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은 “딸이 ‘부드러운 새 아빠’ 만들어 달라던데요”[단독 인터뷰]
“우리 딸이 만 7세인데, 너무 예뻐요. 딸이 작가 기질이 있어요. 집에서 책 만들고, 글 쓰고 그래요. 약속 시간도 잘 지켜요. ‘내일 6시에 일어날 거야’라고 하면 진짜 6시에 눈을 떠요. 저보다 똑부러져요. (웃음)”
과거 ‘8등신 송혜교’로 불리며 외모로 주목받았던 모델 출신 배우 겸 방송인 정가은. 엄마가 된 후의 그는 여전히 아름답고 더 강해진 모습이었다. 딸 자랑을 숨기고 싶어 하면서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대화의 끝은 딸을 향해 있었다.
tvN 예능 ‘롤러코스터-남녀탐구생활’과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를 보고 자란 세대는 정가은의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마음이 들 것이다. 1997년 모델로 데뷔한 그는 2009년 ‘롤러코스터’에 이어 2010년 ‘무한걸스’로 큰 인기를 누렸다. 지난 2016년 동갑내기 사업가와 결혼했으나 2년 뒤 이혼하고 홀로 딸을 키우고 있다.
정가은은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시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나 싱글맘으로 육아와 커리어를 병행하는 근황, 육아 스타일, 배우로서의 욕심, 인생 목표 등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줬다.
■ “딸이 부드러운 새 아빠 만들어 달래요”
그의 롤러코스터 같던 삶은 지금 ‘딸’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20대의 정가은과 40대의 정가은의 가장 큰 차이점을 묻자 “딸이 있고 없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20~30대 때는 여행, 취미생활 하고 싶은 것 다 했는데 지금은 그런 자유들이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딸이 그 행복을 대신 채워줍니다.”
그는 “‘친구 같으면서 존경받는 엄마’를 꿈꾼다”면서 “그러기 위해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안 하고 약속을 하면 99%는 지키려고 한다”고 했다.
“자기가 잘하는 한 가지를 찾아서 그것 하나만 잘했으면 좋겠어요. 아이에게 기본을 지켜야 하는 것에 대해선 엄하게 가르치는 편이에요. 그 외에는 좀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게 해줘요.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위험하지만 않으면 그냥 하게 둬요. 옷에 낙서를 해도 허락해요. 안될 것 뭐가 있나요.”
혼자 하던 유튜브 채널은 뒤로 하고, 딸과 함께 여행 다니는 영상을 기록할 예정이다.
“아이가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여행일지도 차곡차곡 쓰면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주말에 청양 알프스 마을에 눈구경, 얼음구경 하러 가요. 그 다음 주에는 빙어낚시도 하러 가고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지만, 싱글맘이기에 느끼는 한계도 있다고 고백했다.
“아이랑 여행을 가면 힘쓸 남자가 없어서 그런 게 늘 불편했어요. 캠핑도 잘하는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박은혜 언니는 되게 잘하는데 저는 텐트 치고 이런 걸 되게 못해요. 은혜 언니가 텐트 쉬운 걸 빌려줬는데 결국 못 쳤어요. 아이와 그런 경험도 해보고 싶어요.”
아이는 아빠의 부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아이 아빠와는 아예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에요. 아이한테 아빠가 없는 것에 대해서 무겁게 얘기 안 하고 ‘아빠 없는 집도 있어. 할머니 없는 집도 있고, 엄마 없는 집도 있고, 가족의 구성원은 다 다르니까. 대신 엄마가 너 많이 사랑하잖아?’라고 무겁지 않고 가볍게 얘기해줘요.”
그래서일까. 딸과 새 아빠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도 나눈다는 그다.
“‘엄마가 멋진 새 아빠 만들어줄까?’ 하면 ‘부드러운 남자’로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힘센 아빠’ 했다가 ‘아니다 부드러운 게 더 좋겠다’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한테 가르쳐주던데요. ‘엄마, 아빠를 만드려면 남자친구를 먼저 만들어야 해. 남자친구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아? 엄마는 연예인이니까 좀 더 쉽겠다. 길 가면서 ‘나 연예인이에요’ 하면 돼 라고 하던데요. (웃음)”
■ “최종 목표는 딸과 함께 행복하기”
정가은은 오는 20일 첫 방송되는 MBN 건강 프로그램 ‘건강신호등’ MC로 합류했다. 지난 8일에는 사회복지법인 위드캔복지재단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또 디자인부터 원단 고르기, 모델까지 직접 나선 패션 쇼핑몰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엔 영화 ‘별 볼일 없는 인생’도 개봉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이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다행히 감사하게도 친정 엄마와 같이 살고 있어요. 제가 양육한다기보다 저희 엄마가 저랑 손녀를 양육하고 계세요.(웃음) 엄마가 안 계시면 사실 혼자 하긴 힘든 일이죠. 엄마가 계셔서 저는 제 신념대로 (육아를) 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느새 8살이 된 정가은의 딸은 엄마가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꽤 좋아하는 것 같다고.
“8살 되니까 같이 다니는 사람들이 사인을 해달라거나 사진 찍어달라 하거나 하면 그게 되게 좋은가 봐요. 매일 ‘엄마는 예쁘잖아’라면서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줘서 기분이 엄청 좋아요. 그런 것들이 제 행동 하나하나를 더 조심하게끔 만들어요. 아이의 믿음이 무너지지 않게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기고요.”
누가 아이의 눈은 정확하다고 했던가. 정가은은 작년 1월 개봉한 영화 ‘별 볼일 없는 인생’ 속 20대 이선을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40대지만 여전히 20대 같은 동안 미모를 뽐내는 그는 자신만의 비결을 공유했다.
“일단 ‘머리빨’인 것 같아요. (웃음) 처음에 20대 역할이라 ‘너무하지 않냐. 30대 중반까진 하겠는데’라고 했더니 감독님이 스스로 믿어야 한다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하시더라고요. 외형적으로도 20대 같아 보여야 하니 인터넷 검색을 해봤어요. 요즘 20대들이 머리가 굉장히 길더라고요. 제가 단발머리였어서 촬영할 때 머리를 길게 붙였어요. 머리를 길게 하면 어려 보인다는 저만의 답을 찾았어요.”
40대의 정가은은 20대의 정가은보다 주목받고 화려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엄마’라는 수식어를 단 그는 더욱 크고 단단해져 있었다.
“제 인생 목표는 ‘우리 아이와 행복하기’예요. 아이가 성인이 되서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는 날까지 잘 뒷받침해주는게 제가 열심히 일하는 이유고요. 잘되면 해외여행도 한 번씩 갈 수 있는 거고, 잘 안되면 해외여행 안 가면 되고요. 제가 한참 일할 때 일주일에 7일을 계속 일했어요. 그땐 내 삶이 없고 ‘나는 뭔가’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일이 없어보니 그게 얼마나 감사한지 알게 되더라고요. 2024년 목표는 ‘일주일에 방송 3개’에요. 고정 스케줄 3개. 하하.”
김나연 온라인기자 letter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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