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가창신공] 보컬 '일타강사' 장효진…속전속결 레슨 종결자

조성진 기자 2024. 1. 1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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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분석 + 쉬운 표현 + 유창한 언변
유명 배우‧가수서 K팝 글로벌 슈퍼스타들까지
수강생 500명의 국내 최대 규모 학원 운영
올해 안 서울 외곽에 ‘보컬 훈련캠프’ 오픈
“헤드보이스 시대, 그럼에도 흉성 반드시 갖춰야”
“레슨 받을 때 이해력보다 중요한 건 열정”
“좋은 보컬트레이너 되기 위해선 인문학 소양 필수”
10년 넘게 격투기‧헬스로 다진 몸 ‘소리에 응용’
“마이클 트림블, 내 레슨 방식과 가장 결이 비슷”
“이선희, 여자 보컬이 가야 할 마지막 지점”
“나얼, 아무도 따라갈 수 없는 ‘보컬 끝판왕’”
“엔믹스, 가창력만 놓고 볼 때 걸그룹 중 최고”
어릴 때 꿈은 영화감독, 운동화‧시계 덕후이기도
“보컬트레이닝계 한 획을 그은 사람으로 기억되고파”
사진=조성진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에서 가장 인기가 많거나 제일 먼저 수강 신청이 마감되는 스타강사를 '일타강사'라고 부른다. 인기가 많다는 건 그만큼 잘 가르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많은 보컬 실용음악학원 강사 중에서도 장효진(38)이란 이름은 가히 아이돌급이다. 장효진의 보컬트레이닝 유튜브 채널은 20만 구독자, 페이스북 '좋아요'27만이 넘는다. 레슨생은 500명이 넘고 유명 가수배우에서 '글로벌' 슈퍼스타 아이돌도 여럿 배우고 있다.

보컬트레이닝 분야에서 장효진이 유명해진 건 빠른 시간 안에 가창 스킬을 잡아주는 역량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장효진의 보컬티칭 영상을 본 사람이라면 쉬운 설명과 빠른 진행에 금세 빨려들고 만다.

"아프리카 방송을 하며 이런 역량이 다져진 것 같습니다. 가장 효과적으로 나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뭘가 고민하던 중 '시청자 레슨'을 시도하게 됐어요. 당일 채팅방에 들어온 사람 중 랜덤으로 5명을 뽑아 내일 학원으로 오라고 했어요. 그리곤 다음날 노래를 부르게 하고 즉석에서 고쳐주는 형태죠. 한명 당 5, 길어야 30분 안에 해결해줬는데, 8년간 이렇게 수많은 사람을 교정해주면서 티칭 능력이 늘게 된 것 같아요."

"이러한 역량은 제 자신에게 문제가 생기면서 더 깊어지게 됐습니다. 예를들어 제가 후두염 또는 성대 결절이 생기면 그 상태로 말하고 녹음하며 데이터화시켰죠. 이런 증상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오면 또 그 학생들의 소리를 녹음해 데이터로 기록하면서 분석하고 학습하며 더욱 업그레이드시킨 겁니다."

이번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가창신공' 코너에선 서울 양재에 위치한 '득음훈련소'를 찾아 장효진 보컬트레이너를 만났다.

장효진은 신장 186cm 몸무게 127kg의 헤비급 파이터 같은 외모였다. 몸이 큰 건 유전이기도 하다. 오래전 대한항공 쌍둥이 배구선수로 이름을 날리던 윤종옥윤종문이 외척, 즉 장효진의 어머니 집안이다. 2m가 넘는 장신이었고 이들이 초교 때 입던 옷을 장효진이 중학교 때 물려받아 입었다.

장효진의 언변은 이경규의 KBS '풀하우스'에서도 증명됐다. 이 프로그램의 전문가 코너는 약 5분 정도만 나왔지만 장효진이 리허설을 하는 걸 본 이경규가 스태프에게 "이 다음 코너가 뭐냐"고 물었고 "그거 빼고 저 친구에게 20분 모두 주라"고 했다. 또한 이경규는 저 친구 대본을 뺐고 아예 혼자 즉흥적으로 대본없이 말하라고 했을 정도. 그래서 20분 촬영하고 방송엔 15분 분량이 나오게 됐다. 전문가 코너 중 가장 긴 시간 편성이었던 것. 베테랑 방송인 이경규도 탄복한 언변이었던 것이다.

장효진의 유튜브 보컬 채널은 2개월 전부터 배우 김지훈 레슨 영상을 실시간 방송하며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지훈은 MBC 드라마 '부잣집 아들' '도둑놈, 도둑님'에서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타다.

보컬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배우 김지훈. [사진=장효진 유튜브 채널 캡처]

보컬리스트에 남다른 꿈을 가진 김지훈은 오랫동안 장효진 레슨 영상을 꾸준히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매우 긴 내용으로 노래를 배우고 싶다는 뜻을 자신의 매니저를 거치지 않고 직접 장효진에게 보냈다. 김지훈은 "장효진 선생님이 라이브 방송을 하면 방송에 출연할 용의도 있다""나란 사람도 노랠 잘 부를 수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게 요지였다. 스타의식을 갖지 않고 철저히 일반인 또는 팬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쓴 것이다. 김지훈의 소탈함, 남다른 인간미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장효진은 "(처음엔)음치 수준이었지만 2개월만에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이건 김지훈 자신이 3년 넘게 장효진의 레슨 영상을 열심히 본 것도 한몫했다. 이미 장효진 보컬트레이너를 찾았을 땐 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 지식을 많이 갖추고 있던 것이다.

