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타버스' 증명한 레고 포트나이트의 힘
메타버스, 여러 가지 기술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의미가 다양해졌다. 다만 적어도 게이머들이 생각하는 메타버스는 그다지 거창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진 않다. 과거 '바람의 나라'가 최초의 메타버스라고 불린 것처럼 가상세계 안에서 자신을 대신할 아바타를 꾸미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익숙한 공간이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인터넷 놀이터'다. 에픽게임즈는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는 메타버스를 '포트나이트'에서 꽤 멋드러지게 구축 중이다. 국내에도 트레비스 스캇, 에미넴 등의 유명 가수가 가상 공연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포트나이트는 글로벌 동시접속자 617만 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10~17세 청소년의 약 40%가 매주 1회 이상 접속해 전체 여가의 25%를 보낸다고 한다.
접속 이유 1위는 '또래들과의 소통을 위한 플랫폼'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포트나이트를 즐기는 것만이 아닌, 게임 세계에 머물며 또래들과 함께 소통한다는 의미다.
지난 12월에 출시된 '레고 포트나이트'는 기존 포트나이트의 메타버스적인 성격을 강화시켜주는 신의 한 수다. 샌드박스 장르 게임으로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처럼 소셜 엔터테인먼트적 성격이 강하다.
레고 포트나이트는 글로벌 동시 접속자 약 200만 명을 돌파하며 Z세대 사이 신흥 메타버스 게임으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기존 쟁쟁한 메타버스 게임을 두고 레고 포트나이트가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일까.
■ 사이버 소꿉놀이이자 소통의 장
여타 샌드박스류 게임과 마찬가지로 레고 포트나이트는 함께 즐길수록 더욱 재미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처럼 소셜 엔터테인먼트의 성격이 굉장히 강하다.
함께할 때 게임이 훨씬 쉬워지기도 한다. 한 명이 할 땐 나무와 돌을 혼자 처리해야 하지만, 둘이 한다면 각각 나눠 처리할 수 있다. 일종의 분업이며 또래들과 함께하는 '사이버 소꿉놀이'다.
대단한 게임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친한 친구나 가족과 함께 생존을 도모하고, 마을 꾸미거나 재밌는 구조물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게임의 매력이다. 재미를 세분화하기 위해 서바이벌과 크래프트 두 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레고 포트나이트는 최대 8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독립적인 서버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집약적인 소셜 기능을 제공한다. 일종의 소모임이다. 이들은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한다.
레고 포트나이트처럼 최근 Z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메타버스 게임을 SNS에 비유하곤 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와 같은 SNS는 단순 콘텐츠 소비를 넘어 많은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한다.
이런 10대들에게 SNS와 비슷한 역할을 레고 포트나이트가 하는 것이다. 특정 게임에 접속하는 것이 그 게임을 하기 위함도 있지만, 소통하고 싶은 사람들이 바로 그 게임 속에 모여 있다. 레고 포트나이트는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에픽게임즈의 킬러 콘텐츠다.
■ 레고와의 협업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호소력 확보
에픽게임즈는 배틀로얄뿐만 아니라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를 출시해 다양한 형태로 포트나이트를 즐길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 많은 이용자 수를 확보했다. 세계적인 장난감 블록 회사 '레고'와의 협업으로 대중성을 한층 강화했다.
레고는 남녀노소 관계없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대중적인 취미다. 프라모델 및 피규어와 함께 키덜트 3대장이라 꼽히는 레고는 2020년 7조 9800억 원이라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레고를 샌드박스 게임과 결합시키며 기존 포트나이트 이용자뿐만 아닌, 새로운 유저들을 유입시켰다. 특히, 레고는 3대 키덜트 취미로 불리는 만큼 친구와 함께 노는 게임을 넘어 가족과 함께 즐기는 게임이 됐다.
여러 종류의 블록을 자유롭게 조합해 다양한 구조물을 만드는 레고와 무언가를 만들고 꾸미는 크래프팅 샌드박스 게임은 그야말로 찰떡궁합, 영혼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유저들에게 호소력을 얻은 것이다.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등이 10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다고 2030세대까지 영향력이 강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약점을 레고와 결합하며 보다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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