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모략학

장윤서 기자 2024. 1. 1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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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모략'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중국인의 해설은 사뭇 다르다.

한국에서 모략은 주로 '남을 해치려는 목적으로 꾸미는 꾀와 술책'이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중국에서는 '어떤 문제에 대한 나름의 사고를 거쳐 나온 해결방안'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모략학자이자 군사전문가인 저자가 쓴 신간 '모략학'은 모략의 어원과 역사적 뿌리를 살펴보고 모략의 철학·사유·심리·원칙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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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발전사는 모략의 창조사이자 실천사”
모략학./들녘 제공

한국인에게 ‘모략’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중국인의 해설은 사뭇 다르다. 한국에서 모략은 주로 ‘남을 해치려는 목적으로 꾸미는 꾀와 술책’이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중국에서는 ‘어떤 문제에 대한 나름의 사고를 거쳐 나온 해결방안’으로 풀이된다. 중국인의 관점에서 인류 역사를 관통해온 핵심 작용들을 모략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한 책이 나왔다.

중국의 모략학자이자 군사전문가인 저자가 쓴 신간 ‘모략학’은 모략의 어원과 역사적 뿌리를 살펴보고 모략의 철학·사유·심리·원칙을 짚어본다. 이번 책은 ‘막료학’에 이어 선보이는 ‘모략총서’의 두 번째 책이다.

과거 모략에 대한 연구들은 대체로 군사 영역에 집중돼 있었다. 모략의 사례를 들 때면 주로 전쟁과 군대를 말한다. 전쟁이 모략을 생성하는 중요한 발원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류사회가 발전하면서 경쟁 영역은 더욱 복잡해져, 군사모략만을 발휘해서는 수많은 영역에서 대응할 수 없게 됐다. 각종 사업, 여러 분야에 특색 있는 ‘모략의 무리’를 형성해가고 있는 것이 현대사회 발전의 필연적 흐름이다. 저자는 과학적 수준에서 새로운 학문으로서 모략학을 연구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책에서는 모략이 정치·경제·군사·외교·교육 등 영역에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크게는 국가의 정략과 전략의 결정에서, 작게는 사람들 사이의 빈번한 교류에 이르기까지 모략과 관련을 맺지 않은 것이 없다. 모략의 연구는 이제 개인의 경험을 총결하는 단계에서 집단의 지혜로 승화된다. 저자는 모든 역사 단계에 흩어진 인류 지혜의 정수를 진보적이고 통일적으로 다듬어서, 특정 학문의 틀을 뛰어넘는 넓고도 깊은 종합과학으로 모습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크게 다섯 개의 편으로 구성된다. 모략 어원과 역사적 뿌리를 더듬어보는 ‘제1편 연원론’, 모략의 철학·사유·심리·원칙을 짚어내는 ‘제2편 기리론’, 모략의 운용과 구조를 밝힌 ‘제3편 구조론’, 모략의 창조성과 예술성을 보여주는 ‘제4편 예술론’, 모략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조건을 톺아보는 ‘제5편 소양론’이다.

모략의 영향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국가 통치와 경제발전 및 인간 교제와 외교 활동,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저자는 모략은 그 나름의 생성·발전의 규칙이 있어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천해야만 뜻대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독자들은 책에 담긴 공자와 노자, 한비자 등 사상가들의 지혜와 인류 병법의 바이블인 ‘손자병법’, 서양 모략사상의 정수 등을 토대로 인류 생존을 위한 차원 높은 모략의 작용을 살펴볼 수 있다.

차이위치우(柴宇球) 지음ㅣ김영수 옮김ㅣ들녘ㅣ992쪽ㅣ4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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