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채권단 96.1% 동의…4월11일까지 자산부채 실사

박채영 기자 2024. 1. 1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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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KDB산업은행이 5대 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주요 채권단을 재소집해 태영그룹의 추가 자구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태영그룹 사옥 모습. 2024.01.10 문재원 기자

태영건설이 채권단의 96.1%의 동의를 얻어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절차)에 돌입했다. 채권단은 앞으로 3개월간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실사를 진행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2일 “채권단이 동의율 96.1%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개시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포함해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 올린 안건들에 대한 채권단의 결의서를 전날 자정까지 접수 받았다.

산업은행에 채권액을 신고한 기관을 기준으로 최종 집계한 결과 채권단 규모는 512곳, 채권액은 21조7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채권단 규모는 기존에 알려진 609곳보다 줄었다.

산업은행은 “협의회가 워크아웃 개시를 결의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과 책임이행 방안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행하겠다고 대국민 앞에 약속한 것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며 “계열주(오너일가)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됨에 따라 채권단은 외부 전문 기관을 선정해 3개월간 태영건설의 자산부채실사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실사가 진행되는 4월11일까지 태영건설의 모든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된다. 기업개선계획에는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자구계획, 금융채권자의 채무조정 방안, 신규자금 조달 방안 등이 포함된다.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해서는 PF대주단이 사업장별로 ‘PF 대주단 협의회’를 꾸려 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사업장 중 분양이 완료된 사업장은 당초 일정대로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분양 진행 중인 주택 사업장은 분양율을 높여 사업장을 조기에 안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업성과 실행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기 착공 추진, 시공사 교체, 사업 철수 등 처리방안을 신속하게 확정하여 대주단 등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협의회도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과 책임이행 방안을 계획대로 이행한다면, 태영건설의 PF사업장을 포함하여 기존 공사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크아웃 동의하지 않은 3.9%의 채권자는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는 찬성 채권자와 반대 채권자가 합의하면 태영그룹이나 제3자가 반대 채권자의 채권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채권단은 실제로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채권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동의하지 않은 3.9%의 채권자 대부분은 반대표를 행사한 것이 아니라 결의서를 아예 보내지 않은 소액 채권자였다”며 “결의서를 안 보낸 채권자도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대매수청구권을 청구할 때는 채권에 청산가치가 적용돼 채권자 입장에서도 원래 빌려준 돈보다 훨씬 더 적은 돈만 돌려받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후속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향후 태영과 채권단은 후속 절차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와 협력업체, 수분양자 등에게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태영건설 주가는 이날 급락 마감했다. 태영건설은 그동안 ‘워크아웃 개시’를 재료로 급등세를 보였는데, 막상 워크아웃이 결정되고 재료가 소멸하자 조정을 겪는 모습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태영건설은 전날보다 715원(18.99%) 하락한 3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는 전날보다 445원(9.18%) 떨어진 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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