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P.S 의욕 '활활' 사파타 "한국 안 춥냐고? 추운게 낫지!"
(MHN스포츠 고양, 권수연 기자) 열정의 나라, 스페인에서 온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가 한국의 포스트시즌(P.S)을 향한 각오를 다시 한 번 불태웠다.
지난 11일,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팀리그 2023-24' 5라운드 6일 차 경기에서 블루원리조트가 휴온스를 세트스코어 4-2(11-5, 9-5, 9-15, 1-9, 11-0, 9-1)로 꺾으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이 날 승리는 중복우승을 거둔 에이스는 없었지만 엄상필, 사파타, 서한솔, 김민영, 강민구, 스롱 등 각 팀원들이 균형있는 경기력으로 승리를 짜냈다.
사파타는 주장 엄상필과 더불어 남자 복식에서는 황금콤비로 대부분의 팀리그 첫 경기를 진두지휘한다. 올 시즌 단복식수 총합에서만 리그 전체 상위 10위 안에 드는 70경기를 치렀다. 승수에서는 전체 8위, 단식 33경기에 17승 16패를 책임지고 복식은 18승 19패(승률 50%, AVG 1.743)를 기록했다. 강민구와 함께 블루원리조트에서는 든든한 남자부 투탑 에이스로 어깨가 무겁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던지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는 그야말로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이었다. 이 날 경기 후 MHN스포츠와 만난 사파타는 "이번 라운드를 치르며 계속 한 세트 지고 이기고 하고 있지만 오늘 경기력은 만족한다. 3세트는 최성원 선수가 너무 잘쳤기에 부담감이 있었지만, 일단은 팀의 승리가 중요하다"고 복기했다.
PBA는 올 시즌부터 P.S 진출 룰을 변경했다. 전후반기 리그 우승, 준우승팀에게 티켓을 주는 방식에서 각 라운드별 우승팀에게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때문에 어느정도 승점을 모으고 나머지 클러치 한두경기에 올인하는 지난 방식에서, 매 라운드 한 경기 한 경기에 목을 매야 P.S 고지가 보인다.
사파타는 이에 대해 "흥미진진하지만 부담이 있기도 있다. 매 경기가 다 중요하게 느껴진다"며 "이번 라운드는 NH농협카드가 중복 우승하며 한 자리가 더 생겼기에 네 팀(블루원리조트, SK렌터카, 웰컴저축은행, 하나카드)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집중력이 필요하기에 훨씬 더 재밌게 느껴진다"고 호평했다.
블루원리조트는 9개 팀 중 유일하게 전력 변화가 없다. 22-23시즌 우승 멤버를 그대로 끌고왔다. 이에 대해 경기력 차이가 있는지를 묻자 그는 "지난 시즌 우승도 플레이오프 막차를 탔고, 그 전 시즌도 마찬가지다. 사실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고 신중하게 답했다.
다만 팀 내부에서 에이스의 흔들림은 있었다. 사파타는 "스롱 피아비가 일련의 사건 이후 힘들어하는 것 같기는 했다"며 "때문에 팀끼리는 경기시간 외적으로 최대한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하고 계속 게임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은 스롱이 자신감을 좀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사파타는 "꼭 포스트시즌에 가고싶다"는 말을 말미에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블루원리조트는 22-23시즌 팀리그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으로 우승컵을 든 '디펜딩챔피언'이다. 당시 우승으로 고향 스페인에는 그의 이름을 딴 당구장까지 탄생했다.
다만 스페인의 당구장은 한국의 상업적 당구장과는 성격이 다르다. 사파타는 "새로 지어서 인테리어 부분에는 아직 더 힘써야 한다"며 "(스페인의 당구장은) 한국과 좀 달라서 한국의 공공체육관 같은 느낌으로 쓰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시즌이 길다보니 그는 현재 몇 가지 스킬을 보완하고 있다. 장점인 포지션 플레이의 강화도 숙제다. 그는 "현재보다 몸무게를 5kg가량 더 감량하면 컨디션도 더 좋아질 것 같다"며 "포지션 플레이의 보완과 더불어 볼 스피드 조절에 좀 더 힘을 쓴다. 또 난구풀이를 할 때는 타 선수들의 영상을 많이 뒤져보며 경기에 적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PBA리그를 치르기 위해 한국 생활을 감내한지도 벌써 4년 차에 이르렀다. 스페인은 기본적으로 1년 내내 기후가 온화한 국가다. 때문에 더운 나라에서 온 선수들은 한국의 가을~겨울에 걸친 서늘한 날씨, 혹한을 매우 어려워하기도 한다. 겉옷 하나 걸치지 않고 반팔로 나선 사파타는 달랐다.
"스페인의 40도 찜통 더위보다는 한국의 추위가 낫다"는 말은 오히려 후련해보이기까지 했다.
원년 시즌에는 대체로 맵고 짠 한국 음식, 고기를 우리는 등 향이 진한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팀원들과 함께 칼국수 등을 먹으러 다닐 정도로 타지 문화에 잘 녹아들었다. 단, 아직까지도 매운 음식은 좀 어렵다고.
끝으로 그는 이번 팀리그에도 함께 고생하는 팀원들에게 "현재 라운드, 지금까지 너무 좋은 경기를 해왔다"며 "여남은 경기도 변함없이 화이팅해서 '디펜딩챔피언'인만큼 꼭 포스트시즌에 함께 가자"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 MHN스포츠 DB,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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