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최초 ‘사무라이’ 출신 聖人 나오나

갑옷을 입고 칼을 휘두르며 일본 봉건시대를 풍미했던 ‘사무라이’ 출신의 가톨릭 성인이 처음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CNA와 CPBP 등 가톨릭 매체들은 11일 바티칸 교황청이 다카야마 우콘(高山右近)의 시성(諡聖·성인 반열에 올리는 것)을 위한 심사가 진행 중이라는 일본 천주교 마에다 만요 추기경의 발언을 보도했다. 신자 수가 전체 인구의 0.35%에 불과한 천주교 불모지 일본에서는 앞서 20여 명의 성인이 배출됐지만 사무라이 출신은 없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r
다카야마 우콘은 일본 천주교의 고난의 역사를 상징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1552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그는 기독교 신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11세에 세례를 받았다. 당시는 수많은 지방 세력이 크고 작은 전쟁을 끊임없이 벌이던 일본 ‘전국시대’였다. 다카야마와 아버지는 당대 최고 실력자인 도요토미 히데요시 편에 서서, 여러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며 일본 제패에 공적을 세워 다이묘(영주) 지위까지 얻었다. 한편으로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유럽 선교사들과 일본 기독교인들의 보호자 역할도 했다.
그러나 이런 독실한 신앙으로 고초도 겪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1585년 선교사 추방령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천주교 박해에 나섰다. 다카야마도 영주 지위와 가톨릭 신앙 둘 중 하나를 포기하라는 최후통첩을 받았고, 그가 선택한 것은 신앙이었다. 이후 일본에서 고초를 겪으며 가난하게 살다가 1614년 다른 기독교인 300여 명과 함께 필리핀으로 추방당했다. 필리핀에 도착한 지 44일 만인 1615년 2월 4일 눈을 감았다. 이후 고향인 일본과 삶을 마감한 필리핀을 중심으로 다카야마의 성인 추대 운동이 진행됐다. 필리핀은 전체 인구의 83%가 신자인 가톨릭 대국이다.
가톨릭에서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시복(諡福)과 시성 과정을 차례로 거쳐야 한다. 시복이란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로 인해 이름 높은 이에게 ‘복자(福者)’라는 칭호를 부여하는 단계를 의미하는데,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카야마의 죽음을 순교로 지정하는 칙령을 내렸다. 다음 단계로 성인이 되려면 바티칸에서 ‘기적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성인’이라는 호칭에 걸맞은 기적 같은 삶을 살았는지를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마에다 추기경은 “심사가 적어도 향후 1~2년 내에 완료되고 승인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서방세계에선 무사 출신 가톨릭 성인이 더러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속된 예수회의 창립자 이냐시오 로욜라도 무사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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