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워크아웃 개시…동의율 96.1% 달해

12일 최종 집계 결과 압도적 동의
전날인 11일 오후 이미 75% 넘어

태영건설의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개시가 압도적 동의율로 통과됐다.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안건이었던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관련 결의서를 11일 자정까지 접수했으며, 그 결과 동의율 96.1%로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됐다고 12일 밝혔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는 전날 오후 6시께 이미 가결 요건인 동의율 75%를 달성해 사실상 결정된 상태였다.

최종 워크아웃 개시 결정에 따라 ‘태영건설 금융채권자협의회(이하 협의회)’는 4월 11일까지 모든 금융채권에 대하여 상환을 유예(주채권은행이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1개월 연장 가능)하고, 외부전문기관을 선정하여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실사 및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다.

실사 및 평가 결과 태영건설의 정상화 가능성이 인정되고 계열주 및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한다고 판단되면, 주채권은행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하여 협의회에 부의하고 의결 절차를 진행한다.

‘기업개선계획’은 이해관계자간 공평한 손실분담의 원칙하에,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강도 높은 자구계획, 금융채권자의 채무조정 방안, 신규자금 조달 방안 등을 포함할 예정이라고 협의회는 밝혔다.

또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장별로 PF대주단은 PF대주단협의회를 구성한다.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사업장 중 분양이 완료된 주택 사업장이나 비(非)주택 사업장은 당초 일정대로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분양 진행 중인 주택 사업장은 분양율을 높여 사업장을 조기에 안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사업장의 경우 사업성과 실행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기 착공 추진 ▲시공사 교체 ▲사업 철수 등 처리방안을 신속 결정한다. 대주단 등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자금관리단을 구성해 태영건설에 파견, 자금집행도 관리할 예정이다. 태영건설과 PF사업장의 자금 관리를 독립적·객관적으로 관라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협의회 측은 “워크아웃 개시를 결의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과 책임이행 방안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행하겠다고 대국민 앞에 약속한 것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면서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협의회의 거듭된 자구계획 이행 요구는 태영 측이 작년 12월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직후 약속 불이행 등 논란을 야기했기 때문에 나왔다. 워크아웃 신청 하루만인 지난달 29일 태영그룹 측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태영건설이 아닌 지주사 채무 상황에 썼는데, 이 사실이 드러나 채권단의 공분을 샀다.

이에 지난 3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채권단 대표로 나서 “태영 측이 당초 약속한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은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압박하며 위기감은 고조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4일 신년 기자간담회서 “태영건설이 아닌 오너 일가(를 위한)의 자구 계획”이라며 “자기 뼈가 아닌 남의 뼈를 깎았다”는 표현까지 쓰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럼에도 태영 측은 요지부동이었고, 결국 대통령실까지 나섰다. 5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매일경제에 “태영건설이 계속 무성의하게 나오면 워크아웃으로 못 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압박했다. 결국 6~7일 주말 사이에 태영 측은 기존 자구책 모두 실행 및 추가 자구안 제출을 준비했고, 8일 백기투항하면서 워크아웃 개시가 긍정적으로 점쳐졌다. 9일 윤세영 태영건설 창업회장 등은 기자회견을 자처해 기존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하는것은 물론, 티와이홀딩스 및 SBS 지분까지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추가 자구책까지 발표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대형 지주사 계열 금융기관은 물론 제2금융권까지 모아 워크아웃 개시 동의를 얻어내기 위한 설득에 나섰고, 결국 11일 결국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압도적 동의로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