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통행량 75% 집중, 수도권 교통난부터 풀겠다” [헤경이 만난 사람 - 강희업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

2024. 1. 1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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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교통망, 1·2기 대비 개선
알뜰교통카드 K패스 전환 혜택 늘것
강희업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국토발전전시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걔가 경기도를 보고 뭐랬는 줄 아냐? 경기도는 계란 흰자 같대. 서울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 내가 산포시 산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산포시가 어디 붙었는 지를 몰라. 내가 1호선을 타는지, 4호선을 타는지. 어차피 자기는 경기도 안 살 건데 뭐 하러 관심 갖냐고 해. 하고많은 동네 중에 왜 계란 흰자에 태어나 갖고(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대사).”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의 애환을 그려낸 대사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재작년 방영됐지만 여전히 수많은 수도권 통근자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국민적 공감대가 컸던 만큼 원희룡 국토교통부 전 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해당 드라마를 언급할 정도로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의 교통난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는 올해로 출범 6년차를 맞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의 존재 목적이기도 하다. 대광위의 4번째 수장인 강희업 대광위원장을 서울 중구 국토발전전시관에서 만나 수도권 30분, 지방 대도시권 1시간 생활권의 미래를 들었다.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 가장 시급=이름처럼 대광위는 대도시 권역을 넘나드는 광역 교통의 문제를 다룬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지만, 강 위원장에게 시급한 현안은 단연 수도권이다. 이는 데이터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2022년 기준 연평균 일일 광역통행량에서 수도권은 전년 대비 8.5%(704.8만→764.8만) 올라 다른 권역 대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부산·울산권은 106.1만 통행, 대구권 71만 통행, 광주권 32.1만 통행, 대전권 52.2만 통행 등으로 수도권 통행량이 압도적으로 높다.

강 위원장은 “수도권에 전 국민의 50% 이상이 거주하고 있지만 광역통행량으로 보면 전국 광역통행량의 75%가 수도권”이라며 “수도권 교통 혼잡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기 때문에 수도권 문제를 선행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설명했다.

▶3기 신도시 광역교통대책, 1·2기 대비 현저히 개선=현재 진행되는 교통난의 상당 부분은 서울과 신도시를 잇는 교통망에서 벌어진다. 직장이 몰려 있는 서울과, 베드타운인 신도시를 오가는 이들의 애환의 공간이 수도권 광역 교통의 현장이다. 그래서 이르면 3~4년 내 입주를 시작하는 3기신도시도 ‘선(先) 교통 후(後) 입주’를 내세워 개발을 추진해 온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들은 의구심을 거두지 않는다. 대광위가 지난달 초 ‘선 교통 후 입주 실현을 위한 신도시 광역교통망 신속 구축방안’을 발표한 이유기도 하다. 광역교통대책 수립을 위한 주요 행정절차를 단축하고, 지자체 간 협의를 강화해 2기 신도시 평균 광역교통시설 완료 기간 대비 도로는 약 2년, 철도는 약 5.5~8.5년 줄인다는 것이 골자다.

강 위원장은 “2기 신도시 이후부터는 직접 개입해 지난해에도 집중관리지구, 일반관리지구 등을 지정해 현장에서 갈등 조정을 하고 재원 투자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다”며 “그럼에도 인허가 절차라든지 중앙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등 무수히 많은 절차들이 신속히 진행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저희가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고 이런 방식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 지난해 연말에 대책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3기 신도시 광역교통망 구축에서 만큼은 앞선 신도시들과 다를 수 있다는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 위원장은 “인허가, 계획수립, 재원투자 등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절차상 문제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발표했고 현재 각종 시행령 개정, 제도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며 “대책이 적용이 된다면 현재보다는 현저히 좋아질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포한강로 버스전용차로 논의중...5호선 연장안 이달 발표 목표=그에게 혼잡률 200%를 넘어 ‘골병라인’이라는 오명을 쓴 김포골드라인의 교통 대책을 물었다. 이곳은 신도시 교통대란의 대표적 사례다. 정치인들이 숱하게 다녀갔고, 지난해 개화~김포공항 버스 전용차로를 개통하고 셔틀버스, 수요응답형(DRT) 버스를 투입했지만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는 여전히 해결이 안되고 있다. 이에 대광위는 교통정체가 심한 김포한강로~올림픽대로 구간에 버스 전용차로를 신설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강 위원장은 “대광위 개입 이후 서울시와 협의해 버스 전용차로를 만들고 경기도나 김포시와 버스 증차를 논의하는 등 단기 대책을 마련해 혼잡률이 떨어졌다가 어쩔 수 없이 승용차를 이용하던 사람들의 잠재수요가 발생하면서 다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버스와 관련해선 올림픽대로, 김포한강로가 전용차로가 없어 막히다 보니 승차율이 높지 않다”며 “지금 서울시와 협의하는 부분이 해당 구간에 버스 전용차로를 일부라도 시범적으로 신설하는 방안”이라고 했다.