"김지훈 님은 오는 6월쯤이면 앨범 작업을 할 수 있을 만큼 프로페셔널 가수가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해력보다 중요한 건 열정이죠. 트레이너의 말을 100% 신뢰하고 그에 따르며 열심히 연습하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김지훈 님은 이러한 열정이 너무 대단합니다. 그간 수많은 제자를 가르쳤지만 그중에서도 열정이란 점에서 김지훈 님은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대단하십니다. 김지훈 님은 발라드를 좋아해 이 장르를 잘 부르고 싶어해요. 저는 발라드 중에서도 록발라드를 부르면 더 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김지훈 외에 한 달 전부터 서인국도 레슨을 받고 있다. 서인국은 현재 뮤지컬을 하고 있어 뮤지컬 발성까지 다양하게 레슨 중이다.

"서인국 님은 '보컬킹'이 되고 싶은 열망이 대단합니다. 물론 노래도 잘합니다. 열정으로 본다면 결코 김지훈 님에 뒤지지 않죠."

이외에 이름만 들어도 "" 소리 나는 슈퍼 아이돌 몇 명도 티칭 중이다. 당분간은 보안유지를 강조한 소속사의 요청으로 장효진 트레이너는 오프더레코드를 강조했다. 따라서 여기에선 실명을 언급하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란다.

초기 브레이브걸스와 슈퍼주니어 기범 등을 보컬트레이닝하기도 했다. 이외에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스타들이 장효진을 사사했다.

"소속사로부터 '저희 아티스트의 요청으로 선생님에게 교습받고 싶어합니다'라고 연락에 오지만 개중엔 만나는 순간까지도 어느 아이돌 가수인지 소속사에서 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보안 유지 때문이죠."

보컬 레슨 학원이자 유튜브 채널 촬영장이기도 한 '득음훈련소'2019년초 장효진이 진행하던 온라인 방송 코너의 콘텐츠 명을 학원명으로 사용했다. 배우 김지훈을 비롯해 동영상에 등장하는 모든 콘텐츠가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가끔씩 유명 가수 창법을 집중분석해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데, 반응이 뜨겁다. "준비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자주 하진 못했지만 새해엔 가수 분석 동영상에 좀더 신경을 쓸 예정입니다. 김나박이도 최근 시점에서 다시 하고 싶고, 몇몇 여가수에 대해서도 디테일하게 다뤄보고 싶습니다."

장효진은 대한민국의 TOP 보컬트레이너 위치로 올라왔지만 최종 학력이 고졸(학익고)이란 것도 주목된다.

"Y 명문대에 지원해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등록을 안했습니다. 음악을 하는데 이러한 명문대가 왜 필요한지 몰랐고 지원한 게 후회됐기 때문이죠."

그래서 모 실용음대에 입학했지만 잠깐 다니다 자퇴했다. 자신이 생각했던 실용음악대학과 너무 달랐던 것이다.

이러한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효진은 제도권을 따르지 않고 줄곧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위해 좌충우돌하며 혼자 힘으로 올라온 것이다.

장효진은 19854월 서울에서 외동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동대문에서 신발 수출 관련 무역업, 어머니는 식당을 운영했다. 아침에 일어나 잠들때까지 얼굴 보기 힘들만큼 아버지와 어머니는 바빴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혼자 집에서 만화책, 영화, 음악 등 다양한 걸 듣고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동대문 음반샵에서 음악을 듣는 시간도 많았다. 당시 동대문은 이른바 '빽판'으로 알려진 LP샵의 성지였다. 이때 장효진이 좋아한 가수는 현진영, 서태지다. 어느 날 레이 찰스를 처음 접하고 묘한 감동을 받았다. 펑키 그루브와 보컬이 어린 나이에도 신기하고 색다르게 받아들여졌던 것.

어릴 때 꿈은 영화감독, 음악보다 영화에 먼저 눈을 떴다. '포레스트 검프'를 감명 깊게 봤고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를 보며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연출 공부를 했다. 왜 그 카메라를 사용했고 특정 장면에서 그런 각을 잡은 이유 등 궁금한 게 너무 많아 닥치는 대로 관련 서적을 탐독해갔다.

여전히 어릴 때 꿈을 갖고 있는 장효진은 블랙매직 시네마 등 10대 이상의 카메라를 소장하고 있다. ENG도 갖고 있었지만 자신이 찍고 싶은 것에 굳이 ENG카메라까진 필요없다고 생각해서 처분했다. 8K처럼 너무 화질이 좋은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도 영상을 찍을 때 24프레임으로 찍고 있다. 프레임이 높으면 너무 '현실적'인 영상으로 되는 게 싫기 때문이다.

