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첫날부터 크게 흔들린 일본…참혹한 지진 현장을 가다

심영구 기자 2024. 1. 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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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스프] 물자 부족에 강추위까지 겹친 노토 반도

새해 첫날, 대형 지진이 일본 서부 지역을 덮쳤습니다. 지진의 여파는 우리나라 동해안까지 위협했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의 악몽이 떠오르는 노토 반도 강진. 피해 현장에 급파돼 취재했던 도쿄 박상진 특파원을 연결합니다.
 

새해 첫날 일본이 흔들렸다

Q. 새해 시작부터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도 무척 긴장하게 하는 뉴스였어요. 이번 지진 얼마나 강력했습니까?

A. 2011년에 동일본 대지진 사망자가 1만 8천여 명으로 아주 많았었는데요. 지진 사망자가 100명을 넘은 것은 276명이 숨졌던 지난 2016년 구마모토 지진 이후에 처음입니다. (노토 반도 지진 사상자 [9일 오후 2시 기준] : 사망자 202명, 부상자 565명, 실종자 102명) 재산 피해는 일본 현재 한 기업의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잠정적 추계이긴 하지만 우리 돈으로 7조 5천억 원 정도의 아주 큰 피해가 난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Q. 진앙지는 노토반도라는 곳이었죠. 피해지역이 꽤 넓잖아요. 어느 정도나 넓죠?


A. 노토반도를 보면 상당히 툭 튀어나와 있는데 그 일대 전체가 거의 다, 지역으로 따지면 이시카와현, 도야마현, 후쿠이현, 니가타현까지 일대 4개 현 자체가 전체적으로 피해가 났기 때문에 상당히 광범위한 범위의 피해였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게 1월 첫날, 1월 1일 오후 4시 10분이었는데요. 당시 저는 도쿄지국 근처인 도쿄의 신바시라는 지역에 있었는데 갑자기 뭔가 진동 같은 게 느껴졌고 일본 언론 등에서 푸시 문자들이 계속 들어오더라고요.

처음에 (도쿄에서) 고마츠 공항을 출발해서 이시카와 와지마시로 출발했거든요. 내륙을 따라가다가 이게 막혔다 싶으면 다시 해안으로 갔다가 해안이 또 막혔다 싶으면 내륙을 왔다 갔다 하면서 한 30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을 했고 (공항에서 와지마시까지) 차량으로는 한 2시간에서 3시간 정도면 간다라고 얘기들 하더라고요. 실제로 갈 수 있는 시간보다 몇 배가 더 걸린 거죠. 그리고 와지마시에서 다시 가나자와시로 내려왔다가 아까 그다음 날에는 시카마치라는 곳이 있습니다. 전국에서 진도 7이 났던 유일한 지역인데요. 그 지역에서 취재를 하고 또다시 돌아오고 이런 식으로 동선이 움직여졌죠.

Q. 영상을 보니까 취재 차량이 아주 아슬아슬하게 도로를 지나가더라고요?

A. 갈라진 옆 길로 정말 차량이 아슬아슬하게 옆에는 낭떠러지가 있을 정도로 지나갔는데, 잘못하다가는 낭떠러지로 떨어지거나 아니면 잘못하면 이쪽으로 바퀴가 빠지거나 두 개 중에 있는 상황이라 그거를 피해서 가야 되기 때문에 제가 내려서 유도를 했던 거예요. 도로가 완전히 뒤틀려 있거나 완전히 무너져 있기 때문에 가다가 차량들도 구멍에 박혀서 아예 서 있는 상황들도 꽤 많았고 차량 운전자는 없고 그냥 세워져 있는 차들도 길거리에 꽤 있었거든요. 어떤 길은 완전히 산사태로 다 무너져 있어 가지고 아예 막혀 있거나 아니면 큰 돌이 있어서 갈 수도 없고요.
 

모든 것이 무너졌다…처참했던 피해현장


Q.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이 와지마시였는데 직접 본 피해 현장은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A. 7층 건물이 완전히 옆으로 무너져 있는 그것이 충격적이었는데 정말 '아'라는 이 소리 정도밖에 안 나올 정도로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 나무가 뿌리째 뽑힌 것처럼 완전히 옆으로 넘어가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도대체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라는 얘기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거기 지역이 이시카와 현인데도 오사카에서 온 소방관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더라고요. 인력이 부족하니까 전국 각지에서 소방관들이나 구조 인력들이 모여서 하고 있었는데 파란색으로 가림막을 치더라고요. 아마 사망자가 나오는 상황이었다고 저희들은 생각했습니다.

그 인근에는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아침 시장이 있었거든요. 지진으로 인한 화재로 해서 200여 채의 가옥이 모두 다 타버렸습니다. 축구장으로 따지면 한 7개 분량 정도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갔을 때는 일대가 완전히 다 타 있었고 불은 다 정리가 됐는데도 하얀색 연기는 계속 피어오르고 있었고 상당히 매캐한 냄새가 지속되고 있었거든요. 헬기 소리들이 계속 들리고 워낙 범위가 넓다 보니까 거의 이건 전쟁터 수준으로 바닥에는 깨진 유리 돌 그리고 이런저런 도구들이 있어서 상당히 걷는 데도 좀 불편했었고…

일반 집들은 말할 것도 없죠. 지붕까지 폭삭 주저앉아 가지고 완전히 세간살이나 옷이나 이런 것들이 다 밖으로 나와 있고 이불도 다 밖으로 튀어나와 있고 그런 상황이고 전봇대도 부러져 가지고 전선들이 땅에 막 돌아다니니까 비가 오고 이렇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야마구치|지진 피해자
설날이라 아들과 손자들이 왔는데 도망가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도착을 하자마자 차에서 내렸는데 너무 시끄러운 거예요. 계속 경적 소리가 울려서 위험한 상황이어서 누가 경보를 울리는 건가라고 생각을 했는데 거기서 소리가 나는 쪽을 찾아갔더니 그 차 위에 집이 무너지면서 그 차를 누르면서 일종의 클랙슨 부분을 (쓰러진) 집이 누른 거죠. 그래서 계속 그 소리가 들리는 거였거든요.

그 앞에 있는 7층 건물 무너진 것도 구조도 바쁜 상황이고 이 집을 어떻게 해야 될지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손을 못 대고 있는 상황이더라고요. 하루 종일 취재하면서도 그 소리가 귓가에 계속 맴도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시카와현의 중심 도시라고 하면 가나자와시라는 곳인데요. 1년에 관광객만 한 1천만 명 이상이 오는 아주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일본의 3대 정원이라고 하는 '겐로쿠엔' 그리고 '가나자와 성'이 있는데요. 가나자와 성도 이번에 성벽이 무너져가지고 평소 같으면 사람들로 상당히 북적대야 되는 상황인데 너무 썰렁해서 사람들이 없었고 일부 (관광객들만) 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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