버스 전용차로 신설로 인한 일반차량 정체의 우려를 묻자, 그는 일부 구간에 기존 도로를 감축하지 않고 차선을 하나 더 만드는 방향으로 고민 중이라 했다. 대광위는 개화ic인근 일부 2차로 구간에 대해 전용차로 지정시 병목 우려가 있어 차선 확장을 논의 중이다.

강 위원장은 “임시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라며 “단시간에 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하고 효과를 살펴본 뒤 다음 것도 진행하는 방향으로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김포골드라인 혼잡률 해소를 위한 근본적 대안으로 꼽히는 경기 김포~인천 검단~서울 방화 5호선 연장안도 이달 내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당초 정부는 5호선 연장안을 지난해까지 확정짓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노선을 둘러싼 김포시와 인천시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해를 넘겼다.

강 위원장은 “인천은 검단 신도시 입주를 고려해 노선 연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고, 김포는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을 수용했다는 측면에서 주장하는 부분이 있다”며 “대광위에서 전문가들과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양측에 중재안을 제시하고, 양측의 불만이 있다면 이야기를 들어보고 하는 절차를 밟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연되는 부분이 있지만 1월 중 발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만 여전히 양측에서 이견이 있는 부분이 있어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지자체간의 갈등관리는 최대 난제다.

강 위원장은 “5호선 연장안을 비롯해 경기와 서울간 광역버스 갈등 등 저희 입장에서 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일단 정확한 데이터를 파악하고,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양측 지자체장을 계속 설득하고 중재안을 내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과거에 비해선 지자체에서도 대광위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저희가 제안을 하면 들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며 “원칙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설득하며 상대방의 이야기가 합리적이라면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뜰교통카드 올 연말 이용객 200만 육박 =최근 먹통 논란까지 있었던 알뜰교통카드는 올해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2019년 도입된 알뜰교통카드는 해마다 이용객이 늘어 이달 기준 11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1월 50만명 수준이었던 것을 비교하면 1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이용객 증가세로 인한 최근의 먹통 사태 등에 대비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연말까지 이용객이 약 185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는 대광위는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한 예산 확보, 5월부터는 K패스로 전환하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 위원장은 “올해는 수요가 얼마나 될지 예측해 적정한 수준으로 예산을 확보했다”며 “알뜰교통카드의 시스템 과부하 요인이 된 건 거리에 비례해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는데 K패스는 거리와 관계없이 마일리지를 제공해 시스템 과부화율이 적고 혜택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광역버스 용량 증대·신속한 환승센터 공급 등 추진=수도권 30분, 지방 대도시권 1시간 시대’ 실현은 대광위가 지향하는 비전이다. 이를 위해 강 위원장은 대광위가 올해 광역버스·광역철도 확충, 환승센터 공급, 미래지향적 교통망 구축 등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광역버스 운행 횟수를 늘리고, 단순히 대수를 늘리는 것은 지자체의 반발이 있기 때문에 2층 전기버스를 도입하는 등 용량을 증대시키는 쪽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광역철도의 경우 수도권 고양은평선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많이 진행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조기에 개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 주요 거점에 환승센터를 빠르게 공급해 수도권 주민들이 다른 교통수단으로 전환할 수 있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K패스도 계속 모니터링하며 미래지향적인 부분도 같이 병행해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정리=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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