3 때까지 10년 넘게 격투기를 했다. 미들에서 헤비급까지 출전 경험도 있다.

영화와 격투기에 빠진 와중에 중학교에 들어가며 록 매니아가 됐다. 스틸하트 'She's gone'3년간 연습해 칭찬을 받을 만큼 한번 목표를 정하면 그것만 하는 집중력과 승부근성도 남달랐다. 당시 어머니가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가게에 있는 노래방기기로 'She's gone'을 연습하며 실력을 연마했고, 호프집 영업이 시작되면 그곳을 나와 코인노래방으로 가서 계속 연습에 매진했다. 드디어 고1때 이 곡의 고음이 터졌다.

"미성이던 밀젠코와는 달리 저는 곡 초반부터 다소 거친 남성적 결로 노래했어요. 그러자 음악 좀 하던 주변 동료와 선배들은 '저렇게 부르면 안돼. 저 애는 절대 하이라이트 부에서 초고음을 소화 못할 것'이라고 했죠. 그러나 초고음까지 무난히 소화하자 다들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2023년 MBC '잠깐만' 캠페인 녹음 중 한 컷. [사진제공=장효진]

장효진은 고교 3학년 때 '고복수가요제'에 출전해 임재범의 '그대는 어디에'를 불러 은상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어린 학생이 임재범 같은 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무척 신기한 반응을 보였다. 2006'소양강처녀가요제'에선 인순이 '거위의 꿈'으로 동상을 받았다.

'고복수 가요제' 은상 수상 이후 임재범에게 보컬 레슨을 받았다.

"당시 임재범 님이 후계자를 찾는 차원에서 학생 몇 명을 레슨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때 저도 레슨생으로 들어가 임재범 선생님에게 1년간 보컬 지도를 받았어요."

임재범은 자기만 구사할 줄 알던 소리를 어린 장효진이 쓰는 것에 남다른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어린 나이에 록에서 흑인음악까지 다양하게 부르는 것에도 주목했다. 하지만 아직 아마추어였던 장효진은 임재범으로부터 끝음 처리 불안 등등 많은 지적을 받았고 그때마다 한마디라도 흘려 듣지 않고 고치려고 노력했다.

"노래를 잘하는 것과 티칭을 잘하는 건 분명히 다른 영역입니다. 다른 결이긴 해도 임재범 님의 피드백이 남달랐던 것 같아요. 제가 노래를 하면 그걸 듣고 짧게 지적해 줄 때 '역시'란 생각이 들 정도로."

장효진은 주변에서 상대음감이 좋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곡을 카피하는 속도도 빨랐다.

"주변에서 노래 한 곡 카피하는데 1주일 쯤 걸릴 때 저는 3~4번 불러보면 바로 카피가 됐습니다."

장효진은, 노래가 나오는 순간 몸의 어디가 어떻게 움직이며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 이미 엑스레이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임재범은 장효진에게 "그게 보이는 사람은 없다. 내가 하는 것도 잘 안 보이는데 남이 하는 게 보인다는 건 너는 사람들을 가르치는게 잘 맞는 것 같다""노래하는 가수보다 (보컬트레이너 등)이 더 어울릴 것 같다"고 했다. 듣는 귀가 남달랐던 장효진은 임재범 뿐만 아니라 여러 작곡가들로부터도 이와 비슷한 말을 자주 들었다고. 어릴 때부터 운동, 즉 몸을 많이 쓰며 음악을 한 게 이처럼 남다른 음감을 쌓는데 도움이 된 것이다.

그러나 가수가 되려고 했던 장효진에겐 이러한 말이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약 2년 동안 고민을 했던 것. 결국 가수의 길을 포기하고 보컬트레이너의 길로 가기에 이른다.

2008년 다음(daum)카페에서 '장효진의 보컬 따라잡기'로 온라인 보컬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개설한 지 3개월 만에 회원 수가 3만 명이나 될 만큼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다음 카페 운영과 함께 논현동에 '리얼보컬팩토리'란 오프라인 학원을 개원했다. 그의 첫 실용음악 보컬학원이다.

2017년 제주도 보컬세미나 [사진제공=장효진]

장효진은 다음 카페에 이어 싸이월드에서 보컬트레이닝을 시작해 짧은 시간동안 6만 명 넘는 회원이 모였다. 이어 네이버 카페에선 8만 명, 네이버 카페 오픈 즈음 아프리카 방송도 병행하며 아프리카에서 실시간 라이브 보컬트레이닝 방송을 최초 시도하기도 했다. 15년 이상 아프리카 방송을 하며 보다 쉽게 설명하는 그만의 노하우도 쌓이게 됐다.

"누구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한 스타일입니다. 지금은 (대세가)유튜브지만 그 다음이 또 올 것이며 그에 대한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2015년엔 가수 강인원과 'VSM(Voice Secret Method)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강인원이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후 아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장효진을 찾아왔다. 장효진에게 수업을 받으며 강인원은 목소리를 찾았고 이런 인연으로 '콘서트 7080'을 비롯해 다양하게 장효진과 교류하기에 이른다.

