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일본 VC가 말하는 일본 VC에서 투자받는법

임경업 기자 2024. 1. 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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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국이 아닙니다’라고 쫌아는기자들은 일본에 진출하려는 스타트업 창업가와 만날때마다 항상 말합니다. 묘하게도 한국 사람들은 일본에 비즈니스로 진출하든, 일본의 정치나 문화를 볼 때, ‘뭔가 일본은 한국과 비슷하겠지’라는 전제를 가지고 접근합니다. 스타트업 창업가들도 ‘한국에 먹히는 비즈니스모델이니, 일본에서도 어떻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되묻습니다. “한국에서 먹히니, 미국에서도 어떻게 될까요”라고. 그러면, “미국은 미국이니까”라는 답이 옵니다. 다시 되묻습니다. “베트남 창업가가 서울에 와서, 베트남에서 먹힌 모델이니 한국에서도 어떻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이런 친구를 어떻게 보나요? 너무 나이브한 베트남 창업자 아닌가요”

자칭 일본 전문가도 너무 많이 만납니다. 일본에 들어와 1년만 비즈니스하면, 그 한국 스타트업 창업가는 한국에선 전문가 대접을 받습니다. 한국 기업의 일본 법인장은 당연히 전문가이구요. 도쿄의 식당에서 주문도 제대로 못하는 일본 법인장도 숱하게 봤습니다. 일본어도 남이 보면 유창한듯 하지만, 실은 별로 못합니다. 전문적으로 일본어를 배운게 아니라, 하다보니 일본와서 3~4년 있었다는 수준입니다. 역시 베트남 생각해보세요. 베트남인이 하다보니 서울 와서, 3~4년 있으면 한국어 하겠죠. 물론 유창합니다만, 비즈니스를 할 수준인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일본은 한국이 아니다’를 받아들이고, 현재 내 주변의 일본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본인을 포함해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인정하면, 그때 일본에 진출하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가장 큰 벽은 ‘일본 VC를 설득해, 자금을 투자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입니다. 일본의 대표 VC인 DG다이와벤처스에는 한국인 심사역이 있습니다. 곽동훈 심사역에게 ‘Howto’를 묻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이 일본 VC에게 투자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본 벤처캐피털(VC)에서 투자받으려는 한국 스타트업이 많나요?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1년 전부터 문의들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유형은 두 가지입니다. 한국에서 어느 정도 트랙션을 내고 나서 오는 곳, 처음부터 일본 시장을 잡고싶다고 들어오는 초기기업.”

-초기 기업이라면 시리즈A 단계 정도요? 트랙션 내는 기업이면 C나 D?

”예. 당근마켓이나 무신사와 같이 어느 정도 큰 기업들도 일본 진출합니다. DG다이와벤처스가 아무래도 얼리스테이지에 많이 투자하다 보니, 그쪽 분들도 많이 연락옵니다. 이번 달에 한국 스타트업 한곳에 투자 확정하는데, 이곳도 시리즈B인데 일본 진출을 하겠다고 연락이 와서 투자를 결정한 사례입니다.”

곽동훈 DG다이와벤처스 심사역. /본인 제공

◇일본 VC에게 투자 받으려면, 일본 법인의 엑싯 플랜을 보여줘야...단, “한국 본사가 대주주인 일본 법인은 일본 상장 어렵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일본 VC의 투자를 받을 때는 2가지 유형이죠? 본사가 투자 유치하거나, 일본에 법인을 세우고 이곳에서 받거나.

”맞습니다. DG다이와벤처스와 같은 VC는 한국 법인에도 직접 투자를 합니다. 꼭 일본 법인을 설립안 해도 됩니다. 다만, 일본의 많은 VC들이 한국 법인 직접 투자한 경험이 없거나 어려워합니다. 이런 경우에 일본 법인에의 투자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좀 있습니다.”

“일본 법인으로 출자를 받으려면, 이 일본 법인을 어떻게 엑싯할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줘야 돼요. 왜냐하면 VC는 FI 투자자이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한국 본사가 어느 정도 금액의 엑싯을 바이백을 해서라도 해주겠다라든지, 일본 법인으로 IPO를 가겠다와 같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합니다. 그런데 한국 분들이 잘 모르시는게, 일본 법인을 세웠을 때, 지분은 한국 본사가 대주주로 대부분 갖고 있을텐데, 일본에선 상장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말하자면, VC 입장에선 과연 출자 후에 어떻게 자금을 다시 회수를 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을 볼 수밖에 없죠.”

