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섀도 뱅킹과 금융위기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2024. 1. 1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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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국제투자자금의 이탈로 국고에 보유한 금이 바닥난 미국은 국가부도 일보직전에 내몰렸다.

이를 해결한 것은 J.P. 모건이었다.

그 이전 위기 때 은행가를 소집해 문제를 해결한 것도 모건이었다.

그 선두에는 J.P. 모건 이래 월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두 금융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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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국제투자자금의 이탈로 국고에 보유한 금이 바닥난 미국은 국가부도 일보직전에 내몰렸다. 이를 해결한 것은 J.P. 모건이었다. 런던의 유태계 자본인 로스차일드와 손 잡고 미 국채를 매입해 국가를 환란에서 구했다.

그 이전 위기 때 은행가를 소집해 문제를 해결한 것도 모건이었다. 이후 그는 월가의 금융황제로 불렸다. 은행위기가 찾아왔을 때마다 모건의 개인플레이에 의지해야 했던 미 정치인들은 깊은 굴욕감을 느꼈다.

1913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을 때 긴급자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연방준비제도를 창설했다. 그런데도 금융 규제는 여전히 느슨했다. 신기술로 고도성장을 이룬 1920년대 월가에는 은행의 무분별한 주식담보대출이 성행했다.

1929년 주식시장의 버블이 붕괴하자 대공황이 찾아왔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금융 규제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금융감독의 두 축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출범시켰다.

대공황의 빌미를 제공한 미국 은행은 1970년대까지 정부의 강력한 규제 아래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금융혁신을 주도한 것은 투자은행 업계였다. 그 선두에는 J.P. 모건 이래 월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두 금융인이 있었다.

루이스 래니어리는 샐러먼 브라더스에서 주택저당증권(MBS)을 개발했다. 은행이 보유한 모기지 대출을 유동화시킨 혁명적 발상이었다. 그가 도입한 증권화(securitization)는 은행의 대출관행과 채권시장을 바닥에서부터 변화시켰다.

월가 금융기관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가계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의 문호도 활짝 열렸다. 비슷한 시기 마이클 밀켄은 고위험 채권인 정크본드 거래에 뛰어들었다. 위험도가 커 은행이 대출을 꺼리는 회사의 채권을 매매해 큰 수익을 거뒀다.

그가 소속된 드렉셀 번햄 램버트는 월가를 주도하는 투자은행으로 성장했다. 은행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수천 개 회사들은 채권을 발행해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었다. 이는 미 경제의 성장과 고용 창출로 이어졌다. 이러한 창의적 혁신은 월가의 경쟁력을 상징한다.

김성재 美 퍼먼대 경영학 교수

그러나 그 혁신은 또한 무시하지 못할 부작용을 동반했다. 래니어리의 증권화 이후 모기지론이 급성장하자 1980년대 후반 주택대부조합(S&L) 위기가 찾아왔다.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위험관리에 실패한 주택대부조합이 대거 부실화해 미니 금융위기를 초래했다.

2008년에는 훨씬 심각한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의 부실화가 나타났다. 저금리 환경 하에 수익성에 눈이 먼 은행이 무분별한 대출 확장에 나선 결과였다. 정크본드 킹으로 불린 밀켄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익을 좇다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년간 복역했다.

밀켄의 영향력은 현재진행형이다. 투기등급의 고위험 기업에 대한 대출은 감독의 사각지대인 사모펀드를 통해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이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도 크다. 섀도 뱅킹발 위기 가능성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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