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두문불출 효과?…尹 지지율 한 달 전과 비슷[한국갤럽]
여당 ‘한동훈 체제’에도 “정부 견제” 51%로 우위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가 한 달 전과 비슷한 것으로 한국갤럽 조사에서 12일 나타났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과 정권견제론과 정권지원론 비율도 한 달 전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 지난 5일 윤 대통령이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부정적 요소가 있었지만 그동안 김 여사가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상당 부분 상쇄된 것으로 분석됐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33%였고,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59%였다. 어느쪽도 아니다는 응답은 3%, 모름·응답거절은 5%였다. 갤럽이 지난달 둘째주 이후 한 달 만에 진행한 조사였다.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는 31%에서 2%포인트 상승했고, 부정 평가는 62%에서 3%포인트 하락했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가 23%로 가장 많았고, 부정 평가 이유는 경제·민생·물가(16%)에 이어 거부권 행사가 10%로 뒤를 이었다.
거부권 행사에도 오히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소폭 오른 것을 두고 지난달 초 워낙 평가가 나빴던 기저 효과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시 김 여사 명품백 수수가 논란이 되고, ‘인요한 혁신위’는 성과 없이 끝나 보수층에서도 부정 평가가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지난 5일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 등에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김 여사는 최근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잇따라 민생 행보를 하고 있다. 여당에선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했다. 이런 점이 보수층과 일부 중도층의 부정 평가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6%, 더불어민주당 34%로 한 달 전과 같았다. 정의당은 3%, 무당층은 25%였다.
오는 4월 총선 결과에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35%였고,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51%였다.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 역시 한 달 전과 다름없는 수치다. 70대 이상과 보수층에서 정부지원론이 높고, 50대 이하와 진보층에서 정부견제론이 높은 추세도 이어졌다. 중도층에서는 정권지원론(27%)보다는 정권견제론(56%) 쪽이 많았다.
갤럽은 “단 여기서 여당은 국민의힘을 뜻하지만 야당은 민주당뿐 아니라 현재 추진 중인 여러 신당까지 아우른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권견제론이 높다고 민주당 승리를 쉽게 점칠 수 없다는 뜻이다.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3%, 한동훈 위원장이 22%로 양강 구도가 더욱 선명해졌다. 지난달 첫주 조사에선 이 대표가 19%, 한 위원장이 16%였는데 둘 다 20%대로 상승한 것이다. 이는 이 대표의 피습, 한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취임과 전국 순회 행보 등 두 사람이 뉴스의 중심에 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 사람 개인에 대한 지지도 상승이 당 지지도로 이어지지 않은 점을 들어, 각 진영에서의 결집 효과가 높을 뿐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갤럽의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전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과 다소 상반된다.
NBS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2%, 부정 평가는 61%를 기록했다. 긍정 평가율은 12월 셋째주 실시한 지난 조사와 같았고, 부정 평가율은 지난 조사(59%)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3%, 국민의힘 30%, 정의당 3%, 없음+모름/무응답은 29%였다. 지난 조사 대비 민주당 지지율이 4%포인트 상승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포인트 하락했다.
총선에서 ‘국정 운영을 더 잘하도록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39%,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도록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50%로 11%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5월 이후 격주로 진행한 같은 조사에서 정권지원론과 정권견제론이 엎치락뒤치락 해왔지만 정권견제론이 정권지원론에 10%포인트 넘게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거의 키를 쥔 중도층에서는 정권지원론이 32%, 정권견제론이 57%로 정권견제론이 크게 앞섰다.
이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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