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사이코패스 살인마役 괴로웠다…비행기 추락신 토할뻔”(이재, 곧)[EN:인터뷰①]

황혜진 2024. 1.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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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지훈,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 제공
사진=김지훈,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 제공

[뉴스엔 황혜진 기자]

배우 김지훈이 사이코패스 살인마로서 강렬한 존재감을 떨친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15일 파트1에 이어 1월 5일 파트2로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극본 연출 하병훈)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주인공 최이재(서인국 분)가 죽음(박소담 분)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김지훈은 극 중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사이코패스 살인마 박태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살의 가득한 눈빛과 광기 어린 표정은 시청자들에게 극도의 긴장감과 공포감을 선사했다.

김지훈은 1월 1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스엔과 만나 "솔직히 기대를 많이 했다. 재밌고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 이야기면 많은 사랑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기대했던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봐주셔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문을 열었다.

파트2 공개 후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펴봤냐는 물음에 김지훈은 "전 반응을 다 찾아보는 편이다. 있는 댓글, 없는 댓글 다 찾아보는 편이다. 이 드라마의 메시지가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것이다. 정말 최이재처럼 정말 힘든 순간에 있던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삶이란 소중한 것이구나 느껴서 그런 나쁜 생각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댓글이 정말 보이더라"고 덧붙였다.

이어 자신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에 대해서는 "많이 좋게 생각해 주시더라. 막 무섭다는 말을 많이 해 주셔서 약간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작품을 선택한 계기로는 드라마적 재미를 꼽았다. 김지훈은 "드라마적인 재미가 정말 크다고 느껴졌다. 한 드라마 안에서 우리 드라마처럼 여러 가지 장르적 쾌감을 다 주기가 쉽지 않다. 판타지 설정으로 인해 여러 인생을 살며 인물이 바뀔 때마다 계속 장르가 바뀐다. 어드벤처에서 액션, 학원물, 멜로, 스릴러, 서스펜서, 휴먼드라마로 마무리되는 장르적 쾌감이 포인트 포인트마다 확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에 모든 장르를 끝내고 났을 때 저한테는 너무 큰 반전으로 느껴졌다. 정신없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재밌다는 여운이 남을 때쯤 갑자기 쇠망치로 뒤통수를 빵 때리는 것 같은. 사람들이 롤러코스터 타고 나면 무장해제가 되는데 그런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엄마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무방비 상태로 두드려 맞는 것 같은 감동과 메시지를 대본상에서 너무 잘 느꼈다. 캐스팅도 그 역할에 잘 어울리는 배우들이 딱 됐다고 느꼈다. 이 사람들이 연기를 만들어냈을 때 너무 대단한 드라마가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태우라는 캐릭터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김지훈은 "이렇게 훌륭한 드라마라고 생각되는 대본에, 이 모든 흥미진진한 인물들을 다 관통하는 그 인물들의 죽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결국 극 중 최종 빌런으로서 크게 인상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 장면들을 내가 잘 만들어 낼 수 있겠다, 잘 만들어 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연기한 입장에서 바라는 박태우의 미래에 대해 "박태우로서 생각한다면 계속 나쁜 놈으로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시청자와 만드는 사람 사이의 시선 차이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온전한 시청자 입장에서 볼 수 없게 됐으니까"라며 웃었다.

감정적으로 소화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을 것 같은데 몰입하고, 또 빠져나오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김지훈은 "전 연기할 때 진짜 영혼을 갈아 만들고 연기해 내기 위해 다 쏟아붓는 편인 거에 비해 끝나면 바로 현실로 돌아오는 편이다. 박태우로서 있는 시간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괴롭고 힘들기도 했다. 끝났을 때는 바로 몰입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훈은 "계속 살의를 느끼고 사람을 죽이며 제가 평소 가지지 않는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역할이다 보니까 저도 연기를 하려면 계속 그 감정에 젖어 있어야 했다. 어떻게 하면 보는 사람이 박태우한테 그런 무서움을 느낄 수 있을까 계속 연습했다. 그런 감정 상태에 있는 것 자체가 정신적으로 힘들다. 대본을 보며 박태우의 역할에 들어가려고 할 때는 계속 사람들을 죽이려고 해야 했다. 내 안에 없는 감정을 계속 끄집어 넣고 있어야 하니까 그 자체만으로도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육체적으로도 액션도 많았다. 마지막에 굉장히 정신없이 지나가지만 비행기가 폭발하고 떨어지는 장면이 굉장히 오래 찍은 신이다. CG가 잘 돼 실감 나게 표현이 된 건데 사실 한 컷 한 컷, 떨어지는 장면이나 와이어 매달리는 장면들이 찍는 데 오래 걸렸다. 기계 장치 같은 데에 절 매달아 계속 뻥튀기 같이 돌렸다. 하루종일 돌기도 했고 거의 토할 뻔했다. 토하기 전에 끝나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그런 장면들을 봤을 때 몰입이 깨지지 않고 빠져들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제가 그 상황을 느껴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진짜 숨이 넘어가는 장면에서 진짜 숨이 넘어가듯이 연기를 해야 했다. 그런 것들이 드라마에서 너무 빨리 지나가지만 사실 한 장면을 위해 하루 종일 찍기도 했다.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박태우는 최이재가 설계한 비행기 추락 사고 여파로 다리가 절단된 채 평생을 살아가게 됐다. 박태우가 보다 처절한 최후를 맞이하길 기대한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주는 엔딩이기도 했다. 김지훈은 "사실 처음부터 다리가 잘리는 설정이 아니었다. 촬영하는 날 감독님이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이렇게 된 건데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전 죽는 것보다 그게 더 확실한 응징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죽으면 끝이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모든 걸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건강도 잃고 다리도 잃고 반식물인간으로 목숨만 붙은 채 평생을 지옥 같이 살아간다는 게 단순한 죽음을 통한 응징보다 개인적으로 더 고통스러운 처벌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티빙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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