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선임 중 '해외 이사회' 수사…회장 선출에 영향 주나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경찰이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홀딩스 이사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에 나서면서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늘(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포스코그룹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면서 관련 비용을 불법 집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이사회 일정에는 총 6억8천만 원가량이 들었는데, 포스코홀딩스가 비용을 집행하지 않고 자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칸(포스코 캐나다 법인)이 나눠서 집행해 배임 소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당시 이사회에 참석한 사외이사들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외이사들은 캐나다 일정 중 최고급 호텔에 묵고 초호화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에 입건된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4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7명 등 이사회 멤버 12명과 포스코홀딩스 임원 4명 등 총 16명입니다.
경찰 수사와 관련해 포스코홀딩스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이번 경찰 수사에 당혹스럽다는 기류도 감지됩니다.
재계 5위 대기업에서 이사회 비용 처리는 당연히 법과 규정에 맞게 하고 있고, 16명이 참석한 행사 규모로 볼 때 문제 될 것이 없는데 수사까지 받게 돼 당황스럽다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찰 수사가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선출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캐나다 이사회와 관련해서는 이미 작년 8월 일부 언론이 '외유성 출장'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공론화된 바 있는데, 미묘한 시점에 수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된 고발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선 이번 경찰 수사가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활동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후추위 멤버 7명 전원이 이번에 입건된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이기 때문입니다.
경찰 수사가 현재의 후추위 구성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사외이사 7명 가운데 4명은 현직 대학교수로,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후추위원으로서의 적격성 등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습니다.
작년 말 국민연금공단이 후추위를 겨냥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이번 '초호화 이사회' 논란이 겹치며 현행 후추위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외이사들로 꾸려진 후추위와는 별개로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을 둘러싼 구도에 변동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후추위는 현재 내부 인사 7명, 외부 인사 15명 등 총 22명의 1차 후보군을 선정한 상태입니다.
포스코 측은 이들 22명의 면면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내부 인사 7명 가운데 이번 '초호화 이사회'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포스코홀딩스 이사가 포함됐다는 관측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포스코 내부가 아닌 외부 후보자들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일각에서 신중하게 제기됩니다.
그동안 재연임 도전 가능성이 거론됐던 최정우 회장은 22명의 1차 후보군에서는 제외된 상태입니다.
후추위는 오는 17일 내부·외부 회장 후보군 명단이 담긴 '롱 리스트'를 확정하고, 이달 말 후보군을 5명 내외로 압축한 '숏 리스트'를 작성할 계획입니다.
이어 다음 달 이를 '파이널 리스트'로 좁혀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해 오는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릴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
홍영재 기자 y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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