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숲] 템페를 아시나요?

관리자 2024. 1. 1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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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콩으로 만든 템페를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템페는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인도네시아의 전통 음식이다.

템페는 또 필수아미노산은 물론이고 유산균,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콩의 이소플라본뿐 아니라 비타민B·철분 등이 함유돼 있다.

템페는 소금을 쓰지 않고 호불호가 갈리는 냄새가 안 난다는 점에서 같은 콩 발효식품인 된장·낫토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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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콩으로 만든 템페를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200g에 5000원. 국산 콩 두부가 350g에 5000원쯤이니까 냉동 식품치고 싼 편은 아니다. 하지만 템페가 마우스 클릭 몇번으로 집까지 배달된다는 것이 놀랍다. 템페는 채식인구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널리 알려진 음식은 아니기 때문이다.

템페는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인도네시아의 전통 음식이다. 콩을 삶아 발효균을 섞은 뒤에 바나나 잎으로 싸서 하루 정도 발효시켜 만든다. 템페가 국내에 유통되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채식인구의 증가 때문이다.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육식을 중시하던 우리나라 음식문화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템페가 건강식인 것도 이유다. 템페에는 100g당 단백질이 19g 들어있는데 두부(9g)보다 2배 이상 많다. 템페는 또 필수아미노산은 물론이고 유산균,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콩의 이소플라본뿐 아니라 비타민B·철분 등이 함유돼 있다.

거기에 템페는 식감과 향이 좋다. 템페는 소금을 쓰지 않고 호불호가 갈리는 냄새가 안 난다는 점에서 같은 콩 발효식품인 된장·낫토와는 다르다. 템페의 발효과정엔 라이조프스 올리고포러스균이 주로 관여한다. 이 균은 발효하면서 흰 균사체로 콩을 고정시켜 템페를 특유의 반고형 상태로 만든다. 이 질감 덕에 다른 발효식품보다 조리하기도 간단하다. 본고장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주로 코코넛오일에 튀기거나 간장에 조린다. 이렇게 조리하면 식감이 고기와 비슷하다. 그래서 고기를 대신해 템페를 빵 사이에 끼우거나 샐러드에 올려서 먹을 수 있다. 발효식품이라 보관도 용이하다. 냉장으로는 보름가량, 냉동으로는 1년간 보관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국내 수요층이 아직 두껍지 않아 템페가 대부분 냉동으로 유통돼 아쉽다. 호두, 말린 버섯의 구수한 향과 포슬포슬한 식감을 맛볼 수 있는 냉장 템페는 현재 거의 유일하게 제주에서 판매되고 있다. 제주 냉장 템페는 미국·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자연주의 요리를 연구해온 김은영 셰프가 설립한 템페연구소에서 생산한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템페 요리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템페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걸음마단계다. 그러나 채식과 건강식에 관심이 많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보편화된 지 오래다. 일본도 1980년대부터 템페를 생산해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2위 템페 생산국이다. 그런데 올해는 템페 인기가 더 올라갈 전망이다. 매년 푸드 트렌드를 전망해온 미국 최대 유기농 업체인 홀푸드마켓이 템페를 콕 찍어서 올해를 대표할 육류 대체 식물성 기반 식품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콩의 원산지는 한민족의 활동 무대였던 만주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콩의 종주국인 셈이다. 하지만 콩 재배면적은 해마다 줄어들어 자급률은 20%대에 불과하다. 그 자리를 값싼 외국산 콩이 대신해왔다. 건강식품이자 다이어트식품인 템페가 국산 콩으로 만들어져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른다면 한국인의 몸뿐 아니라 뿌리혹박테리아로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콩농사가 활발해져 우리 국토도 건강해지지 않을까?

권은중 음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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