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잠잘 때도, 먹을 때도, 일할 때도”… AI가 일상에 스며든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9일(현지시각)부터 12일까지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4’는 머지않은 미래에 인공지능(AI)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깊숙하게 침투할 수 있는 지를 보여줬다. TV부터 노트북, 휴대폰, 자동차는 물론이고 침대, 베개, 옷장, 칫솔, 그릴 등 집안 내 물건에도 AI가 적용됐다. 이번 행사에 AI 제품을 내놓은 업체들은 “모든 가전이 생성형 AI로 작동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집안 전체가 AI로 통합되고, 사용자는 바깥 어디서든 집안 모든 가전을 손쉽게 관리하는 미래가 CES 전시장에서 그려진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중국 TCL, 하이센스 등 글로벌 TV 제조사들은 잇달아 AI 프로세서를 적용한 차세대 TV를 선보였다. AI 기능이 강화된 프로세서는 수십년 전 영상도 초고화질(4K·8K)로 바꿔주는가 하면 영상 속 소리를 구분해 특정 음성만 부각시켜준다. 콘텐츠 유형에 따라 시청에 가장 적합한 모드로 자동 전환해주는 기능도 담겼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AI TV가 집안의 중심이 돼 모든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비전을 내놨다.
AI 노트북도 대거 등장했다. 글로벌 PC 업체 델과 HP, 레노버는 CES 무대에 함께 등판해 AI PC를 알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생성형 AI ‘코파일럿’ 키가 AI PC에 추가돼, 키보드만 누르면 문서 요약, 인터넷 검색, 번역 등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AI PC에서는 음성뿐 아니라 수화도 실시간으로 번역할 수 있다.
잠잘 때도 예외는 아니다. AI 기능이 들어간 코골이 완화 베개는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텐마인즈가 내놓은 ‘모션 필로우’는 베개 주인의 코골이를 AI로 인식한다. 주변에 소음이 있어도 인식한 코골이에만 반응하고, 코를 골 때마다 베개 안 에어백 압력을 높여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여기에 은반지처럼 생긴 스마트 링을 손가락에 끼고 자면 산소포화도도 측정된다. 코 고는 소리와 별개로 베개 모양이 바뀌어 수면 무호흡을 방지한다. 장대웅 텐마인즈 글로벌사업총괄은 “AI 기술력과 알고리즘을 어떻게 짜느냐가 관건”이라며 “시장 수요가 있어 모방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안마의자 업체 세라젬은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집약된 침대를 선보여 혁신상을 받았다. 이 침대에 누우면 키와 몸무게는 물론 혈압을 비롯한 건강 상태가 측정된다. 테리 리 세라젬 마케팅 디렉터는 “가령 혈압이 높게 나오면 바로 의사나 가족에게 알릴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며, 여기에 AI로 개인별 건강 상태에 따라 최적의 관리 방안을 추천해 주는 기능을 넣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매일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는 것도 AI 옷장이 해결해 줄 수 있다. 삼성의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 소속으로 이번 CES에 데뷔한 스타일봇은 개인이 보유한 의류 이미지를 기반으로 스타일링을 추천해 주는 기술을 전시했다. 스타일봇 전시 부스에는 옷을 사진 찍으면 종류별로 분류하는 AI 기술과 생성형 AI 이미지 엔진으로 개인 아바타 체형에 맞게 옷을 몇초 만에 피팅하는 기능, 옷장 속 옷을 코디해 추천하는 매칭 알고리즘 기술이 모두 담긴 옷장이 등장했다. 김소현 스타일봇 최고경영자(CEO)는 “월마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갔고, 해외 의류업체 관계자들이 많이 방문해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주방 제품에도 AI 기능이 대거 탑재됐다. 고기를 최적의 굽기 상태로 요리해 주는 AI 그릴 부스에선 관람객들의 구매 문의가 줄을 이었다. AI 그릴을 만든 시어그릴 관계자는 “전시 기간에만 AI 그릴을 할인 판매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구매해 갔다”고 말했다. 원하는 음료를 만들어주면서 알고리즘으로 음식 재고를 파악하는 AI 로봇도 나왔다. 이 로봇을 만든 미국 로봇업체 리치테크로보틱스 관계자는 “AI 로봇은 음식을 만드는 데 더해 사람 얼굴을 인식하고 각각의 음식 선호도를 기억한다”며 “학습을 통해 개인별로 최적화된 음료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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