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숨진 배우 故 이선균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선다. 그가 숨진 지 16일 만이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가칭, 이하 연대회의)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를 발표한다.
연대회의는 이선균 사건의 실체 파악을 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영화·문화계 종사자 단체 등 약 30곳이 참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선균과 영화 '기생충'에서 호흡을 맞춘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민규동 감독, 이원태 감독, 가수 윤종신, 배우 최덕문 등이 참석한다. 최초 참석자 목록에는 없었던 장항준 감독과 배우 김의성 및 문화예술단체 간부 및 회원들도 추가 합류했다.
이에 따라 성명 발표에는 성명 발표에는 봉준호, 장항준, 민규동, 이원태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의성, 최덕문, 가수 윤종신,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 이사장,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 영화수입배급협회 정상진 대표,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정상민 부대표, 한국영화마케팅사 협회 이주연 대표, 여성영화인모임 김선아 대표, 한국영화감독조합 민규동 대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송창곤 사무총장,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배대식 사무총장, 한국연예제작자협회 김명수 본부장,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이남경 사무국장, 한국영화감독조합 장항준 감독, 여성영화인모임 소속 곽신애 대표 등이 함께하게 됐다.
앞서 연대회의 측은 "고(故) 이선균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수사당국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언론의 자정 노력과 함께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 삭제 요구, 문화예술인의 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재개정 등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연예계도 힘을 합쳤다. 제작발표회 및 인터뷰 등 공식 일정들이 일부 조정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 측은 12일 오전 11시 예정됐던 제작발표회를 오후 1시로 변경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에 출연했던 배우 수현의 인터뷰도 미뤄졌다. 수현의 인터뷰는 당초 12일 오전부터 예정돼 있었으나 오후 2시 30분으로 인터뷰 시작 시간을 옮겼다.
한편 이선균은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에 세워둔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8세. 이선균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세 차례 소환 조사에서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유흥업소 실장 A씨가 건넨 약물을 수면제로 알고 투약했을 뿐 마약을 할 의도가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이선균은 소변을 활용한 간이시약 검사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2차 정밀 감정에서도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다. 사망 전날에는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하기도 했다.
장례식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아내와 두 아들 및 유족들과 함께 봉준호 감독과 설경구, 문정희, 유해진, 이성민, 김의성, 정우성, 류승룡, 조진웅, 공효진, 김동욱 등 동료 배우들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 광주 삼성 엘리시움에 봉안돼 안식을 맞았다.
이후 지난 3일 이선균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루머와 허위사실 등이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며 "관련 자료 수집에 들어갔고. 동시에 법적대응을 진행키로 했다. 향후 모든 상황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3개월여간 이어진 일부 매체의 이선균을 향한 악의적이고 무분별한 보도에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한다. 마지막까지 공정한 경찰 수사 결과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을 바랐으나,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에 하나씩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자 한다"면서 "전날 당사는 지난달 27일 밤 허위 내용을 사실인 양 보도한 기자를 고소했다. 해당 기자님께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이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 성실히 임해주실 것을 요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