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본고장 미국서 수익성·브랜드파워 모두 잡은 현대차·기아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친환경차와 고급차, RV 등 고부가가치 차량을 많이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거둔 것이 아니라 수익성과 브랜드의 힘이 모두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다.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2023년 연간 판매실적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65만 2821대를 판매하며 미국 진출 후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2023년 총 87만 370대를 판매, 처음으로 연간 판매 80만대 벽을 가뿐히 넘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6만 9175대로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 역대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 기아 역시 78만 2451대로 2021년 기록을 넘어 최다 판매를 경신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실적은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타 업체들의 공급부족으로 인한 일시적 반사효과가 아니라, 높아진 상품성과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고, 사랑받는 자동차 브랜드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성과다.
현대차ㆍ기아의 2023년 기록적 판매를 이끈 것은 단연, 미국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친환경차와 고부가가치 차량인 △고급차(제네시스) △RV 부문에서의 선전이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브랜드력이 본질적으로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현대차ㆍ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52.3% 증가한 총 27만 8122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2021년 184.8%의 폭발적인 고성장을 기록하며 미국 시장에서 처음 친환경차를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한 뒤, 2년만에 판매량이 다시 2.7배 늘었다.
그 결과 현대차ㆍ기아의 미국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020년 3.2%에서 지난해 16.8%까지 5배가 넘게 상승했고, 미국 친환경차 시장 내 점유율도 2021년부터 3년 연속 20%를 넘겼다.
지난해 현대차ㆍ기아는 9만 4340대의 전기차를 판매, 전년보다 62.6% 증가를 기록해 전체 친환경차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22년 8월 이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여파로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음에도 높은 상품성을 바탕으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현대차ㆍ기아의 전기차 모델은 '2022년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된 아이오닉 5다. 아이오닉 5는 지난해 연간 3만 3918대가 팔려 본격 판매 첫해인 2022년 대비 47.6%나 판매가 증가했다. '2023년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한 기아 EV6는 1만 8879대를 기록해 두번째로 많이 판매됐으며, △아이오닉 6가 1만 2999대 △니로 EV가 1만 2157대 △코나 일렉트릭이 8866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 플래그십 전기차 EV9은 판매가 본격화된 지난해 12월 1113대로 월간 판매 1000대를 넘겼다. 특히 EV9은 미국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3열 대형 SUV 차급에 속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향후 판매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현대차ㆍ기아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HEV 모델(PHEV 포함)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유지, 지속적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HEV 모델은 지난해 현대차ㆍ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친환경차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차ㆍ기아는 지난해 총 7종(현대차 4종, 기아 3종)의 HEV 모델을 판매, 전년 대비 47.8% 증가한 18만 3541대를 팔았다.
제네시스가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현대차ㆍ기아의 미국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핵심 요인이다. 지난해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전년 대비 22.6% 증가한 6만 9175대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14개월 연속 전년 대비 판매 증가를 달성했고, 지난해 2월부터는 11개월 연속 두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현대차ㆍ기아의 RV 모델은 총 121만 8108대로 전년 대비 15.9% 증가했다. 2022년 처음으로 연간 100만대를 넘긴 뒤, 지난해에 두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하며 RV 판매가 더욱 늘었다. 판매 비중도 73.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8년 소형 SUV 모델인 코나와 니로의 판매가 본격화되며 처음으로 RV 비중이 50%를 넘겼고, 텔루라이드ㆍ팰리세이드 등 새로 선보이는 RV 모델들이 잇따라 성공적인 판매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ㆍ기아의 미국 판매 RV 차종 수도 2018년 9개에서 지난해 20개로 2배 이상 늘렸다.
2021년부터는 볼륨 차종이었던 투싼ㆍ싼타페ㆍ스포티지ㆍ쏘렌토 등이 세대 변경을 거치며 꾸준한 인기를 얻은 데다, HEV 모델까지 추가되며 RV 모델의 판매가 급격히 늘었다.
현대차ㆍ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달성한 연간 150만대 판매는 수치적 측면에서도 큰 성과지만, 이제는 현대차ㆍ기아가 값싸고 효율이 좋은 소위 '가성비'가 좋은 브랜드가 아니라, 품질과 상품성, 브랜드력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기꺼이 열게 하는 '최선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LA(미국)=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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