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군 美 유조선 나포...백악관 “용납 못할 도발 행위 규탄”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4. 1. 1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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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11일 오만만(Gulf of Oman)에서 나포했다고 밝힌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 2020년 10월 일본 도쿄만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로이터(니무라 다이스케 제공)

이란이 오만만(Gulf of Oman)에서 미국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주장한 11일, 백악관은 “이번 나포를 규탄한다. 이란 정부는 즉각 배와 선원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런 도발적이고 용납될 수 없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이란의 우려스럽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모든 행위를 억지하고 대처하기 위해 동맹과 파트너,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날 이란 해군이 오만만 해역에서 이란 법원의 명령에 따라 이란 석유를 미국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도 이란이 유조선을 나포한 사실은 확인했다. 이 유조선은 미국 투자회사 소유지만 선적이 마셜제도이기 때문에 미국 측은 ‘미국 유조선'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유조선 운영은 그리스 회사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조선은 지난해 4월 이란 원유 거래에 참여한 혐의로 미국 법무부에 억류된 적 있다. 당시 ‘수에즈 라잔'이란 이름을 쓰고 있던 유조선에는 80만 배럴, 5600만 달러(약 736억원) 상당의 원유가 실려 있었다. 미국 법무부는 이 배가 이란산 원유의 거래를 금지한 미국 독자 제재를 어겼다고 판단해 워싱턴DC 법원에 선박회사를 기소했고, 회사 측이 유죄를 인정하면서 원유 판매대금은 미국 정부에 몰수됐다.

이후 ‘세인트 니콜라스호'로 이름을 바꾸고 운항하던 유조선은 이날 튀르키예 정유업체에 운송해 줄 원유를 싣기 위해 이라크 바스라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가, 이란으로 향하던 길에 나포됐다고 AP 등 외신은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이란과 미국 간의 긴장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지난 9일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미사일과 드론 등으로 공격했다가, 미군 중부사령부의 반격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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