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와 창의로 뒤얽힌 하얀색 금, 설탕의 역사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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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은 많은 식품에 들어가는 흔한 소비재다.
하지만 백설탕은 200년 전까지 사치재였다.
단맛이 나는 흰색 고체인 자당을 함유하고 있는 사탕수수 줄기를 압착해 즙을 내어 끓인 뒤 식히고, 검은빛의 액체인 당밀을 제거하는 정제 과정을 거치면 백설탕을 얻는다.
백설탕은 1000년 뒤인 5세기에 페르시아에서 제조돼 금을 주고 살 수 있는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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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2500년 동안 설탕은 어떻게 우리의 정치, 건강, 환경을 변화시켰는가
윌버 보스마 지음, 조행복 옮김 l 책과함께 l 3만5000원
설탕은 많은 식품에 들어가는 흔한 소비재다. 하지만 백설탕은 200년 전까지 사치재였다. 단맛이 나는 흰색 고체인 자당을 함유하고 있는 사탕수수 줄기를 압착해 즙을 내어 끓인 뒤 식히고, 검은빛의 액체인 당밀을 제거하는 정제 과정을 거치면 백설탕을 얻는다. 비용과 시간은 많이 들지만 생산량은 적었다.
당밀 성분이 많은 초기 설탕인 그래뉼러당이 처음 남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지는 2500년가량 됐다. 백설탕은 1000년 뒤인 5세기에 페르시아에서 제조돼 금을 주고 살 수 있는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등장했다. 설탕과 설탕 제조 방식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설탕 산업의 역사는 압착기와 관개수로 개선 등 기술 발전과 관련해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의 역사”였다.
동시에 설탕의 역사는 노예제로 대표되는 인종주의와 환경 파괴, 건강 위협 등과 뒤얽혔다. 설탕 제조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13세기 아시아에서 시작된 설탕 자본주의가 유럽의 제국주의적 침략과 함께 아메리카에서 노예제를 근간으로 하는 플랜테이션 농업 경제를 발생시켰다. 이후 지금도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고된 노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 사탕수수 농장 확장을 위해 나무를 마구 베어내고 숲을 불태운 결과, 토양이 유실되고 수질이 오염되는 등 환경이 크게 파괴됐다. 설탕은 충치뿐 아니라 비만과 당뇨 등 건강도 파괴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국제비교사회사 교수인 지은이는 “식품에 과도한 설탕 첨가를 금지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며 “설탕 과잉 생산과 과도한 착취, 과잉 소비라는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끊으려면 입법부를 바꿔 변화”를 일궈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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