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섹시 빌런’ 감사…김재욱과 불꽃튀는 호흡에 쾌감”(이재, 곧)[EN:인터뷰②]
[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김지훈이 배우 김재욱과 합을 맞추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15일 파트1에 이어 1월 5일 파트2로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극본 연출 하병훈)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주인공 최이재(서인국 분)가 죽음(박소담 분)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이재, 곧 죽습니다’ 시리즈는 국내를 넘어 프라임비디오 글로벌 종합 순위 2위에 랭크되는 등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김지훈은 1월 1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엔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기분 좋은 일이고 보람을 느낀다. 사실 그러길 바랐다. 어쨌든 해외에도 아마존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소개가 되는데 기본적으로 K-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고, 좋아할 만한 연기자들이 많이 나오지 않나. 일단 관심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관심을 받는다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다면 이 이야기는 당연히 국가와 인종을 떠나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지훈은 "마지막에 엄마를 통해 이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이 내용이 엄마가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물론 기대가 다 이뤄지는 건 아니지만 해외에서도 반응이 많이 오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지훈은 극 중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사이코패스 살인마 박태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살의 가득한 눈빛과 광기 어린 표정은 시청자들에게 극도의 긴장감과 공포감을 선사했다.
파트2 공개 후 김지훈은 악역임에도 매력을 끄는 연기를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제 입으로 말하기는 칭찬 같아서"라며 쑥스러워하면서도 "아무래도 악역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비주얼이 좀 더 봐줄 만하니까 묘한 그게 있는 것 같다. 정말 나쁜 짓을 하는데 비주얼적으로 매력이 있으니까. 박태우도 너무 나쁜 놈이고 갑질하는 쓰레기 같은 놈인데 장면 장면에서 매력적이거나 섹시함이 느껴질 때 그게 또 반대되는 느낌이지 않나. 사람들이 제 악역 연기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보면 호감과 비호감이 동시에 전달되는 게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이어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섹시 빌런' 등 별명에 대해서는 "좋은 별명을 보면 당연히 기분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
악역 후 현실에서도 살의를 느낀다거나 하는 부작용을 겪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전 다행히 거기에 몰입할 때만 그런 편인 것 같다. 그래서 아직까지 그런 부작용은 경험을 해 보지는 못 했다. 작품이 끝난 다음에도 작품이 끝나면 마지막 촬영을 하면서 바로 '수고하셨습니다'고 박수를 치고 바로 빠져나올 수 있는 편이다. 물론 할 때는 정신적으로 힘들고 피폐해지지만 그래도 끝날 때는 수월하게 빠져나오는 편이라 다행이다"고 답했다.
김지훈은 악역에 대한 시청자들의 높은 기대치에 대해 "사실 그런 부분은 내 연기력으로 극복해 내겠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 좋은 이야기와 설득력 있는 캐릭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가 아무리 용을 쓰는 재주를 부려도 그건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 악역이 될지 아닐지 정해놓은 것도 없다. 제가 지금 악역을 계속하는 것도 악역만 하려고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왜 자꾸 악역을 하냐고, 다른 걸 하라고 이야기하는데 제가 계속 악역만 해야겠다고 고집한 건 아니다. 나한테 주어지는 역할, 들어오는 대본 중 가장 매력 있는 역할, 그리고 사람들이 가장 좋아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를 고르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그게 악역이었던 거다. 그래서 사실 그런 것에 대한 부담감은 가지지 않는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좋은 작품과 캐릭터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연기하려고 한다. 들어온 역할 중에서는 착한 역할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악역, 장발 스타일의 고착화에 대해 고민한 적도 있냐는 질문에는 "전 계속 여러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있는데 사람들이 사실 안 보셔서 모르시는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머리 기르고 악역 비중이 크긴 했는데 넷플릭스 '연애대전' 같은 작품에서는 밝은 역할이다. 여러 역할을 했는데 아무래도 사람들한테 인상이 깊게 남는 건 악역이었던 것 같다. 