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솔로지옥3' 설렘 잃고 재미 얻고…그중심엔 이관희
"이관희, 데이팅프로그램 가장 부합"
미인대회 출신多 "섭외 기준은 매력"
"해경 박민규 가장 기대, 활약 아쉬워"
MC 홍진경·덱스 반응 보는 재미 쏠쏠
시즌4는 설렘도…"제2 덱스·관희 찾겠다"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넷플릭스 '솔로지옥3'는 설렘을 잃고 재미를 얻었다. 프로그램이 거듭될수록 인기가 시들어지기 마련인데, 시즌1·2(2021·2022)와 확실히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겼다. 그 중심엔 농구선수 이관희(35·창원 LG세이커스)가 있다. 남다른 자신감으로 여성들의 호감을 샀지만, 갈팡질팡하고 매너없는 행동을 보여 '가관희' '관쪽이' '관희지옥' 등의 별명을 얻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선 '이관희 같은 남자만 안 만나면 된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그래도 '욕하면서 본다'고 하지 않는가. 시즌1·2 누적 시청시간 6000만대에서 시즌3는 7000만대를 넘어섰다. ENA '나는솔로'는 자극적이고 날 것의 매력이 강한데, 솔로지옥3가 '나는솔로지옥이 됐다'는 평도 많았다.
"관희씨는 솔로지옥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최선을 다해줬다. 현실에선 여러 사람이 모여 계속 데이트하고 선택하지 않으니까. 특수한 상황 속 행동이라고 봐줬으면 좋겠다. 데이팅 프로그램 목적 자체가 최종 선택 전까지 어떤 행동을 해도 용서 받을 수 있고, '나랑 가장 잘 맞는 이성이 누구일까?' 찾는 과정 아니냐. 어쨌든 데이팅 프로그램 목적에 잘 부합했다. 최종선택 이후에 그러면 욕을 먹어도 싸지만, 그 전에 여러 사람을 알아보는 건 무죄다. 그런 의미에서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김재원 PD)
솔로지옥은 커플이 돼야 나갈 수 있는 섬 '지옥도'에서 펼쳐지는 데이팅쇼다. 애초 이관희는 시즌2에 지원했지만, 훈련 기간과 녹화 일정이 겹쳐 출연이 불발됐다. "시즌3 할 때 연락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다행이 비시즌 기간이라서 모실 수 있었다. 리얼리티에 걸 맞는 출연자였고, 여과없이 보여줬다"며 만족했다. 하지만 이관희의 솔직함을 넘어선 무례한 행동과 여성들을 어장관리하는 듯한 모습은 많은 비판을 샀다. 마지막까지도 최혜선(26)과 중간에 투입된 메기 조민지(26)를 사이에 두고 고민했다.
"관희씨가 캠프파이어 할 때 (최혜선, 윤하정, 김규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쟤, 쟤, 얘'라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 표현법도 그렇지만, 공개적으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말하는 걸 처음 봤다. 2명이어도 놀라는데 3명이었다. 보통 그러면 여성들의 마음이 돌아서니까 '관희씨는 여기까진가 보다' '너무 경솔했다' 싶었다. 다음날까지 '왜 저래'라는 반응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자기 페이스를 끌고 가더라. 운동선수로서도 베테랑 아니냐. '그냥 저 자리에 있는 게 아니구나' '보통 사람이 아니고, 저런 페이스로 끌고 올 수 있는 매력이 있구나'라고 느꼈다."
시즌3는 유독 미인대회 출신이 많았다. 여성 출연자 6명 중 5명이 해당됐다. 윤하정(26)은 2021 전국춘향선발대회 숙, 유시은(27)은 2022 미스코리아 선, 조민지는 2021 미스코리아 미, 김규리(28)는 2022 미스코리아 경남 미, 안민영(26)은 2023 미스코리아 부산 진 출신이다. SNS 사진과 실제 모습이 너무 달라 이질감을 주기도 했다.
김 PD는 "미인대회 출신이라고 베네핏을 준 건 없다"며 "매력이 있어도 대중 노출을 꺼려하는 분들이 많다. 미인대회 출신은 미디어 노출 거부감이 없고 매력도 있다 보니 결과적으로 최종 멤버가 되지 않았나 싶다. 물론 비판이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 하려고 한 건 아니다. 다양성을 위해서 웬만하면 그렇게 안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기준은 매력이다.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고, 솔로지옥 환경에서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분을 뽑다 보니 미인대회 출신이 많아졌다"며 "비판을 겸허히 들어야 하지만, 가장 매력적인 사람들이 그 안에서 데이트할 때 '어떤 걸 궁금해할까?'라는 니즈라고 생각해 피할 수 없었다. '정면 돌파하자'는 마음이었다"고 부연했다.
