정 평가 이유는 경제·민생·물가(16%)에 이어 거부권 행사가 10%로 뒤를 이었다.

거부권 행사에도 오히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소폭 오른 것을 두고 지난달 초 워낙 평가가 나빴던 기저 효과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시 김 여사 명품백 수수가 논란이 되고, ‘인요한 혁신위’는 성과 없이 끝나 보수층에서도 부정 평가가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지난 5일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 등에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김 여사는 최근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잇따라 민생 행보를 하고 있다. 여당에선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했다. 이런 점이 보수층과 일부 중도층의 부정 평가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6%, 더불어민주당 34%로 한 달 전과 같았다. 정의당은 3%, 무당층은 25%였다.

오는 4월 총선 결과에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35%였고,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51%였다.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 역시 한 달 전과 다름없는 수치다. 70대 이상과 보수층에서 정부지원론이 높고, 50대 이하와 진보층에서 정부견제론이 높은 추세도 이어졌다. 중도층에서는 정권지원론(27%)보다는 정권견제론(56%) 쪽이 많았다.

갤럽은 “단 여기서 여당은 국민의힘을 뜻하지만 야당은 민주당뿐 아니라 현재 추진 중인 여러 신당까지 아우른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권견제론이 높다고 민주당 승리를 쉽게 점칠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갤럽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3%, 한동훈 위원장이 22%로 양강 구도가 더욱 선명해졌다. 지난달 첫주 조사에선 이 대표가 19%, 한 위원장이 16%였는데 둘 다 20%대로 상승한 것이다. 이는 이 대표의 피습, 한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취임과 전국 순회 행보 등 두 사람이 뉴스의 중심에 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 사람 개인에 대한 지지도 상승이 당 지지도로 이어지지 않은 점을 들어, 각 진영에서의 결집 효과가 높을 뿐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갤럽의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전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과 다소 상반된다.

NBS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2%, 부정 평가는 61%를 기록했다. 긍정 평가율은 12월 셋째주 실시한 지난 조사와 같았고, 부정 평가율은 지난 조사(59%)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3%, 국민의힘 30%, 정의당 3%, 없음+모름/무응답은 29%였다. 지난 조사 대비 민주당 지지율이 4%포인트 상승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포인트 하락했다.

총선에서 ‘국정 운영을 더 잘하도록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39%,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도록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50%로 11%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5월 이후 격주로 진행한 같은 조사에서 정권지원론과 정권견제론이 엎치락뒤치락 해왔지만 정권견제론이 정권지원론에 10%포인트 넘게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거의 키를 쥔 중도층에서는 정권지원론이 32%, 정권견제론이 57%로 정권견제론이 크게 앞섰다.

이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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