어느 날 강인원은 장효진에게 "네가 이렇게 작은 학원을 한다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며 규모를 키워 제대로 해보길 권했고 그렇게 해서 'VSM 아카데미'가 설립됐다. 하지만 몇 개월 지나 강인원은 VSM아카데미에서 손을 뗐고 장효진이 2019년까지 운영했다. VSM은 한창 잘될 땐 학생수가 500명 이상이었다.

"강남 요지에 사옥처럼 만들어 운영하다보니 나가는 돈도 너무 많았고 애초에 지원을 약속하던 사람들도 떠난 상태였고 등등 몇몇 이유로 2019년에 문을 닫게 됐죠."

당시 장효진은 재정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였다. 사업이 잘 안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 어머니는 매일 밤 전화를 걸어 "아무 일 없는 거지?"라고 아들의 안부를 물었을 정도. 그러던 어느 날 새벽 2시경 "엄마 나 안죽어 걱정하지마. 어떻게 하든 나는 다시 올라가니까"라고 어머니와 통화후 3일간 학원에 가질 않았다. 그리곤 집에서 이런저런 생각으로 고민 중 잠깐 인터넷 방송을 켰다. 이때 인터넷 방송을 해볼까란 아이디어가 스치듯 지나갔다.

이렇게 시작한 비대면 레슨은 기대 이상 좋은 반응을 얻었다.

"비대면 레슨을 하는데 굳이 서울에서 비싼 운영비를 지불할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20명만 모집한다고 공고를 냈는데 단 5분 만에 20명이 모였죠. 한달 정도 수업을 했는데 학생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너무 높게 나왔고 저 또한 만족스러웠어요. 온라인 수업에 대한 확신이 더욱 들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힘든 시절을 보내던 2019년 레슨실에 혼자 있는 장효진.

202058일 대구 달서구 계명예술대 인근 건물에 둥지를 틀었다. 이사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건 어버이날 어머니를 혼자 서울에 남겨두고 대구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헤어지며 "빨리 자리잡아 3개월 후 어머니가 오실 때까지 기반 잡아 놓겠다"고 말하곤 차에 올랐다. 그리고 대구에 온 이래 3개월간 단 한발도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오로지 일만 했다. 팬들이 선생님의 건강을 걱정하며 음식을 갖고 와 학원 냉장고에 가득 쌓아줬고 청소도 해줄 정도. 당시엔 장효진 혼자 모든걸 하고 있을 때였다. 따라서 청소 같은 건 아예 신경도 쓰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이사일 58일이 기억에 남는 또 하나는 팬들의 성원이다. 대구 건물에 도착하는 순간 장효진은 울컥 했다. "선생님이 이곳으로 이사오신다고 해서 도와드리기 위해 왔다"며 장효진 방송을 보고 공부하던 지방 팬 수십 명이 기다리고 있던 것. 이삿짐을 옮기로 이들과 함께 국밥을 먹으며 따뜻한 '지방 인심'에 감동해 많이 울기도 했다. 이 부분에서 장효진은 그때가 다시 떠올라 목이 메여 잠시 인터뷰를 중단해야 했다. 어버이날에 어머니와 헤어져야만 했던, 그리고 성원해 주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라도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대구 학원은, 이사 오던 초기엔 4층만 썼지만 현재 4~5(150평 규모) 모두 사용하고 있다.

학원을 운영하는 와중에도 장효진은 2008년 제이튠 엔터 보컬프로듀서 및 2012년 브레이브와 SM엔터, 2015년 큐브 엔터 등 여러 엔터테인먼트와 단기 계약 형태로 외주 보컬트레이너로도 활동했다. 큐브 시절엔 아이돌그룹 '비스트'의 요섭(양요섭)과 기광(이기광)5개월 트레이닝했다. 당시 장효진의 유튜브를 본 이들 스타가 직접 장효진에게 연락하며 레슨으로 이어진 것이다. 장효진은 이 아이돌 스타에게 소리를 편하게 내는 것, 고음을 좀 더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것 등을 집중 레슨했다.

장효진은 보컬트레이너 뿐 아니라 2011년 싱글 '이제서야'를 발매하기도 했다.

"보컬트레이너를 하다보니 경험이 필요했습니다. 앨범 제작 과정에 대해 알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이제서야'를 테스트 삼아 제작하게 된 겁니다. 돈이 없었음에도 제대로 해보고 싶어 녹음실도 퀄리티가 좋기로 소문난 '부밍스튜디오'에서 작업했죠. (웃음)"

현 단계 아이돌 음악은 무엇보다 '이미지 경쟁'의 시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가창력은 이미지보다 중요하지 않게 됐다.

"결국 바로 이게 K팝의 숙제가 된 것 같아요. 너무 특정 아이돌에게만 맡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K=아이돌' , K팝은 이래야 된다라는 선입견에 묶여 있는 데 이런 등식에서 벗어나 좀 넓게 봐야 할 듯해요. 계속 이렇게 간다면 결국 여기에서 끝입니다. '상향평준화'라는 표현도 제가 보기엔 3세대까지만 적용될 수 있는 말입니다. 4세대는 오히려 3세대보다 떨어진다는 게 솔직한 견해입니다."

