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 인하 6개월 내 어렵다… 집값 자극 부작용 우려"

박슬기 기자 2024. 1. 12.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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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비롯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다고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특히 기준금리를 8차례 연속 동결하면서도 현재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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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진행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비롯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다고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특히 기준금리를 8차례 연속 동결하면서도 현재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은 특정 산업이나 특정기업의 위기에 대응하지 않고 불안 요인에서 대해 시장 안정에 충격이 왔을 때만 정책적으로 대응한다"며 "태영건설 사태가 시장불안을 가져올 상황은 아니라고 보는 만큼 현재는 한은이 나설 상황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한은이 할 수 있는 시장 안정 조치를 '대포와 소총'에 비유했다. 그는 "대포를 쏠 수도 있고 소총으로 막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소총도 쓸 정도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지난해 2월부터 이달까지 8회 연속 금리 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동결은 금통위원 전원의 만장 일치 의견이었다. 이 총재를 제외한 5명의 금통위원은 향후 3개월 금리를 연 3.5% 수준에서 동결하면서 물가 안정 기반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지난해 마지막 금통위였던 11월에는 4명의 금통위원이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점을 비교하면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이 총재는 "현실적으로 지난 11월보다 추가 인상의 필요성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지금은 상당기간 동안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금융 중개 지원 대출 한도 유보분 9조원을 활용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시 특별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은이 연 2%의 저금리로 시중은행에 자금을 공급해 시중은행이 중소기업에 저리로 대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총재는 "상당 기간 고금리가 유지될 것이어서 고금리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영향받을 수 있는 취약 중소기업, 특히 지방 중소기업 지원을 선별적·한시적으로 하자는 결정"이라며 "태영건설 사태나 부동산 PF와 직접 연결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향후 6개월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금통위원들도 금통위에서 향후 3개월은 전혀 그럴 일(기준금리 조정)이 없다고 명확히 해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함으로써 물가안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며 "섣부른 금리 인하는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한 데 대해선 "비트코인이 확실히 하나의 투자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며 "변동 폭 등을 보면서 비트코인 ETF가 투자 자산으로서 어느 정도 가치 있고 안정성이 있는지 시험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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