전 늘 머리가 길어서 늘 악역만 했던 것도 아니고 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도 계속 장발을 했고 계속하고 있는 중"이라며 "고착화에 대한 고민은 한 적이 없다. 사실 악역을 시작한 것도 실장님 타이틀, 이미지를 깨려는 도전을 계속하다 보니까 또 이런 이미지가 생긴 게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김지훈이 연기한 박태우는 극 중 동생 박진태(최시원 분)과 태강그룹을 차지하고자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인물이다. 김지훈은 최시원과의 호흡에 대해 "연기이기에 미안한 감정은 전혀 없었다"며 웃었다. 이어 "아버지한테 사랑받고 싶지만 늘 동생이 사랑을 독차지하는 데서 비뚤어지기 시작한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 어려서부터 사이코패스의 자질도 갖고 있었고. 그래서 미안하고 그런 건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화가 장규철(김재욱 분)과의 케미스트리에 대한 호평이 적지 않았다. 김지훈은 "(김)재욱 씨와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연기자로서 굉장히 즐거운 순간들이 많았다. 나도 열심히 준비해 역할에 집중해서 연기를 하고, 상대방도 불꽃 튀는 순간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물론 힘든 것도 있지만 연기하는 데서 오는 재미와 쾌감 같은 게 있다. 재욱 씨도 워낙 자기 연기를 잘하고 캐릭터를 잘 만들고 표현하는 연기자이기 때문에 자기 연기를 하는 사람과 붙었을 때 오는 연기적 쾌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 외 함께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부탁하자 "모든 배우분들이 잘하셔서 한 분을 꼽기가 어렵다"면서도 주인공 최이재로 열연한 서인국을 언급했다. 김지훈은 "이재 역할이 진짜 쉽지 않았을 텐데 특히 마지막 회에서 잔잔하게 깔리는 내레이션이 우선 정말 훌륭했고 엄마와의 감정 연기는 진짜 대단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02년 KBS 드라마 '러빙 유'로 데뷔한 김지훈은 올해 데뷔 22주년에 접어들었다. 요즘 배우 김지훈이 관심을 두고 있는 지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김지훈은 "알 파치노 등 전설적인 배우들의 삶을 필모그래피를 통해 계속 좇아가는 것 같다. 이미 너무 전설적인 배우, 대가인데 그 사람들이 내 나이대, 나보다 어렸을 때는 어땠을까가 궁금해 찾아보고 했다. 물론 제가 그분들을 좇아갈 순 없겠지만 그림자라도 밟으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연기라는 세계에서 완전한 만족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좀 더 성장하면 눈높이도 높아지고 또 더 높은 곳에 계신 분들이 있기 때문에 현재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자극을 받는 과정들이 건강한 연기자로서 계속해 나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훈은 1월 3일 방송된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는 것'이 새해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 20여 년을 되돌아보면 배우로서 어떤 부분에서 가장 나아지고 성장한 것 같냐는 물음에 김지훈은 "진짜 더 나은 사람이 됐다. 어렸을 때도 난 되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물론 나쁜 사람은 아니었지만 진짜 부족한 게 많은, 생각이 짧은, 어리석은 사람이었다면 그때에 비해서는 어쨌든 나이가 많아졌으니까 나이에 걸맞게 잘 성숙해진 것 같다. 좀 더 배려심도 커진 것 같다. 어떤 여유도 더 커진 것 같다. 여러모로 더 나은 인간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 늘 새로운 기대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제가 어떤 작품, 어떤 드라마,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한테 확인하고 싶게끔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지훈은 새해 활동 계획에 대해 "전 계획을 잘 세우지 않는 편이다. 길어야 이번 달 계획을 세운다. 오늘 할 일을 잘하며 충실히 살자는 편이다. 작품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또 백수나 다름없으니까 그 시간을 정신 안 차리고 있으면 흥청망청 지나가니까 정신 차리고 할 일을 하며 의미 있게 보내자는 계획만 세웠다"고 귀띔했다.
할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적어놓은 건 철봉과 노래방, 일본어 공부 정도다. 일본은 가끔 일이나 놀러 왔다 갔다 한다. 철봉은 진짜 꾸준히 해야 한다. 몇 달 지나면 이만큼 늘었구나 하는 거다. 노래하는 것도 유튜브에 퍼지고 해서 사람들이 그 영상만 보고 노래가 많이 늘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노래도 더 신경 써서 연습할 계획이다"고 답했다.
김지훈은 최근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 철봉 운동을 하며 탄탄한 등 근육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김지훈은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레리나'를 할 때 나왔던 장면은 와이어의 도움을 받아서 했는데 와이어 없이 스스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운동이라 최근 그 동작을 시작했지만 좀 더 능숙해질 때까지 계속, 꾸준히 하고 있다. 올해도 더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티빙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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