"BTS가 너무도 잘해주었지만 바로 그렇게 잘해준 것도 문제죠. 그들에게 너무 많은 걸 의지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이들을 능가할 다음 아이돌그룹이 나오질 못하고 있어요. BTS가 이젠 너무 큰 벽이 됐어요. (그러나)BTS도 영원하지 않고 스트레이키즈, 에이티즈, 세븐틴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이미 이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기 시작했고 은퇴를 바라보는 시기도 길어야 6~7년 정도일 수도 있죠. 그럼 이후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음악적인 부분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고 더 넓은 방향성을 견지해야 합니다."

"양산형 보컬의 시대란 건 우리 같은 보컬트레이너 뿐 아니라 K팝에 종사하는 관계자 모두 반성해야 할 점입니다. 고음 좀 잘 내는 친구들 데려다가 흔히 알고있는 '머니코드'로 된 발라드를 넣어 발표하는 시대. 지금은 예전처럼 그레이트 히트송이 나오지 않는 시대이기도 해요. 이유는 '깊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토튠이 나오고 그 외 온갖 디지털 기기가 출연하며 97~98년을 기점으로 음악은 죽었다란 말이 있듯 저 역시 이 부분 공감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예전 작곡가들은 그 한 곡을 쓰기 위해 영혼을 갈았어요. 가사 하나 음정 하나 멜로디 하나에 자신의 모든 걸 쏟아 부은 것이죠. 그러나 현시대는 대충 몇 번 녹음하곤 나머지는 우리가 할께라는 식으로 제작합니다. 음악을 듣는 환경도 스피커에서 헤드폰, 커널형 이어폰으로 바뀌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이젠 음압이 센 음악을 잘 듣지 않게 되는 겁니다. 쉽게 흐르는 보컬은 BGM처럼 듣는 반면 보컬에 힘이 있고 가창력이 돋보이는 소리가 나와버리면 사람들은 '소리가 너무 세'하며 듣지 않게 되죠. 이러한 트렌드는 결국 보컬들이 자신의 발성을 그런 대중적 방향으로 바꾸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 음악도 가벼워지는 시대가 된 것이죠."

장효진 보컬트레이너는 유영진과 이선희, 나얼을 극찬했다. 특히 나얼에 대한 평가는 경외심 그 이상이었다. 20~30대 중에선 아이유, 태연, 정은지, 그리고 엔믹스(NMIXX)를 꼽았다.

"유영진 님은 가수로서 어마어마하게 노래를 잘합니다. SM 소속 메인보컬들은 유영진이 성대로 낳은 자식들이란 말이 나올 정도죠. 지금 노래하는 걸 들어도 말도 안되는 수준일만큼 대단해요. 'Unconditional Kismet''지애'란 곡은 유영진이 얼마만큼 대단한 보컬인지 단적으로 증명해 주는 곡입니다."

"이선희 님은 발성에서 말하는 여러 소리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스위칭하면서 노래 감성이 끊기지 않게 지속해서 가져가는 역량이 최고죠. 그래서 저는 완성형 보컬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여자 보컬이 가야할 마지막 지점이 바로 이선희 님입니다. 이선희 다음 클라스로 박기영을 꼽고 싶어요."

"이선희 님 데뷔 때를 연상케 하는 게 박혜원입니다. 현 상태는 체스트가 강하고 따라서 소리 자체가 너무 세게 나와요. 아직은 젊으니까 지금까진 이렇게 불러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면 체력적으로 문제가 오게 됩니다. 노래도 너무 잘하고 감성적으로도 대단히 탁월하지만. 대중은 박혜원의 피지컬적인 측면, 마치 곡예하듯 놀라움을 주는 그러한 가창에만 관심 갖는 것도 문제입니다."

"현존하는 그 어떤 보컬도 절대 나얼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론 노래를 가장 잘하는 사람으로 유영진을 꼽곤 하지만 그래도 유영진은 사람이죠, 그러나 나얼은 인간이 아닌, 도저히 앞으론 나올 수 없는 진정한 보컬 끝판왕입니다. 발성적으로 보든 피지컬적으로 보든 나얼은 '탈아시안'이에요. 부분부분 자르고 또 자르고 해서 녹음해야 간신히 따라갈까 말까한 걸 나얼은 라이브에서 한방에 뽑아내 버려요. 한국 가요 사상 베스트를 꼽는다면 저는 주저없이 나얼입니다. 나얼이 마음먹고 꺽기를 구사하면 절대 (아무도)똑같이 흉내낼 수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녹음하는 곡과 자신이 좋아서 노래하는 곡은 수준 차이가 커요. 전자도 이미 난이도가 높은데 자신이 좋아해 게의치않고 맘먹고 부른 CCM('I am melody' ) 계열 곡들은 한마디로 어머어마합니다. 이런 걸 듣고 있으면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만큼 믿기 힘들 정도죠."

"아이돌 및 아이돌이 아닌 20~30대 모든 가수를 통틀어 볼 땐 아이유가 TOP입니다. 여자 솔로 아이돌 투톱으론 태연과 정은지를 꼽고 싶어요."

