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아"…75세 앨 고어 美 전 부통령 애플 이사회서 퇴진

애플 첫 흑인 이사 제임스 벨도 물러나
신임 이사 후보에 완다 오스틴 지명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약 20년간 활동해온 애플 이사회에서 물러난다. 올해 75세로 고령을 이유로 퇴임하게 됐다.

앨 고어 전 미국 대통령(사진=AFP)

11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고어 전 부통령이 2003년부터 맡아왔던 이사회 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고어 전 부통령이 지난해 애플에서 받은 보수는 SEC 공시 상으로 주식 기준 보상 27만5000달러(약 3억6000만원)를 포함한 37만6천여 달러(약 4억9000만원)였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고어 전 부통령은 20여년간 이용자 사생활 보호를 위한 무조건적 지지, 환경·기후 문제에 대한 비견할 수 없는 지식 등으로 우리 업무에 대단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애플의 보상 및 기업 거버넌스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고어 전 부통령이 애플 이사회에서 물러나게 된 것은 1948년생으로 만 75세인 고령이 대표적인 이유로 꼽혔다. 애플은 정책상 75세 이상인 이사진은 재선임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임원 출신으로 2015년 애플 역사상 첫 흑인 이사에 올랐던 제임스 벨도 이사회에서 물러난다. 고어 전 부통령과 함께 올해 75세로 같은 이유로 퇴임하게 됐다.

쿡 CEO는 “수년간 감사와 재무 등 분야에서 제임스가 제공한 중요한 관점과 깊은 전문지식에 감사드린다”며 “그의 헌신은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벨은 애플의 감사 및 재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애플음 후임으로 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 CEO를 지낸 완다 오스틴을 신임 이사 후보로 지명했다. 오스틴은 에너지업체 셰브론과 제약회사 암젠 이사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다만 애플 이사회 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의장인 론 슈거는 올해 75세가 됐음에도 회사 측이 이사직을 계속 맡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의 연차 주주 총회는 다음 달 28일 열릴 예정이다.

이소현 (atoz@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