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 곧' 김지훈 "박태우, 내가 봐도 '미친X' 같아…뼈 갈아넣어"[N인터뷰]①

안은재 기자 2024. 1. 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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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우가 선입견 깨고 새로운 모습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해 뼈를 갈아 넣었어요."

배우 김지훈이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 금수저 사이코패스 빌런 박태우 역으로 빌런 이미지를 굳힌 소감을 이야기했다.

김지훈은 극 중에서 국내 최고 대기업의 CEO 이자 금수저 사이코패스인 박태우 역을 맡았다.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 빌런 역할로 많은 호평을 받았는데 본인이 직접 보기에는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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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박태우 역
사진 제공=티빙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박태우가 선입견 깨고 새로운 모습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해 뼈를 갈아 넣었어요."

배우 김지훈이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 금수저 사이코패스 빌런 박태우 역으로 빌런 이미지를 굳힌 소감을 이야기했다.

지난 5일 티빙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극본 및 연출 하병훈)는 5화부터 8화까지 공개하며, 8부작 모두를 선보였다. ' 이재, 곧 죽습니다'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이재(서인국 분)가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인생 환승 드라마로 네이버 웹툰 '이제 곧 죽습니다'를 원작으로 한다.

김지훈은 극 중에서 국내 최고 대기업의 CEO 이자 금수저 사이코패스인 박태우 역을 맡았다. 박태우는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이지만, 극 중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로 탄생했다. 김지훈은 박태우의 사이코패스적인 면모를 실감나게 표현해 '역대급 악역'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올해 햇수로 데뷔 23년째를 맞이한 그는 주말극의 황태자에서부터 악역까지 다양한 역할을 통해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김지훈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재, 곧 죽습니다' 및 연기 생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진=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른 선택한 이유는.

▶이야기 자체가 흥미진진했다. 메시지도 감동적이고 울림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박태우 역할이 서사가 부족하다는 핸디캡은 있었지만 그려진 장면들을 잘 표현한다면. 매력적인 악역으로 남겨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박태우를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

▶박태우는 새롭게 만들어진 역할이었다. 참고할 만한 게 없었다. 온전히 대본을 통해 인물을 생각했고, 대본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박태우는 서사가 야박하게 주어졌다. 첫 등장부터 밑도 끝도 없이 차로 때려박고 등장한다. 인물이 자극적이고 나쁜 악행을 저지르는 신들로 대부분 구성됐다. 서사라고 하면 과거 회상에 있어서 동생과의 관계, 아빠와의 관계들이 있었다. 나는 박태우를 만화가 아니라 현실로 인물을 만들어내야 했다. 시청자들이 인물을 더 무섭게 받아들이려면 실제하는 무언가처럼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어떤 노력을 했나.

▶'이 친구는 왜 이럴까'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세상에 모든 사람이 법을 지키면서 건전한 마인드로 살아가지는 않는다. 그 사람들은 자신만의 이유가 있다. 박태우는 사람을 죽이는 데 희열을 느끼는 인물인데, 그에게서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작품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드라마는 가짜지만 사람들을 몰입하게 해야 한다. 모든 게 훌륭해도 연기자가 숨이 넘어가는 장면인데 여유로워 보이면 긴박감이 전달되지 않는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갈아넣으려고 했다. 또 비행기 폭발 장면이 힘들었다. 다 그린 스크린에서 허공에 매달려 촬영한 것인데 CG를 입히니 비행기에서 촬영한 것처럼 리얼하게 나왔다. 드라마 CG 완성도에 감탄했다. 나는 와이어에 매달려서 계속 돌았다. 그것을 몇날 며칠 돌리면서 촬영했다. 어지러움에 취약한데 미치겠더라. 촬영을 여러 각도로 찍어야 하다보니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다.

-과거 '주말극의 황태자'란 수식어가 있었는데, 최근 다양한 작품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빌런' 이미지에 대한 쾌감도 있을 것 같다. ▶일단 기본적으로 저에게 가진 선입견을 알고 있었다. (박태우는) 선입견을 깰 수 있는 역할이었다. 최근 저의 악역을 관심있게 봐주신 분들도 있지만 아직 못본 분들도 있다. 완전히 그런 선입견을 깬 것 같지는 않았다. 계속 이렇게 선입견을 깨고 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뼈를 갈아 넣었다.

사진=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 빌런 역할로 많은 호평을 받았는데 본인이 직접 보기에는 어땠나.

▶저에게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이 역할을 통해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정말 연습을 많이 했다. 살의를 품고 살인을 하고 누군가를 죽이고 희열을 느끼는 것이 제 삶에서는 없는 일이다. 인간으로서 없는 일인데, 그것을 저에게 입력을 시켜야 했다. 거울을 보면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지을 리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어떻게하면 진짜 그렇게 보일 수 있을까 연습했다. 열심히 했고 제가 봤을 때도 '미친X 같네?'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악역 이미지 고착화는 걱정되지 않나.

▶악역 이미지는 10년 전의 나에게는 상상도 못했을 이미지다. 어쨌든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게 칭찬할 만한 일이다. 힘들게 만든 이미지는 고착되고 난 후에 깨기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걱정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다음 작품은 무엇을 할지 모른다. 저에게 주어진 이야기 중에서 좋은 이야기를 고르다보니 결과적으로 악역을 여러번 하게 됐다.

-과거 예능 '크라임신'에서 명 연기를 펼쳤는데, 그때 경험이 빌런 연기에 도움이 됐나

▶'크라임신'은 예능이었지만 연기자로서 순발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크라임신'은 역할과 상황만 주어지고 그 외의 모든 게 즉흥이었다. 메소드 연기를 '찍먹'(찍어서 먹기)해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 >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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