"최근에 등장한 그 어떤 걸그룹보다 보컬 가창력이란 점에선 엔믹스가 TOP입니다. 만일 얼굴을 가리고 엔믹스가 발라드 신작을 낸다면 '대단한 신인' 발라더가 나왔다고 극찬할 만큼. 엔믹스가 블랙핑크와 같은 시간대에서 출발했다면 가창력 만으로 놓고 볼 때 블랙핑크보다 더 노래를 잘했을 거라고 봅니다. 그만큼 엔믹스의 가창력은 그 어떤 신예 걸그룹보다 최상위에 있습니다."

그 외 에스파, 뉴진스, 르세라핌, 에이티즈, 스트레이키즈 등 여러 아이돌 그룹 얘기로 이어졌다.

"르세라핌 멤버 중 허윤진은 잘하는 것 같아요. 나머지 멤버는 글쎄. 윤진은 성악 전공자라 그런지 소리가 좋고 라이브를 할 때에도 성악을 한 티가 납니다. 성악을 하던 사람들은 진성에서 가성으로 넘어갈 때 (진성으로 질러도 될 걸)다르게 하는 특유의 방식이 있어요. 윤진은 녹음 땐 진성으로 질렀는데 라이브 땐 좀 힘들 경우 가성으로 넘어가거나 하는 것들만 고친다면 더 좋아질 것 같아요."

대구 레슨실

"흉성의 시대가 있었고 지금은 헤드보이스가 트렌드지만 그럼에도 보컬트레이너 관점에선 흉성은 무조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봐요. 이게 피지컬이고 피지컬로 노래를 뽑는 걸 알아야 나중에 점점 기술로 갔을 때에도 이건 반드시 같이 가야 할 지점이기 때문이죠."

비욘세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익스피리언스 라이브 내한 때 맨 앞좌석에서 봤는데 한마디로 충격이었습니다. 초반부터 'Crazy love' 등 어려운 곡을 5~6곡을 연속으로 부르며 춤을 추는 데에도 땀 한방울 흘리지 않음은 물론 헐떡거리는 숨소리 조차 하나 없는 모습이 경이적 충격적이었거든요. 인간이라면 이렇게 노래하면 립싱크를 한다도 해도 숨을 헐떡이며 땀을 흘리는 게 당연한데 말이죠."

장효진 보컬트레이너가 세계 음악 사상 최고로 꼽는 여자 보컬은 리사 피셔와 라라 파비앙, 남자는 브라이언 맥나잇과 필 페리다.

"모두 사람이 아니에요. 경이적인 존재죠. 리샤 피셔는 한국에선 물론 미국에서도 공연을 볼 만큼 여전히 좋아하고 있어요. 보컬로만 놓고 본다면 리사 피셔와 라라 파비앙은 아리아나 그란데, 비욘세보다도 훨씬 위, '어나더 레벨'이란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브라이언 맥나잇은 몇 안되는 절대음감의 소유자죠. 절대음감을 가진 보컬은 혹시 음정이 틀릴까 해서 자신 없는 노래는 아예 도전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브라이언 맥나잇은 절대음감에 갇히지 않고 그걸 다채롭게 펼치며 활동했다는 점이 대단합니다. 물론 피지컬 측면에서도 조율이 확실하게 돼 있다는 것도 강점이지만. 그레이트 보컬로 본다면 필 페리를 꼽고 싶어요. 보컬트레이너 관점에서 필 페리는 모든 소리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노래하는 보컬입니다."

"제 마음 속의 (진정한)그랜드마스터는 루더 밴더로스입니다. 그가 타계한 날 너무 슬퍼 많이 울었고 지금도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장효진은 휘성 보컬트레이너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휘성과의 만남이 흥미롭다.

장효진은 이태원에서 레슨을 하다가 2007년경 구역삼세무서 사거리 쪽으로 이사왔다. 건강관리 차원에서 근처 헬스장을 다니게 됐는데, 휘성도 이 헬스클럽엘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운동을 하는 자기를 계속 쳐다보는 눈길이 느껴졌다. 그게 바로 휘성이었다.

"동영상 레슨을 보며 제 얼굴을 알아본 거였어요. 어느 날 휘성이 먼저 제게 '시간 되시면 잠깐 얘기좀 할 수 있을까요' 라고 했고 이렇게 해서 휘성과의 인연이 시작된 겁니다."

당시 휘성은 '사랑은 맛있다'가 끝나고 성대 결절 수술을 한 직후였다. 병원에선 상태가 너무 안좋아 가수로서 복귀하긴 힘들 것로 진단할 정도로 심각했다. 이러한 고민으로 괴로워할 때 휘성은 '소울스타' 이승우를 비롯한 여러 가수로부터 장효진에게 티칭받아 효과를 많이 봤다는 말을 직접 들었던 것. 이렇게 해서 휘성의 성대 복구를 주목적으로 해 1년간 트레이닝을 했다. 많이 하는 날엔 하루에 4~5시간 티칭할 정도로. 레슨 후 휘성은 수술후 힘들었던 고음역을 무리없이 처리했고 투어 공연도 지장없이 소화할 수 있게 컨디션을 회복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국내 보컬트레이닝 쪽으로 이어졌다.

