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신경숙 영미권에 소개한 작가… 한국 여행서 찾은 ‘한국식 행복’[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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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지트워.
그간 한국 문학 관련 뉴스들을 유심히 봐온 독자라면 한국 문학 에이전트인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책은 문학을 고리로 한국과 사랑에 빠진 지트워가 곳곳을 탐방하고 쓴 여행 에세이다.
지트워는 "한국을 갈 때 그들의 관습을 익히는 것은 단순한 존중의 표현이 아니라, 그 나라에 다가서기 위한 첫 번째 열쇠"라고 이야기하며 주저함 없이 한국을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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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지트워 지음│신윤경 옮김│문학수첩
바버라 지트워. 그간 한국 문학 관련 뉴스들을 유심히 봐온 독자라면 한국 문학 에이전트인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시작으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한강의 ‘채식주의자’ 등 유수의 한국 작품들을 영미권에 소개해왔다.
책은 문학을 고리로 한국과 사랑에 빠진 지트워가 곳곳을 탐방하고 쓴 여행 에세이다. 여느 외국인의 평범한 한국 여행기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트워는 다수의 한국인들도 아직 가보지 않았을 법한 구석구석을 모두 찾아다닌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이미 다 알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여행기는 서울에서 시작해 경북 청도군에 있는 운문사, 경남 산청군의 동의보감촌, 전남 진도군의 진도개테마파크 등 이리저리로 뻗는다.
지트워는 “한국을 갈 때 그들의 관습을 익히는 것은 단순한 존중의 표현이 아니라, 그 나라에 다가서기 위한 첫 번째 열쇠”라고 이야기하며 주저함 없이 한국을 받아들인다. 길을 걷다 갑자기 국선도 수련원에 들어가 수련에 동참하는가 하면 제주에선 해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보말죽을 맛본다. 연꽃밭 한가운데 자리 잡은 한 식당에서 짚을 엮어 만든 거적을 깔고 앉아 삼계탕을 먹기도 한다.
“한국인은 친구, 손님, 가족, 때로는 낯선 이에게도 반드시 밥을 먹여야 하는 사람들이다”라고 한국인에 대해 평하고, 숯으로 만들었다는 ‘숯 치약’을 스무 개나 샀다는 부분은 독자로 하여금 피식, 웃음 짓게 한다.
문학 에이전트의 에세이답게 한국 문학에 관련한 이야기들도 흥미롭게 펼쳐낸다. “다른 언어로 번역된 내 작가의 책이 사무실에 도착”하는 “이 새로운 발견의 순간 가슴에서 솟구치는 흥분감을 사랑한다”는 저자는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작품에 대해선 “제목을 듣는 순간 이미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고,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에 관해선 “지금껏 읽어본 어떤 소설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획기적이었다”고 말한다.
책의 또 다른 축은 음식이다. 한식 사랑을 고백하는 저자는 각 챕터 말미에 우리 문단의 작가들이 저자에게 소개하는 특별한 음식 레시피와 에피소드를 담았다. ‘아몬드’를 쓴 손원평 작가의 계란 간장밥, ‘부서진 여름’ 이정명 작가의 파전 레시피 등이 그것이다.
외국인 저자인 탓에 사실관계에 다소 어긋나는 부분도 있다. 유치원, 어린이집의 수가 적어 조부모가 아이들을 돌본다거나 취업을 지원할 때 첫 번째 질문이 부모님 직업이라는 내용 등은 사실과 다르다. 그럼에도 책엔 저자의 한국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겨 있어 사랑스럽다. 서양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의 새로운 모습은 우리가 잊고 살았던 한국에서의 ‘행복’을 일깨운다. 200쪽, 1만4000원.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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