(@추가 내용. 곽동훈 심사역은 인터뷰 이후에 보내온 내용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일본 법인 상장에 대해서 보충 설명드리면, 결론적으로 일본 법인으로 자금조달을 FI로 부터 받으면 exit을 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상장요건 중에 모회사로부터의 자본의 자유, 사람의 자유, 사업의 자유가 머스트입니다. 모회사 자회사 사장 (親子上場)을 원치 않아하기 때문입니다. 아예 사례가 없는건 아니지만 특수한 요건으로 유예를 받거나 과거에 있었던 상장이기 때문에 유의해야합니다. 따라서, 일본법인으로 자금조달을 할 경우 일본VC와 같은 FI는 Exit을 해야함으로 M&A라던가 바이백 조항을 통해서라던가 exit plan을 보여줘야합니다. 아니면 오히려 일본에서 사업제휴라던가, 사업 시너지를 원하는 SI로부터의 투자 혹은 JV를 설립하는것이 현실적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작년에 화제가 된 올리브유니온은 일본에서 꽤 많은 자금을 유치했죠? 근데 올리브유니온은 일본이 본사인 케이스니, 상황은 다르겠네요.

”맞습니다. 올리브유니온은 일본 상장을 준비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투자 유지하려면, 일본의 IPO 가이드라인을 정확히 숙지하고, 예를 들면 일본 법인은 한국과 따로 별도로 분리해 운영한다든가, 아니면은 본사가 커지면서 일본 법인의 투자자들의 지분을 어떻게든 엑싯을 시켜주겠다라든가, 이런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말씀드렸듯이 본사가 대주주일 경우 일본에서 IPO 가기가 어렵다는게 DG다이와벤처스팀의 생각입니다. 일본 법인에 출자를 할때의 허들이 본사 직접 투자보다는 높은 것 같습니다.”

-결국 한국 본사로 투자를 받는게 낫다? 하지만 일본 VC들은 한국 법인 투자 잘 안하는데?

”사실 본사로 일부 출자받는 게 좋기는 한데, 아무래도 한국에 투자하는 일본 투자자들의 숫자가 적으니까요. 제 조언은 그래도 한국 투자해본 경험이 있는 일본 하우스에서 자금 조달받고, 그걸 레퍼런스로 다른 일본 투자자들한테 본사 투자를 제안하는게 어떨까 합니다.”

◇“서울에서 잘했으니, 일본 법인에 투자해달라”는 일본 VC에겐 안 먹힐 것

-한국 스타트업 입장에선, 일본에 법인을 세우고, 이 법인에 일본 자금을 끌어와, 이 돈으로 일본 시장 개척하는게 사실 좋은 그림이긴 한데, 거의 그런 사례가 없다는거죠?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메인 비즈니스가 일본이어서, 이제 일본 스타트업이란 입장에서 출자받는 경우밖에 없는 걸로 압니다. 아까 언급한 올리브 유니온와 가상공유 오피스인 Ovice라는 스타트업 정도입니다. Ovice는 창업자가 한국 분이신데, 일본 VC에서 출자를 많이 받았습니다. 정확하게는 모릅니다만, 등기가 일본 등기이고 일본에서 비즈니스 확장하면서 일본 스타트업처럼 자금 조달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힘든데도 일본 VC나 일본 대기업을 FI나 SI로서 투자자로 끌어들여야할 잇점은 뭘까요.

”첫번째 메리트는 일본 시장이 보수적이기 때문에 어떤 레퍼런스가 되게 중요한데, 투자 유치가 레퍼런스가 될 수 있거든요. 두번째는 일본 내 네트워크가 있는 투자자들의 출자를 받으면 이를 통한 네트워크가 생깁니다. DG다이와벤처스 같은 경우에도 포트폴리오 회사를 일본 대기업이라든가, 아니면 DG다이와벤처스 일본 포트폴리오 중에 시너지가 있을 만한 회사에 소개하고, 일본 진출을 돕습니다.”

“일본이 보수적인 시장이다 보니, 한국에서 어느 정도 거둔 성과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서요. 현지 투자자에서 투자받으면, 그게 레퍼런스가 된다는 점, 이게 가장 큰 잇점이라고 봅니다.”

-예컨대 일본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에게 가장 현실적인 일본 VC 접근 방법은?

”현실적인 방법은 한국의 투자를 경험해 본 하우스에 접근하는겁니다. 예컨대 DG Daiwa Ventures, PKSHA, DCM, Global Brain, COLOPL NEXT, SBI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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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VC에 피칭할 때 유의점 같은건?

-문제는 한국 스타트업이 일본 VC에 그렇게 안한다는거죠? 준비가 덜된채 일본 들어온다?

◇“일본 대기업과 한번 미팅했으면서...협의 잘 된다는 식의 과장은 금물”

-한국의 성공 사례만으론 일본 VC 설득이 어렵다는 말이네요.

-한국에선 일본 VC 만나면 밸류를 너무 깎는다는 말도 하더라구요.

-일본에선 ‘일본 스타트업의 밸류’라는 입장으로 봐야한다?

-현실적으로, 일본 VC를 어떻게 접촉하나요? 콜드메일?

-일본 VC의 심사역 만날 때 주의할 에티켓은?

-과대포장하면서 비즈니스를 얘기하는건 마이너스일 수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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