"한국을 보컬트레이닝 강국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진정한 강국은 스페인입니다. 보컬트레이닝의 근간을 발성이라고 볼 때 발성적으로 가장 완성돼 있는 게 성악이고 이탈리아보다 스페인이 이런 성악 발성이 가장 체계화된 곳이기 때문이죠. 3테너도 그렇고 세계적인 성악인들을 많이 배출한 곳도 스페인입니다. 스페인 내에도 좋은 보컬교육기관이 많을 정도로."

"세스 릭스의 업적도 무시할 수 없어요. 스톨라 칸토룸(코러스 성악), 즉 자음이 아닌 모음 성악으로 뒤에서 깔아주는 발성 방식을 레슨으로 갖고와 사람들이 목을 풀고 소리를 찾아가는 방식의 보컬 레슨을 선구적으로 펼친 인물입니다. 세계의 많은 유명 보컬리스트들이 그의 도움을 받았으니까요. 아직까지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대단합니다."

"보컬트레이너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70만 인스타 팔로워의 스티비 맥키(Stevie Mackey)입니다. 스타성 만큼은 최고죠. 특히 R&B 소울 분야 전문 트레이너입니다. 하지만 발성적으로 제일 잘 가르치는 사람은 마이클 트림블(Michael Trimble)이라고 꼽고 싶어요. 마이클 트림블은 성악가인데 제가 하는 레슨 방식과도 결이 가장 비슷해요."

2018년 학동 삼익악기 공연장 세미나 중. [사진제공=장효진]

보컬트레이너가 되기 위한 덕목

"인문학을 많이 공부하세요. 결국 소리를 만들어 가는 건 사람이며 좋은 노래를 위해선 정신적 마인드 등 갖추어야 할 것들이 적지 않은데 이러한 소양을 쌓기에 가장 좋은 게 철학 등 인문학을 공부하는 겁니다. 소리를 찾아낸다는 것 자체가 '나를 찾아가는' 철학의 영역이니까요. 그리고 나를 찾아가는 건 철학이지만 이걸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키는 데엔 인문학이 필요합니다. 많이 보고 듣고 읽어야 합니다. 공연이건 드라마건 영화건 책이건 닥치는 대로. 가르친다는 것도 결국은 공감입니다."

"저는 마에스트로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진정한 마에스트로는 어려운 용어로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예를들어 특정 곡을 설명할 때 이 부분은 c장조에 무슨 하모니를 어떤 식으로 썼고 등등 하는 것보다, 이 음악을 들으니 어떤가요? 산들바람이 느껴지지 않나요? 그래서 이 곡의 제목이 바람인 겁니다 라는 식의 설명이 더 귀에 쏙쏙 와닿죠. 물론 이렇게 설명하면 일부에선 구름 잡는 소리인듯 너무 추상적이라고도 비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어차피 음악은 추상적인 것, 그러한 걸 현실적으로 이해시키는 게 음악교육이라고 봅니다."

장효진은 최근 이 모든 자신의 보컬트레이닝을 압축한 훈련캠프를 만들려고 한다. 클래식계에서 자주 진행하고 있는 '서머캠프' 같은. 이러한 보컬 훈련캠프에 적합한 장소를 물색 중이다. 아예 건물을 사서 그곳에 공연장-녹음실 등등 보컬 트레이닝 전반을 실전 학습할 수 있게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서울보다 가격도 쌀 뿐 아니라 소음 걱정 안해도 되는 시흥이나 화성 쪽의 공장단지를 중심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빠르면 연내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효진의 드래곤볼(가제)'이란 영상도 준비 중이다. 음악 인플루언서로 키우기 위해 트레이닝하고 있는 제자들, 즉 장효진의 드래곤볼이란 의미에서 타이틀을 그렇게 지은 것. 일성구 이성구 삼성구로 모으는 중인데, 예하, 단비 등 5명이 현재 장효진의 드래곤볼이다. 이중 '예하'는 장효진의 유튜브 채널 아이유 편에 나왔던 바로 그 대학생으로 노래를 잘하고 아버지도 작곡가다.

"제가 정말로 트레이닝을 해보고 싶은 가수는 현재 전성기인 사람이 아닙니다. 제 레슨을 통해 다시 전성기 때의 컨디션으로 돌아가게 하면 큰 보람을 얻을 것 같습니다."

"김장훈 님은 충분히 더욱 잘할 수 있는 가수임에도 지금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게 싫습니다. 김장훈의 곡 중엔 좋은 노래도 참 많아요. 김장훈이 쓰는 발성이 결국은 좋은 쪽으로 갈 수 있는 한끝 차이라고 봅니다. 컨디션 좋은 날엔 좋은 소리도 나오는 것이죠. 어느 순간부터 너무 코미디언 취급받고 있는 것 같아서 서글픕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두 달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봐요. 김경호 님은 최근 발성법이 좀 잘못된 것 같아요. 갖고 있는 피지컬이 워낙 좋아서 조금만 레슨하면 지금보다 3~4음 정도는 더 올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효진은 요근래 '숏컷'을 자주 올리고 있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영상이 500개가 넘을 만큼 이미 많은 게 준비돼 있고 따라서 동영상 채널을 그만큼 여유있게 운영할 수 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갈고 닦은 영화감독 버금가는 안목과 연출력을 갖추었기에 레슨 동영상을 찍을 때도 촬영 편집 스태프에게 카메라 위치와 조명 등을 직접 잡아준다.

