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연초 효과' 분위기…회사채 투심 양극화 심화
연초효과 속 업종별·트렌치별 희비 엇갈려
태영건설 영향…금융사 연초에도 발행금리 '오버'
"양극화 심화 분위기 당분간 이어질 것"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새해 회사채 시장에 기관 자금이 몰리는 ‘연초효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되는 곳만 되는’ 차별화 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태영건설(009410) 사태로 관련 업종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데다 당분간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조 단위 자금이 몰리고 있는 AA급 중에서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낮은 수준(언더) 발행에 실패하는 기업이 나오는 등 업종별, 만기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PF) 영향권에 있는 업종일 수록, 만기가 긴 회사채일 수록 불리한 조건으로 자금조달이 이뤄지고 있다.
태영건설 여파…금융업종 기피현상 뚜렷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10개 기업 중 수요예측 발행 목표 규모 기준 언더 발행이 가능한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AA-), LG유플러스(032640)(AA), 한화에너지(A+), 신세계(AA) 등 네 곳이다. 반면 일부 트렌치라도 오버 발행이 결정된 곳은 한화솔루션(009830)(AA-), 롯데쇼핑(AA-), HL만도(204320)(AA-), KCC(002380)(AA-), 미래에셋증권(006800)(AA), 미래에셋자산운용(AA) 등 여섯 곳이다.
총 10개 기업 중 7개 기업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연초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업종별로 확연히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융업종에 대한 낮은 선호도가 드러나고 있다.
올 들어 두 번째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AA)은 1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3300억원의 자금을 받아내는데 그치면서 언더 발행을 하지 못했다. 증권사 중 가장 먼저 회사채 발행에 나선 미래에셋증권(006800)(AA)도 총 3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6000억원의 자금을 모으는데 만족하면서 AA급 우량채임에도 불구 모든 트렌치에서 오버 발행이 확정됐다.
태영건설 사태로 인해 건설업종은 물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도가 높은 업종인 금융업종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올해 첫 수요예측 주자로 나섰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LG유플러스 등은 모든 트렌치에서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두 기업 모두 작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는 등 AA급 우량채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분류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높은 참여를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높은 불확실성…단기물 선호 두드러져
만기별로는 상대적으로 장기물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한화솔루션과 HL만도 등 AA급 우량채들도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편인 3년물과 5년물 등 중장기 트렌치를 중심으로 오버 발행을 기록했다.
특히 5년물의 경우 언더 발행에 성공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600억원 모집에 1000억원의 수요를 기록하는 등 1.67대 1의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2년물 경쟁률이 4.67대 1, 3년물은 무려 13대 1을 기록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한화솔루션 역시 3년물에는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5년물은 목표 규모인 400억원의 주문이 턱걸이로 들어오면서 민평 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에 모집 물량을 채우기도 했다.
태영건설 사태를 비롯해 금리 인하 시기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회사채 시장 양극화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 사태로 크레딧 시장 전반적으로 급격히게 위축될 가능성은 낮지만 업종별 선호도는 확연히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우량채 중심으로 1조원 이상 자금을 모으면서 발행시장은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건설이나 PF 관련 금융기관에 대한 경계감, 일부 산업에 대한 비우호적 전망 등을 감안하면 기업 자금 모집에 있어서 선호도는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혜신 (ahnh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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