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바둑 두던 이웃 살해?…"자고 일어나니 죽어있었다" 60대男 항변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처음 만난 남성과 바둑을 두다 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검찰청은 지난 11일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진재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60대 남성 A씨의 살인 혐의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처음 만난 남성과 바둑을 두다 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A씨는 지난해 7월 8일 오후 서귀포시 한 주거지에서 60대 남성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건물에서 홀로 지내던 이들은 사건 당일 처음 만나 식당에서 소주 3병을 나눠 마신 뒤 A씨 주거지에서 술자리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튿날 B씨는 숨진 채 발견됐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가슴과 목 등을 9차례 흉기로 찔린 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A씨가 자신의 주거지에서 B씨와 술을 마시며 바둑을 두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다투다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것으로 판단해 그를 기소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여러 차례의 폭력 전과가 있음에도 알코올 관련이나 자신의 범행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아 엄벌이 필요하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처음 만난 남성과 바둑을 두다 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정소희 기자]

또 이들이 처음 만나 식사와 술을 함께 하고 바둑은 둔 점 등을 토대로 A씨가 B씨를 살해할 동기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사람이 죽어있었다. 휴대전화를 찾다가 2층 집주인에게 가 신고를 해달라고 했다. 같이 술을 마셨던 분이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프다"고 항변했다.

A씨 측 변호사 역시 "검찰은 사건 당일 이들이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옆집 거주자 진술을 근거로 사망 시각을 특정했으나 해당 진술은 일관적이지 않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