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개인과 사회는 공존할 수 없을까?

김정구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외과 교수 2024. 1.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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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깊어 간다.

가령 개인의 선택이나 행위가 다른 사람이나 더 나아가 집단과 사회에 이익이 되지 않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가나 사회의 시선은 이런 개인의 학과 선택의 자유를 좋은 시선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개인은 무시되거나 없었고, 사회나 단체 그리고 국가가 우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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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구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외과 교수.

겨울이 깊어 간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세상은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고 변화한다. 지난 수십 년은 우리 사회도 격변의 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혼란스럽기도 하고 여기저기서 이해와 가치가 충돌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정반대의 가치관이 함께 공존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경우도 있다.

가령 개인의 선택이나 행위가 다른 사람이나 더 나아가 집단과 사회에 이익이 되지 않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있는 앞 좌석이 승객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지나치게 자신의 좌석을 뒤로 젖힌다. 앞 좌석의 승객은 내가 한 행동이 뭐가 잘못이냐고 이야기한다. 좌석은 눕힐 수 있고 자신은 그저 좌석을 최대한 눕힌 것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권리 행사로 타인의 불편함을 느끼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권리가 다른 사람의 권익과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조금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인 의대 문제도 비슷하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의대로만 쏠리는 현상을 이대로 둔다면 다른 이공계의 발전 저해 그리고 사회의 발전에 큰 지장이 있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소위 선택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개인이 행복을 위해 가장 합리적이고 자율적인 선택을 한 우수한 학생에게 뭐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직업이라는 이름 앞에 대안이라고는 없는 단조로운 사회, 경제적인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선택한 것이 의대라면 축복해 줘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국가나 사회의 시선은 이런 개인의 학과 선택의 자유를 좋은 시선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격변의 시기를 나는 나름대로 이렇게 정의한다. 해방과 근대화 이후 가장 화두는 사회를 어떻게 발전시키냐는 것이었다. 좀 더 큰 규모의 집단 이익이 항상 우선됐고, 당연시됐다. 이런 사회에서 '예외 없음'은 모든 행동과 규칙의 기본이었다. 선택은 통일돼야 했고 효율을 위해서는 가치는 단일했다. 이런 원리는 집권 세력이나 이에 대항한 세력 간에 큰 차이는 없었다. 개인은 무시되거나 없었고, 사회나 단체 그리고 국가가 우선됐다. 그 이후는 어떠했나. 이제 개개인의 시대가 됐다. 가치의 중심에는 내가 있고, 모든 일의 우선순위는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개인의 자유는 이제 가장 존중받아야 할 중요한 가치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문명국에서는 가장 우선돼 보장받는 권리이기도 하다. 여야 혹은 좌우할 것 없이 모든 이들이 동의하는 기본권이다. 만족과 행복감이 여기에서 시작되기 때문일 것이다. 남의 일이나 사회나 국가라는 개념은 조금은 먼 이야기가 되기 싶다. 결국 나의 행복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안다. 이제 개인과 그 권리가 중요해진다. 나는 지금 우리 사회가 딱 여기에 멈춰 있는 것 같다. 김정구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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