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비켜"…이더리움이 더 주목받는 이유
증권성 이슈가 걸림돌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 호재인데 왜 이더리움이 더 오르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된 지난 11일 코인 시장에 퍼진 의문이다. 실제로 이더리움과 그의 형제 코인들인 이더리움클래식, 아비트럼 등은 ETF 승인 직후 비트코인보다 최대 10배 넘게 올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 시대가 전날 개막한 가운데 알트코인 대장주이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이 더 주목받고 있다. 제도권인 미국 증시에 입성한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의 상승률이 더 높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근거는 3가지다. ▲덴쿤 업그레이드(1월 17일) ▲이더리움 현물 ETF 5월 승인 전망 ▲비트코인 대비 3년래 저점 등이다.
우선 업그레이드는 그간 이더리움 가격 상승을 유발했던 대표 재료다. 특히 5일 앞으로 다가온 덴쿤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고질적 한계로 꼽혔던 확장성 개선과 거래 수수료 감소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주목 받아온 이벤트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로 코인 시장 전반에 유입된 투자 수요와 맞물려 더 큰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 현물 ETF 승인 후 일주일도 안 돼 덴쿤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재단은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시간으로 오는 17일 오후 3시 32분 골리 테스트넷에서 덴쿤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더리움 업그레이드는 가장 중요한 확장성에 대한 업그레이드"라며 "확장성까지 개선한다면 경쟁 블록체인 대비 우위를 다시 한번 홍보할 수 있어 다른 업그레이드보다 시장이 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오는 5월 승인이 점쳐지는 이더리움 현물 ETF도 상승 원동력이다. 지난해 비트코인을 두 배 넘게 띄운 현물 ETF가 다음 주자인 이더리움 가격도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에서다. 실제로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기 전부터 이미 '이더리움 강세론'이 퍼지기도 했다.
승인 가능성도 유력한 상태다. 비트코인이 탔던 '선물 ETF→현물 ETF' 과정을 이더리움도 그대로 따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시점을 오는 5월로 보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 선물 ETF는 지난 2021년 10월 미국에서 정식 출시됐으며, 현물 ETF는 이후 27개월 만인 전날 승인됐다. 이더리움 선물 ETF는 지난해 9월 출시됐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이더리움 현물 ETF는 비트코인 현물 ETF와 밧줄로 묶여있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고, 이더리움 ETF가 거절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비공식 채널을 통해 들은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은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저평가 구간이 지속된 점도 강세론을 뒷받침한다. 최근 시장 지표에 따르면 이더리움 시가총액(시총)은 비트코인 대비 3년래 저점이다. 이더리움 대표 경쟁자인 솔라나와 아발란체 시총 합과 비교해 봐도 상대적 저평가 구간인 상태다. 이는 곧 투심과 가격이 반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음을 시사한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더리움 중심으로 수급이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비트코인/이더리움 가격 비율은 지난 2022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이 상대적 가격 이점을 갖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증권성 이슈'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실제로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이더리움이 지분증명(PoS)으로 바뀌면서 증권일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시사한 바 있다. SEC 또한 이더리움 스테이킹 대행 서비스가 증권성을 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연구원은 "이더리움은 비트코인보다 복잡한 자산이란 점에서 당국과 협의해야 될 부분이 더 많을 수 있다"며 "이더리움의 증권성에 대해 SEC 입장이 여전히 모호한 점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달리 스테이킹이 가능한 가상자산"이라며 "스테이킹을 진행하는 이더리움이 현물 ETF로 출시되기 위해서는 당국과 투자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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