그간 올린 많은 동영상 중에선 '득음훈련소'란 콘텐츠가 가장 애착이 간다고. 현재 편집자와는 3년째 일하고 있다. 그래서 손발이 잘 맞는다. 유명세만큼 악플도 만만치 않다.

"예전엔 욕을 하는 게 많았다면 지금은 조롱으로 바뀌는 경향입니다. 긁는다고 할까요? 갈수록 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들에겐 '(일단)와서 배워봐!'란 딱 한마디만 하고 싶어요."

장효진 트레이너는 매일 2시간 이상 운동한다. 헬쓰(근력 운동)에 집중하고 있으며 집에 관련 기기를 비치해서 하고 있다. 조금만 운동을 하지 않아도 살이 찌는 체질이다. 운동을 안하고 음주를 많이 하던 10년 전엔 165kg까지 나갔다.

비대해진 데엔 술도 원인이었다. 한참 마시던 10년전까진 소주 1박스가 기본 주량일 만큼 엄청난 엄청난 주당이었다. 1365일 중 350일 이상을 마셔댔다. 지금도 혼자 8~9병 이상은 가볍게 마시지만 체중 관리 차원에서 이제 음주는 한달에 1~2번만 하고 있다. 글렌드로냑, 글렌파클라스 등 싱글몰트 위스키를 선호하며 2병은 마셔야 취기가 올 정도. 담배는 태어나 한 번도 피운 적이 없다고.

다이어트 목적으로 최근 11식을 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자신에게 잘 맞는 것 같아 앞으로 계속 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루 한끼지만 대충 먹지 않고 맛있는 곳이 있으면 찾아가서 먹을 만큼 남다른 미식가이기도 하다.

장효진 보컬트레이너는 시계 덕후이기도. 인터뷰 중 그의 손목에서 빛나던 위블로를 찍어봤다.

장효진 트레이너는 시계, 운동화, 피규어 등 여러 분야를 수집하는 덕후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위해 '득음훈련소'를 찾았을 때 그의 손목에선 '위블로'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는 위블로 외에 파텍필립(퍼페추얼 그랜드컴플리케이션), 오데마피게(뚜르비옹) 등 하이엔드의 하이엔드 모델만 10여 종 이상 소장하고 있다. 물론 롤렉스 등은 기본으로 갖고 있다.

시계 외에 신발(운동화) 덕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에어조던 오프화이트 등 120켤레 이상 리미티드에디션을 컬렉션했다. 그가 소장하고 있는 에어조던은 가장 고가로 평가받고 있는 1600만원 대의 최상위 모델이다.

'조 블랙의 사랑', '바닐라 스카이'가 인생영화. 특히 '바닐라 스카이'에 나오는 "인생을 바꿀 기회는 매 1분마다 찾아온다"는 대사는 그의 모토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찍은 감독은 마틴 브레스트와 카메론 크로우지만 감독만으로 놓고 볼 때 장효진이 가장 좋아하는 감독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다.

영화감독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는 장효진 보컬트레이너는 "기회가 된다면 공포물 단편영화를 꼭 찍어보고 싶다"고 했다.

"공포영화 만큼은 한국에서 그 누구보다 잘 찍을 수 있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곤 합니다.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는 원초적인 지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는 지금도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2~3편 이상 영화를 본다. 최근 '나홀로 집에1'을 다시 봤는데 어릴 때 볼 때와 또다른 느낌이라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영화도 본 걸 또 보는 스타일인데 드라마도 무조건 1회는 보려고 합니다. 1화가 재미있으면 계속 보고 임팩트가 없으며 그걸로 끝이죠. 최근 티빙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를 인상깊게 봤어요. 레슨을 받고 있는 서인국김지훈 님이 출연하는 것도 이유이기도 하지만 내용도 탄탄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최근 1년간 본 드라마 중에선 '그해 우리는'을 꼽고 싶어요. 그 자리에서 연속 네 번이나 볼 정도였으니까요."

여전히 만화도 좋아해 열심히 보고 있는데, 최근 '존재'란 웹툰을 특히 재미있게 봤다.

장효진은 아직 미혼, 2살된 고양이 두마리와 함께 지낸다. "아직 결혼 생각이 없어요. 워낙 일에 빠져 사는 워커홀릭이기도 하고."

지난 해에 득음훈련소는 개원 이래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선생도 9명으로 늘었다. 대구, 서울에 이어 여수, 포항, 부산점을 오픈할만큼 끊임없이 사세 확장되고 있다.

보컬트레이닝과는 별개로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 분야를 특화해 '장효짐'이란 헬쓰 유튜브 채널을 오픈한다.

"감사하게도 2023년이 너무 잘됐고. 따라서 2024년은 제게 2025년을 위한 브릿지의 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쉼없이 자기정진을 계속해 보컬트레이닝계의 한 획을 긋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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