이번에도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비롯해 대학교, 기관 등에 공문을 보내 출연자를 섭외했다. "할 수 있는 방법은 다했다"고 할 정도다. 해경 도움을 받아 캐스팅한 서해해양특수구조대원 박민규(34)가 대표적이다. 남성 출연자들은 모델 최민우(24)를 제외하면 모두 30대다. '남녀 연령대가 맞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1대 다(多) 인터뷰를 통해 이성으로서 매력이 느껴지는 분들을 찾았다. PD·작가 20~30명이 투표했고, 다수의 의견을 모아서 최종 캐스팅했다"며 "작년에 데이팅 프로그램이 30~40개 나와서 이미 출연한 분들이 너무 많았다. 아쉽게 못한 분들도 많다"고 했다.
가장 기대한 출연자로는 박민규와 유시은을 꼽았다. "민규씨 반응이 되게 좋았다. 피지컬도 좋고 직업도 멋있지 않느냐. 구조대라서 수영도 잘하고 VCR도 멋있게 나왔는데, 카메라 적응 기간이 길지 않았나 싶다"며 "인터뷰 할 때 날아다녔는데, 공무원이라서 그런지 보수적으로 변했다.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 조심스러워 하더라. 당당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이 덜 비춰져서 아쉽다"고 귀띔했다. 유시은은 제작진과 인터뷰할 때 드레스에 진주 목걸이를 하고 등장했다며 "통통 튀었는데 첫날 선택을 받지 못해 풀이 죽었다"고 했다.
윤하정이 열살 연상인 이관희와 티격태격하며 할 말 다하는 모습도 재미를 더했다. "관희, 하정씨의 첫 번째 천국도 데이트를 재미있게 봤다. 예측불가한 흐름으로 진행됐고, 한 마디 한 마디가 톡톡 쐈다"면서 "데이트 마지막에 하정씨가 '돌고 돌아 결국 나? 돌돌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결국 돌고 돌아 혜선이 돼 하정씨가 그 주인공이 되진 못했지만, 표현을 재미있게 해줘서 인상에 남았다"고 회상했다.
초반에 윤하정은 고개를 당기고 매혹적인 표정을 짓곤 했는데, 모델 이진석(31)이 따라해 웃음을 줬다. "하정씨는 카메라를 의식하기 보다 자연스럽게, 살아있는 캐릭터처럼 해서 좋았다. 오히려 카메라를 의식하면 수동적이 되고 주저하는데, 하정씨는 거침없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 타고난 끼가 있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실내에는 무인카메라를 뒀다. 아무리 숨어서 찍어도 촬영 중이라는 건 변함없어서 빨리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며 "초반에 카메라, 출연진이 낯설어서 잊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빨리 카메라를 잊는 분들이 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MC 반응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홍진경(46)은 상황에 과몰입, 시청자 마음을 대변해줘 공감을 샀다. 시즌2 출연자인 특수부대 UDT 출신 덱스(28)는 시즌3 MC로 합류해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번 시즌은 유독 MC들과 시청자, 제작진 감상 포인트가 비슷했다. 그런 면에서 성공적이었고, 다른 시즌보다 유독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다"고 짚었다. "덱스씨는 솔로지옥뿐만 아니라 작년 연예계 전체에서 봐도 새로운 피였다. 기존에 본 적 없고, 어디에 가든 긴장 시키는 출연자라서 캐스팅했다"며 "MC들의 타율이 좋았다. 스튜디오신이 더 기억에 남기 쉽지 않은데, 여러 화제신이 나온 것 보면 그만큼 안타가 많지 않았나 싶다. 분량은 크게 차이가 없는데, VCR도 재미있어서 작용과 반작용이 나타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즌3에선 총 네 커플이 탄생했다. 이관희·최혜선을 비롯해 유시은·최민우, 박민규·김규리, 이진석·안민영이다. 네티즌들은 이관희와 최혜선의 SNS 사진 등을 증거로 들며 '실제 커플이 된 것 같다'고 추측했는데, 제작진은 말을 아꼈다. "'현커'(현실 커플)는 적당한 방법으로 적당한 시기에 합의해서 커뮤니케이션해달라고 했다"며 "우리는 당연히 말을 줄이는 게 맞다. 결국 프로그램 끝나면 사적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즌2에서 덱스·신슬기씨 서사는 설레고 부드럽지 않았느냐.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로 끝까지 가봤으니, 시즌3는 '완전 다른 결로 가자. 다 부수자'고 생각했다. 한국형 데이팅 프로그램은 첫날 데이트를 안하고, 어색하게 인사 후 저녁 준비하는 게 클리셰처럼 반복됐다. 이번에 첫날 데이트하고 바로 선택해 천국도를 가는 등 속도를 빠르게 했는데, 글로벌 팬들이 좋아해줬다. 시즌4는 우리도 기대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않을까 싶다. 시즌3는 '설렘은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제2의) 덱스, 관희씨를 찾아서 설렘도, 재미도 있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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